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외 아들 사실 알고 격분… 아내 폭행한 30대 남편 선고유예

술에 취해 아들 학대한 혐의도
재판부 "당시 충격 크고 반성"

다섯 살 난 아들이 친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격분해 아동학대를 하고 아내를 폭행한 남편이 선고유예를 받았다.

창원지법. 국제신문 DB

창원지법 형사6단독(김재윤 판사)은 아동학대, 폭행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30대) 씨에 대한 선고(벌금 400만 원)를 유예했다고 15일 밝혔다.

선고유예는 경범죄에 대해 형의 선고를 미루고, 유예일로부터 2년이 지나면 사실상 없던 일로 해주는 판결이다. 그러나 유예 기간에 자격정지 이상의 형에 처한 판결이 확정되거나 자격정지 이상의 형에 처한 전과가 발견되면 유예한 형을 선고한다.

A 씨는 지난해 6월 경남 창원시 성산구 주거지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B(5) 군에게 욕설을 하며 머리채를 잡고 다른 방으로 끌고 간 혐의로 기소됐다. 이 과정에서 이를 말리는 아내 C(30대) 씨의 복부를 걷어차는 등 폭행했다.

또 같은 해 8월 B 군에게 “너는 아빠 아들이 아니다”라고 여러 차례 말하자 멈출 것을 요구하는 C 씨를 재차 폭행했다.

A 씨는 지난해 5월 B 군에 대한 친자확인을 의뢰해 아닌 것을 확인한 후 이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B군이 겪은 심리적 고통과 두려움이 상당히 컸을 것으로 보인다”며 “정상적인 발달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어 책임이 매우 무겁다”고 판시했다.

이어 재판부는 “다만 큰 충격을 받은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으며 큰 후회와 자책을 하며 진지하게 반성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