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단체 "2020년보다 더 큰 파국…강력한 투쟁 나설 수밖에"
"필수의료 분야 과감한 수가 개선 등 선행돼야"
![의대 정원 확대 (PG)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310/15/yonhap/20231015134708286sade.jpg)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정부가 18년째 묶여있던 국내 의과대학 정원을 2025년 입시부터 대폭 늘리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의사단체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의대 정원 확대를 추진할 경우 그동안 쌓아온 의·정 신뢰가 깨질 수 있다면서 의료계 반발이 2020년 파업 당시보다 더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의료계는 의대 증원을 논의하기에 앞서 필수의료 수가 개선 등 의사를 필요한 곳에 적절히 배치할 수 있는 정책부터 선행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합의된 바 없는데 보도 나와 당황…의·정 신뢰 타격"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은 1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의대 정원 확대 등의 문제는 정부와 의협이 의료현안협의체에서 논의하기로 한 사안으로, 아직 합의된 바가 없다"며 "만약 일방적으로 추진한다면 정부가 의·정 간 신뢰를 깬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최근 정부 관계자와의 통화에서 의대 정원과 관련해 구체적인 일정이나 규모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보도가 나와 당황스럽다"며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믿고 싶다"고 했다.
회원들의 분노도 심상치 않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 회장은 "현역 의사는 물론이고 의대생과 전공의를 중심으로 반발이 매우 심한 편"이라며 "정부가 일방적으로 진행한다면 의대생과 전공의, 의사 회원들의 분노를 컨트롤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분위기만 보면 2020년보다 더 큰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정부가 의료현안협의체에서 충분한 논의와 합의를 거치길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20년 정부가 의대 정원 확충과 공공의대 설립을 추진하자 전공의를 포함한 의사들이 총파업과 집단 휴진을 벌였고, 일부 의대생은 국가고시를 거부한 바 있다.
일부 지역 의사회는 투쟁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서울특별시의사회는 최근 성명을 통해 "필수의료분야에 대한 전향적 대책은 빠진 채 의대 입학 증원에 몰두하는 정부 정책에 반대한다"며 "근본적인 의료 개혁에 대한 논의 없이 정원 확대를 밀어붙이면 강력한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과감한 수가 개선 선행돼야"
의료계에서는 의대 정원을 확대하기에 앞서 수가 개선 등 의사가 필요한 곳에 배치되도록 하는 정책부터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상운 의협 부회장은 이달 대한의학회 뉴스레터에 기고한 '의사증원 논의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글에서 "의사 증원은 숫자 문제로 결정할 게 아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부회장은 "의료는 질병마다, 상태마다 요구량이 다르다. 의사 증원 이전에 의료가 필요한 요구량에 따라 의사를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는 정책이 1차로 진행돼야 한다"며 "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과감한 수가 개선 작업, 환자를 소신 있게 치료할 수 있는 의료환경 조성, 수련비용의 정부 투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사 증원으로 반드시 필수의료 분야의 의사가 늘고 지역 의사가 양성된다는 보장이 없다"며 "오히려 미용성형이나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해지면 그때는 정책적 해결 자체가 어려울 것으로 사료되므로 다양한 변수를 포함한 논의와 정책 제안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수도권 쏠림 등을 극복할 수 있는 의료전달체계 확립과 같은 중기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울시의사회 역시 의대 정원 확대가 필수의료 확충을 위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공공의대건, 의대 신설이건, 정부가 주장하는 의대 정원 확대이건, 현재 진행형인 한국의료 붕괴를 막을 수 없다"며 "필수의료 확충을 위해서는 기존 종사자(의사)들이 비필수의료로 전과하고 있는 악순환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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