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탄 머리 위로 떨어질까 무섭다"…가자지구 100만명 필사의 피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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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상대로 지상전을 예고하고 가자지구에서 민간인 대피령을 내린 가운데 주민 100만명 이상이 생사가 달린 필사의 피난길에 올랐다.
14일(현지시간) 유엔 자료를 인용한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의 이주 명령으로 지난 13일부터 수십만명의 주민이 북부 가자지구에서 남쪽으로 떠났다.
이스라엘군은 13일 가자시티를 포함한 가자지구 북부 지역 주민들에 24시간 내에 남쪽으로 떠나라는 대피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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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상대로 지상전을 예고하고 가자지구에서 민간인 대피령을 내린 가운데 주민 100만명 이상이 생사가 달린 필사의 피난길에 올랐다. 대피령 이틀째인 14일(현지시간)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포탄의 공포 속에 가자지구 북쪽에서 남쪽으로 이어지는 길은 대혼잡이 빚어졌다. 일부 지역에서는 트럭, 버스, 짐을 실은 수레, 도보로 이동하는 사람들이 좁은 도로로 몰려들면서 심한 교통 체증을 겪었다.
14일(현지시간) 유엔 자료를 인용한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의 이주 명령으로 지난 13일부터 수십만명의 주민이 북부 가자지구에서 남쪽으로 떠났다.
이스라엘군은 13일 가자시티를 포함한 가자지구 북부 지역 주민들에 24시간 내에 남쪽으로 떠나라는 대피령을 내렸다. 가자지구 전체 주민 230만명의 절반에 해당하는 110만명이 이주 대상이 됐다.
가자시티 출신의 27세 건축가 카리만 마샤라위는 대부분 어린이로 이루어진 50명 이상의 대가족과 함께 남쪽으로 떠났다. 그녀는 WP에 보낸 메시지에서 "우리는 아이들이 있었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며 "그들이 '이주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일어나는 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경고문을 보내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첫날 밤엔 가족들이 야외에서 잠을 잤고, 그 뒤 이집트와 국경을 맞댄 남부 라파 지역에서 작은 아파트를 찾았지만 모두가 그곳으로 몰려들었다고 악몽같은 상황을 소개했다.
라파의 거의 모든 아파트에는 한 집에 20, 30명 이상이 거주하고 있으며, 비좁은 환경으로 잠을 자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하소연도 덧붙였다.
언제 폭탄이 날아올지 모르는 긴박한 상황에도 피난길에 오르지 못한 주민들도 많다. 가자시티 자이툰 지역에 사는 43세의 아흐메드 오칼은 남쪽으로 이동하는 민간인들이 공습의 대상이 되지 않을 것이란 보장이 없다며 피난을 떠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몹시 두렵지만 남쪽으로 가는 길에 아내와 아이들의 목숨을 위태롭게 할 수는 없다"면서 "차라리 살던 집에서 죽겠다"고 말했다. 역시 가자시티에 사는 라완 아부 함다(41)도 피난에 나섰다가 도중에 민간인이 이스라엘 군의 공격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이웃에 사는 수백 명의 다른 가족들도 떠나지 않고 남았다면서 그들 중 다수는 공습을 받지 않으리란 희망에서 인근 병원 건물 주변으로 대피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13일 피란하는 민간인을 태운 차량이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WP가 확보한 사건 동영상에는 화염에 휩싸인 차량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가운데 어린아이들을 포함한 민간인들의 시신이 도로를 따라 널려 있는 모습이 담겼다.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이번 공격으로 부상한 40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가자시티에 있는 알쿠드스 병원도 14일 오후까지 대피하라는 명령을 받았지만 아직 시설 폐쇄를 거부하고 있다고 팔레스타인 적신월사가 전했다. 적신월사는 이 병원이 인큐베이터에 있는 어린이와 중환자들을 포함해 많은 환자에게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는 이날 성명을 통해 "많은 사람, 특히 임산부·어린이·노인·장애인들은 살던 곳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며 "그들은 보호받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기구는 "가자지구가 식수가 고갈될 위험에 처해 있다"며 "이는 생사가 달린 문제"라고 긴급 대처를 촉구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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