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주택 전기 사용량 ‘역대 최대’… 1년새 전기 요금 25% 더 냈다

4인가족 평균 전기 요금 8만3390원
상점 등 일반용 전기 사용 2.6% 증가
무더위에 전기요금 인상 겹쳐 부담↑
반도체 부진 산업용 사용 2.1% 줄어

[파이낸셜뉴스]

서울 시내 한 상가밀집지역 외벽에 전력량계량기의 모습. 2023.6.21/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사진=뉴스1

지난 8월 주택용 전기 사용량이 1년 전보다 4.6% 늘었다. 8월 무더위로 인해 월간 사용량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전기 사용량이 늘어난 데다, 이 기간 전기 요금이 오른 것을 고려하면 세대별로 평균 약 25% 오른 전기요금 고지서를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폭염에 비싸진 전기...요금도 껑충

15일 한국전력이 발표한 전력 통계월보 따르면 지난 8월 주택용 전기 판매량은 9377GWh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 8월 가구당 평균 전기 사용량은 333㎾h로 지난해 8월의 325kWh보다 2.5% 증가했다.

이는 무더웠던 날씨 영향이 크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8월 하루 최고 기온이 33도 이상인 폭염은 11일을 기록했다. 8월 특정 시간대의 최대 전력 수요도 역대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8월 서울의 평균 기온은 27.2도로 2018년 이후 가장 높았다.

지난해 8월 427kWh의 전기를 쓴 평균 4인 가구는 6만6690원의 전기요금으로 냈다. 올해 이들은 438kWh의 전기를 써 8만3390원을 냈을 것으로 추산된다. 전기요금 부담은 1년 전보다 25% 늘어난 것이다.

전기 요금 인상률이 전기 사용량 증가율보다 높은 것은 전기요금 인상 때문이다. 국제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서 지난해 이후 전기요금은 세차례에 걸쳐 1㎾h당 총 28.5원 올랐다. 누진 구간을 넘을 때마다 요금이 급증하는 것도 이유다.

상점 등 상업 시설에서 사용되는 일반용 전기 판매량도 소폭 증가해 가정용과 마찬가지로 소상공인 등이 체감하는 인상 폭은 컸을 것으로 보인다. 8월 일반용 전기 판매량은 1만3102GWh로 지난해보다2.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반용 전기 판매량 역시 역대 최대 기록을 깼다.

'반도체 부진' 산업용 전기 사용 2.1% 감소

주력 산업인 반도체 경기 부진 영향으로 8월 산업용 전기 사용량은 2만4703GWh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2.1% 감소하면서다. 휴가철 영향까지 더해지면서 8월 전력 판매량은 전월에 비해서도 줄었다. 전기 사용량은 일반적으로 실물 경기 활력의 척도로 여겨진다.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도 지난 3월부터 6개월 연속 1년전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한전의 8월 1kWh당 전기 구입 단가와 판매 단가는 각각 149.1원, 166.0원으로 1㎾h당 차익은 16.9원이었다. 한전의 전기 판매 단가에서 전기 구입 단가를 뺀 차액은 지난 5월부터 넉달 째 플러스를 기록해 장기간 이어진 역마진 구조가 어느 정도 해소되는 듯한 모습이다.

다만 여기에는 발전사에서 전기를 사다 파는 금액만 반영돼 있어, 실제로 한전이 전기를 각 고객에게 공급할 때 드는 각종 비용을 감안하면 여전히 적자 구조다. 이런 요인을 제외해도 올해 1~8월 누적 기준 1㎾h당 전기 구입 단가와 판매 단가는 각각 153.7원, 151.3원이다. 여전히 한전의 역마진 구조는 깨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