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곰의 습격` 올해 일본서 반년간 109명 사상…한국인도 피해

포효하는 반달곰. [연합뉴스]

일본에서 최근 야생곰의 개체수가 급격히 늘면서 곰의 습격에 의해 목숨을 잃거나 부상을 당하는 등 '곰 공포'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에도 일본 나가노현 국립공원에서 한국인 한 명이 곰의 공격을 받아 다치는 일이 발생했다.

15일 일본 환경성에 따르면 올해 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 들어 9월까지 6개월간 곰 습격 사건으로 목숨을 잃거나 다친 사람의 수가 109명(사망자 2명 포함)에 달한 것으로 집계했다.

이는 환경성이 현행 방식 집계를 개시한 2007년도 이후 전반기 통계로는 가장 많은 수치다.

최근 6개월 간 지역별 피해 인원을 보면 아키타현 28명, 이와테현 27명, 후쿠시마 13명, 나가노현 9명 등이다.

10월에도 아키타현 아키타시 주택가에서 4명이 곰 습격을 받아 부상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곰이 출몰하는 아키타현 등 지자체들은 곰 개체수가 늘어난 데다 어린 곰의 먹이가 되는 너도밤나무 등 나무 열매가 올해는 흉작이어서 동면을 앞두고 추가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곰과 맞닥뜨릴 경우 놀라거나, 무작정 달아나려고 해선 안된다고 지적한다. 곰이 인간보다 훨씬 빠르기 때문에 달려가는 게 가장 위험하다는 것이다. 곰을 만나면 천천히 노려보면서 뒤로 물러나는 게 그나마 안전한 행동수칙이라고 전문가들은 당부했다.

일본에는 혼슈에 반달가슴곰이 서식하고, 홋카이도에는 불곰이 주로 산다.

한편, 나가노현 마쓰모토시 가미코치(上高地) 산책로에서 지난달 27일 곰 공격을 받은 한국인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머리와 팔을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