‘우승후보’ 대한항공·흥국생명, V리그 개막전부터 확실한 경기력

흥국생명 김연경과 옐레나가 14일 경북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한국도로공사전에서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이번에도 대한항공, 이번에는 흥국생명’이라는 게 올 시즌 V리그 지배적인 전망이다. 프로배구 남녀부 우승후보 두 팀이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붙었던 상대를 개막전에서 완파하며 전망에 걸맞은 위력을 선보였다.

프로배구 남자부 대한항공은 1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개막전에서 현대캐피탈을 세트스코어 3-0(27-25 25-22 25-23)으로 꺾었다. 주포 정지석과 미들블로커 김민재가 부상으로 빠졌지만 1세트 듀스 접전을 제외하면 큰 어려움 없이 ‘셧 아웃’ 승리를 거뒀다.

대한항공은 자타공인 리그 최강팀이다. 지난 시즌까지 3년속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시즌 남자부 최초로 ‘통합 4연패’에 도전한다.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역사를 쓰겠다는 목표는 굳건하다”고 4연패 의지를 강조했다.

여자부 우승후보 흥국생명도 지난시즌 초유의 ‘리버스 스윕’ 우승을 내줬던 한국도로공사를 개막전에서 완파했다. 흥국생명은 이날 경북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여자부 개막전에서 도로공사를 세트 스코어 3-0(25-20 25-13 25-16)으로 꺾었다.

김연경과 옐레나 므라제노비치(등록명 옐레나) 쌍포가 건재했고, 베테랑 미들블로커 김수지까지 영입하며 한층 더 전력이 견고해졌다.

대한항공 선수들이 1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전에서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이날 흥국생명 김연경과 옐레나는 각각 16점과 20점을 올리며 36득점을 합작했다. 김미연도 8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지난 시즌 우승 주축이던 박정아와 정대영이 FA로 이탈하고, 주전 세터 이윤정까지 부상으로 빠진 도로공사와 경기력 차이가 컸다.

대한항공은 아시아쿼터로 뽑은 마크 에스페호(필리핀)를 개막전에서 쓰지 않았다. 정지석이 부상을 당했지만 정한용을 대신 기용했다. 흥국생명도 이날 레이나 도코쿠(일본)를 기용하지 않았다. 그러고도 두 팀 모두 손쉽게 승리를 거뒀다. 그만큼 전력이 탄탄하다.

통합 4연패에 도전하는 대한항공, ‘리버스 스윕’의 충격을 우승으로 씻어내려는 흥국생명. 두 팀의 시즌 첫 걸음이 더 없이 경쾌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