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회장 국감 증인에도 투자 유치하러 해외로… 맹탕국감 우려

김건호 2023. 10. 15.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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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일으킨 후폭풍과 비명계(비이재명계) 반발로 여야가 머리 아픈 와중에도 국회가 꼭 처리해야할 것이 있습니다.

15일 국회 등에 따르면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된 뒤 홀연히 해외출장을 떠났습니다.

당초 교육위원회는 최 회장을 오는 11일과 26일 교육부 국감 증인으로 잇따라 부르기로 했지만 최 회장측은 이미 계획된 해외 IR활동의 일환이란 이유를 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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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일으킨 후폭풍과 비명계(비이재명계) 반발로 여야가 머리 아픈 와중에도 국회가 꼭 처리해야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국정감사입니다. 하지만 이번 국정감사에선 지난해와 다른 점이 있습니다. 각종 횡령배임과 논란으로 국회 문지방을 닳게 드나들던 대기업 총수들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특히 4대 그룹(삼성·SK·현대차·LG) 총수 증인 채택이 불발된 가운데, 포스코와 네이버, 카카오 등 거물급 기업 총수도 등판 하지 않으면서 맹탕 국감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15일 국회 등에 따르면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된 뒤 홀연히 해외출장을 떠났습니다. 당초 교육위원회는 최 회장을 오는 11일과 26일 교육부 국감 증인으로 잇따라 부르기로 했지만 최 회장측은 이미 계획된 해외 IR활동의 일환이란 이유를 댔습니다.

한·호주 경제협력위원장인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지난 8일 서울 서초구 JW매리어트에서 열린 제44차 한·호주 경제협력위원회 연례회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포스코그룹 제공
이번 국감에서 유독 최 회장이 조명을 받은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그룹 총수 중에선 유일하게 올해를 포함해 3년 연속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기 때문입니다.

1년 전, 포스코는 태풍 힌남노 피해로 창립 이후 처음 고로 3기가 모두 가동을 중단하는 초유의 위기에 몰렸습니다. 하지만 최 회장은 태풍 힌남노가 포항을 휩쓸었을 당시 골프를 즐긴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당시 최 회장은 냉천 범람으로 포항제철소에 큰 피해가 발생했지만 골프를 치고 미술 전시회를 관람했다는 이유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증인으로 채택돼 증인대에 섰습니다.

여기에 올해 태풍 카눈이 북상하면서 포항제철소가 긴장하고 있었던 지난 8월6일부터 11일까지 5박6일 동안에도 사외이사들과 이사회 개최를 위해 캐나다를 방문했고 이 기간 골프를 쳤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그가 또다시 국회의 부름을 받은 이유입니다.

최근엔 업무용 차량을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논란도 제기돼 수사기관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서울 수서 경찰서는 최 회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최 회장이 공식적인 업무용 차량이 아닌, 별도 회사 차량을 자신의 가족들이 이용하게 했다는 것입니다. 경찰은 최 회장 자택 인근의 CCTV 영상기록을 확보해 수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 12일 예정됐던 보건복지부 국정감사를 하루 앞두고 최수연 네이버 대표 증인 채택을 철회했죠. 당초 복지위는 네이버에서 개인의료정보가 유출된 사안을 질의하기 위해 최 대표 증인 채택을 결의했지만 네이버 요청에 따라 유봉석 네이버 부사장을 대신 부르기로 했습니다. 

큰 관심을 받은 4대 그룹 총수들의 경우에도 여야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서 증인채택이 무산됐습니다. 

이같은 대기업 총수들의 국감 불출석 및 증인채택 무산에는 그만한 사정이 있습니다. 바로 정부여당 배려입니다. 기업의 자율성을 중시하는 이번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에선 기업 총수들의 국감 망신주기를 지양해야한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있었습니다. 앞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경제 성장의 엔진이며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들에 국회가 불필요한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고 언급한 것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하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무가 중요하게 여겨지는 글로벌 환경을 고려하면 기업 총수들이 빠진 이번 국감은 아쉬운 감이 많습니다. 여기에 기업 총수의 개인적인 일탈에서부터 최근 대기업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노동 및 환경 이슈, 대규모 구조조정과 임금체불 문제 등을 생각하면 대기업 총수들이 빠진 맹탕국감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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