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함께한 ‘다가치 해피투게더’ 보람 뿜뿜[지역아동센터 쌤들의 기분 좋은 상상]

기자 2023. 10. 15.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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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시 퇴계동의 2개 지역아동센터와 마을도서관 이용 아동을 대상으로 한 삼성꿈장학재단 지원 공동사업인 ‘다가치 해피투게더’의 3년 차 프로그램을 소개할까 합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센터에서 온라인 수업을 도우면서 아이들이 사회과목에 나오는 단어들을 모르거나 익숙하지 않음을 알게 돼 이와 관련한 수업의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이에 아이들이 춘천의 역사와 문화를 배움으로써 학교수업 적응을 돕고, 이 고장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배울 수 있도록 아동의 의견을 반영해 현장성을 강화한 참여형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저학년을 대상으로 ‘할머니, 라떼는…’이라는 주제로 어르신의 자서전 그림책을 완성하는 것이었는데, 강사 섭외부터 어르신 섭외까지 쉽지 않았습니다. 특히 어르신이 말씀하시는 동안 아이들에게 보여주면서 이해를 돕기위해 센터 종사자가 어르신들이 들려주시는 이야기를 먼저 듣고 관련한 사진과 영상자료를 준비해야 했습니다.

지금은 상상하기 힘든 전쟁과 전쟁 직후의 사진들을 보면서 힘들었던 셋방살이, 입고 먹을 것이 모두 귀하던 시절이었지만 자연을 맘껏 누리며 놀던 어린 시절 이야기, 어려웠던 시절을 이겨낸 이야기 등을 어제 일처럼 들려주신 어르신들은 말 그대로 역사와 지혜가 살아 있는 ‘사람 책’이셨습니다. 엉성한 그림과 미숙한 표현이지만 웃음으로 따뜻하게 대해 주시는 어르신들, 그리고 낯선 단어들을 알아듣지 못하고 가만히 앉아 듣는 것도 쉽지 않은 아이들은 세대를 넘어 기억의 조각을 공유함으로써 서로를 보듬는 경험을 나누었습니다.

고학년 아이들은 어려운 한자가 많은 역사를 배울 때면 지루해 죽겠다는 표정으로 있다가도 답사를 나가면 펄펄 날아다니고 영상 자막에 배운 내용을 기가 막히게 녹여내곤 했습니다. 마침 강원학연구센터가 진행하는, 강원도문화유산 영상공모전 및 한줄 감상평 쓰기 대회가 있고 초등학생에겐 상당히 큰 상금(1등 100만원)이 걸려 있다는 것을 알고 의욕에 불타 올라 참여했습니다. 얼마 후 우리 센터에서 2등과 3등을 차지했으니 시상식에 참석해 달라는 연락을 받게 됐고, 모두 기쁨의 환호성을 지르며 팔짝팔짝 뛰었습니다. 그 외에 우수상과 장려상도 받았는데, 우수상을 받은 아동은 한글을 익히는 데 2년이 걸린 느린 학습 아동이었기에 더 감동이었습니다. 상을 받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그 아이는 상장과 상금 보드를 창밖을 향하게 펼쳐 보이고 들릴 리도 없는 길가의 사람들에게 우수상을 자랑하기도 했지요.

아이들은 역사와 문화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할머니·할아버지가 만들어 온 이야기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앞으로 아이들이 살아가며 만들어 낼 이야기가 서로 어우러져 아름답게 피어날 마을을 꿈꿔 봅니다. 이와 함께 이 모든 과정에서 아이들을 어르고 달래가며 때론 무모해 보였던 계획을 이끌고 실현해 주신 강사님과 센터의 선생님들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보냅니다. 고맙습니다! 파이팅!

■아동권리보장원은?

지역아동센터 등을 지원하는 아동권리보장원은 아동권리 증진, 돌봄, 아동보호, 자립지원 등 아동복지 정책과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개발·지원하는 아동권리 실현의 중심기관이다. 돌봄 사업의 효과적인 추진과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한 지원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호원(해님또래지역아동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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