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초대박났는데…“옷 만들면 안된다”는 이 브랜드, 왜
2030 젊은층 중심 복고 열풍에
제2 전성기 맞은 프랑스 브랜드
“우리는 지구를 파괴하고 있어”
선주문 후제작의 필요성 주장
최근 한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제 2의 전성기를 맞은 프랑스 패션 브랜드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의 창업자 프랑소와 저버가 한국을 찾았다. 그는 15일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면서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는 지속가능성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던 브랜드”라며 위와 같이 말했다.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이하 마리떼)는 1972년 마리떼 바슐르히와 프랑소와 저버가 론칭한 프랑스 패션 브랜드다. 스톤 워싱과 배기 진, 엔지니어드 진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등 데님 소재를 기반으로 한 독창적인 컬렉션을 선보였으며, 국내에서는 1990년대 데님브랜드로 X세대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최근에는 뉴트로 트렌드가 부상한 데 힘입어 MZ세대에게 다시 인기다.
마리떼를 한국에서 독점 전개하는 레이어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국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00% 증가한 500억원을 기록했으며, 해당 기간 34개 매장을 열었다. 레이어는 연말까지 국내에 18개 매장을 추가로 개점할 예정이다.
한국에서의 무서운 확장세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13년만에 방한한 프랑소와 저버는 한국의 젊은 세대들이 마리떼에 열광하는 것에 무척 놀라워했다.그는 “마리떼는 오랫동안 지속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했고, 1989년 지구를 파괴하는 워싱 기법의 사용을 멈췄다”며 “1970년대에 스톤워싱 기법을 발명해냈지만 이는 환경을 오염시켰다. 이후 환경 오염을 최소화 하기 위해 레이저 프린트·열 처리· 초음파 등 새로운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리떼는 워싱 기법을 연구한 끝에 1976년 워싱할 때 화산암을 함께 넣는 시도를 했고, 이듬해부터 제품에 스톤워싱이라는 문구를 넣기 시작했다. 그러다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 당시 무수한 인파가 자신이 개발한 기법을 활용한 청바지를 입고 있는 모습을 보고 브랜드 방향성을 바꾸게 된다. 스톤 워싱 기법에 쓰이는 자원의 소모가 환경에 미칠 악영향을 깨닫고, 보다 친환경적인 기법을 구상하자고 다짐한 것이다.
마리떼는 현재도 사회·기술의 발전에 맞춰 패션 산업이 더 적은 자원으로 이상적인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환경과 공생하는 방향을 계속 모색하며 변화하는 중이다. 수십년 간 브랜드를 유지해 올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서도 그는 “혁신·창조성·지속 가능성”이라며 ‘끊임없는 혁신’을 가장 강조했다.
프랑소와 저버는 자신은 ‘예술가‘나 ’엔터테이너’가 아니라 ‘행동가’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속가능성은 수십 년 동안 브랜드가 추구해 온 것이다. 이런 브랜드 스토리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요즘의 젊은 세대가 마리떼 브랜드를 소비하는 것에 놀랐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이해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는 무언가를 파괴하고, 제품을 낭비하는 등 과거에 자행했던 잘못들을 계속할 수 없는 지점에 와있고, 이 부분에 더욱 주목하고 싶다”고 했다.
심지어 앞으로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브랜드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는 “궁극적으로는 옷을 만들지 않는 것”이라며 “옷을 만드는 것이야 말로 터무니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모두는 지구를 파괴하고 있고, 책임은 소비자가 져야 한다”며 ‘프리오더(사전 주문)’ 제작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했다. 그는 “주문하고 4주 심지어 8주까지 기다려야 할 수도 있지만, 우리 모두 지구를 파괴하고 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제작 기간을 기다려야만 하고, 미래는 보다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라고 했다.
마리떼는 국내 패션 회사 레이어와 장기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했는데, 레이어 또한 프리오더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그는 전했다. 그는 “이러한 아이디어를 계속 (레이어에도) 제안할 생각”이라며 “이것이 브랜드에 담겨 있는 우리의 철학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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