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좌표 찍던 野, 이재명 영장기각 판사 공격엔 “민주주의 훼손”
더불어민주당은 15일 “사법부에 대한 좌표 찍기와 신상 털기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며 “국민의힘이 앞장서서 좌표를 찍어줬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했다. 앞서 ‘검사 좌표 찍기’로 비판받았던 야당이 판사를 향한 공격에 대해선 ‘여당의 좌표 찍기’를 주장한 것이다.
민주당은 이날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명의로 낸 입장문에서 “대법원 청사 주변에 이 대표 구속영장을 기각한 유창훈 판사를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욕설을 퍼붓는 근조 화환이 늘어서고 있다”며 “극우단체가 관리하는 화환들”이라고 했다. 이어 “신상 털기 공격은 앞장서 좌표를 찍어준 이들이 있기에 가능한 법이며 그 당사자가 바로 여당인 국민의힘”이라며 “여당과 극우단체가 마치 한 몸이 된 것처럼 판사를 모욕하고 비난하는 일이 반복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사법부의 결정은 어지간하면 존중하고 싶지만 이건 도무지 존중할 수가 없다”(김기현 대표) “민주당과 강성 지지층 압력에 굴복한 결과”(윤재옥 원내대표) 등 발언을 예시로 들었다. 그러면서 “이용호 의원은 판사에 대한 탄핵까지 거론했다”고 했다. 정진석 의원에게 이례적 중형을 선고해 논란이 된 박병곤 판사의 사례도 언급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은 삼권분립,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훼손하는 난동을 중단하라”고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이 ‘좌표 찍기’를 지적하는 것은 ‘내로남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앞서 수차례 검사들의 실명을 자료로 만들어 공개해 “강성 지지층을 상대로 한 ‘좌표 찍기’”라는 비판을 받았다. 지난 7월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을 수사하는 수원지검장과 2차장, 형사6부장, 부부장 등 검사 4명의 실명을 조직도 형식으로 만들어 공개했다. 작년 말에는 대장동·쌍방울·성남FC 의혹을 수사하는 검사 16명의 실명과 소속, 사진 등을 담은 신상을 공개했다.
민주당은 지난달 21일 안동완 검사 탄핵 소추안 통과를 주도했다. 판사를 향한 ‘좌표 찍기’도 있었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2020년 자녀 입시 비리 등 혐의로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가 징역 4년을 선고받자, 재판장이었던 임정엽 부장판사에 대해 “판사 사찰 문건에서 ‘주관이 뚜렷하다기보다는 여론이나 주변 분위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평’이라고 기재하고 있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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