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변화의 바람' 송중기, 흔들림 없는 '인생 2막'

조연경 기자 2023. 10. 15.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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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화란'으로 느와르 장르 첫 도전 '스펙트럼 확장'
결혼·득남 등 새로운 문 활짝…인생의 전성기ing
〈사진=하이지음스튜디오〉

'군함도'(2017) 이후 대면 인터뷰는 무려 6년 만. 그 사이 '승리호'(2021) 개봉과 맞물려 화상 인터뷰를 진행하기는 했지만 직접 만나 나누는 대화의 깊이를 따를 수는 없다. "짜잔!" 할 만큼, 인터뷰로 할당 된 50분의 시간이 모자랄 수 밖에 없을 만큼 배우로서도, 인간 송중기로서도 거대한 변화의 바람을 맞기도 했던 바. 너무 솔직해서 문제가 되면 됐을지언정, 솔직하지 않는 법을 모르는 송중기는 한층 여유롭고 편안해진 입담으로 분위기를 이끄는 것은 물론, 기다렸다는 듯 쏟아진 모든 질문에 '노코멘트' 일절 없이 철두철미 방어했다. 신인 감독, 신인 배우들과 '화란'을 함께 하면서 "오랜만에 가식 없이 연기했다"는 송중기의 회상이 이번 인터뷰에도 그대로 투영된 느낌. 늘 갈망하던 느와르 장르의 한 축으로 배우로서 도전의 기회를 맛 봤고, 꿈의 무대 칸 레드카펫도 밟았다. 깜짝 국제 결혼에 초스피드 득남은 가히 일생일대 선물이다. 인생이 '스타의 길'일 수 밖에 없어 보이는 송중기는 흔들림 없이 단단한 '인생 2막' 항해도 남 부럽지 않게 시작했다.

〈사진=하이지음스튜디오〉
〈사진=하이지음스튜디오〉


-칸에서 시작해 개봉까지 왔다.
"처음 전화 받았을 때가 기억이 난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차기작 '로기완'을 찍고 있을 때인데, 현지 시간으로 밤이었고, 한창 촬영을 진행하고 있었다. 한국 시간으로는 아마 새벽 5~6시 정도였던 것 같은데 '화란' 제작사 사나이픽처스 한재덕 대표님께 전화가 오더라. 받았더니 갑자기 '야 됐다' 하셔서 '뭐가 됐어요?' 여쭤봤더니 '칸 됐다!'는 말씀을 주셨다. 그 날 '로기완' 촬영에 아예 집중을 못했다. 너무 좋아서. 최성은 배우와 감정신을 잡아야 하는 진짜 중요한 장면이었는데, 스태프들 다 껴안으면서 '나 칸 됐대!' 했다. 생각해보면 진짜 진상이다. 하하."

-드디어 칸 무대를 경험했는데.
"뭐라고 해야 할까. 사실 마음은 당연히 가고 싶었지만 '칸에 간다. 갈 수 있다'는 기대는 1에서 100으로 치자면 10도 안 됐다. 실제로 가본 적도 없고. 영화를 만들 때 칸영화제 초청이 최종 목적은 아니지 않나. 그래도 많이 보람 됐고, 어떤 아쉬움을 채워주는 보상이 되기도 했다. 솔직히 기분이 너무 좋았다. 계속 들떠 있었다.(웃음)"

-'화란'에 대한 현지 반응은 어땠나.
"앞으로도 다양한 의견이 나오겠지만, 유럽 관계자 분들은 확연히 더 좋아해 주셨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어떻게, 얼마나 좋아해 주실까' 물음표가 있는 작품이었다. 보기 전까지는 불확실한 것이 컸다면, 완성된 영화를 보고는 '어우 너무 다행이다. 역시 개런티 안 받고도 하길 잘했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국내 관객 분들에게도 영화적으로 정말 잘 다가가고 싶다. 욕도 먹고 칭찬도 받지 않을까 싶은데(웃음) '무조건 많이 봐 주세요' 하고 싶지는 않다."

-'화란'이라는 작품에 대한 애정이 굉장히 컸던 것으로 안다. 역러브콜을 보냈고, 노개런티로 출연했다.
"제안이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내가 먼저 '하고 싶다' 말한 작품은 '화란'이 처음이었던 것 같다.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작품 자체의 장르가 좋았다. 솔직히 치건이라는 캐릭터 매력에 먼저 끌린 건 아니었다. 대본과 작품을 볼 때 당시 느끼는 생각이나 상황에 따라 다르게 볼 수 있다. '화란' 시나리오를 볼 땐 색다른 것에 꽂혀있던 시기였다. 되게 새롭다는 걸 느꼈고,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후에 내가 표현해야 하는 치건에 대해 분석했다."

-'화란'과 같은 장르에 오랜 시간 목말라 있었다고. 느와르에 대한 한을 풀어 낼만한 작품이었나.
"아직 다 풀린 것 같지는 않다. 하하. 예전에 하기로 다 결정을 했다가 의도치 않게, 군대에 끌려가게 되는 바람에 영장이 나와 못하게 된 작품이 있었다. 너무 하고 싶었던 장르였는데 할 수 없게 된 상황이 계속 아쉬웠다. 이후 영화 관계자 분들과 관련 이야기를 많이 나누기도 했다. 어떤 분들은 오해를 하는 것이 '송중기 건달 영화 되게 하고 싶었나 봐' 하시더라. 나는 우리 영화를 건달 영화로 생각하지도 않지만, 아쉬운 마음이 남아있던 타이밍에 만나게 된 작품이라 인연이라 생각했다. 말씀드렸다시피 '화란'은 나에게 제안이 들어온 작품은 아니었다. 업계에 돌아 다니던 시나리오를 찾아 읽게 됐고, 오히려 한재덕 대표님께 '하고 싶다'고 말씀 드려도 '안 시켜주면 어쩌나' 벌벌 떨었다.(웃음)"

-배우로서 스펙트럼 확장에 대한 갈망도 반영 된 선택일까.
"아무래도 배우라면 다양한 걸 하고 싶어 하니까. '해보지 않은 장르를 하고 싶다'는 개인적 욕망은 컸다. 물론 치건이가 매력이 전혀 없는 친구였다면 안했겠지만, 굳이 비교하자면 그 쪽(작품의 장르)이 더 크게 다가온 건 맞다."

-송중기를 잘 아는 관계자들은 대부분 '외모에서 풍겨지는 이미지와 달리 굉장한 상남자 성향을 지니고 있다'는 말을 하던데, 그 괴리감을 작품으로 줄이고 싶은 마음도 있었나.
"다른 분들께서 그렇게 보신다면 그게 맞을 것이다. 다만 나 스스로는 복잡하게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쓴다기 보다, 나에게 어떤 면이 있다는 것을 내가 알기 때문에 그걸 더 생각하기는 한다."

-그렇게 만난 치건 또한 욕심나는 캐릭터였나.
"연규가 자라고 있는 아이라면, 치건이는 연규를 도와주는, 도와줘야 하는 어른으로 봤다. 근데 똑같이 성장하지 못한 어른이더라. 거기에 비겁하기까지 하다. 그 지점이 재미있었다. 영화에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없는데 '화란'은 '이런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하지는 않아도, 관객들로 하여금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들지 않을까 싶다."
〈사진=하이지음스튜디오〉
〈사진=하이지음스튜디오〉

-300만 원이었던 이유부터 이유 없는 관심과 도움까지 생략된 지점들도 많아 보였다.

"그래서 생각할거리가 많은 영화라는 말씀을 드릴 수 있는 것 같다. 내 영화라 자부심이 있는 건지는 모르겠는데, 나는 그래서 좋다. 예를 들어 중국 집에서 연규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때 '저 친구도 학대 받는 사람이구나' 알아채고, 밖에 나가 처음으로 말을 걸 땐 원래 연규 등을 확 까는 장면이 있었다. 상처를 확인하고 '맞구나? 맞고 사는구나?' 하는. 하지만 굳이 직설적으로 표현하지 않아도 '내가 왜 널 몰라. 다 아는데'라는 함축적 대화로도 이해가 될 수 있다 생각했고 그런 지점들이 좋았다."

-표면적으로는 연규를 도와주지만 그로 인해 치건 스스로에게도 위로와 치유가 된다고 보였다.
"맞다. 나 역시 남을 위한다고 하지만 나 스스로를 위해 움직일 때가 있다. 제가 꾸준히 1년에 한 번씩 기부를 하는 어린이 재단이 있는데, 명분은 기부지만 어느 정도는 나를 위해서 한다는 생각도 한다. 진정성 있는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첫 번째 바람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심과 신경을 쓰게 되고, 그러면서 세상에 일조하는 것 같은 느낌도 받는다. 누군가는 그런 모습을 보면서 같이 마음을 나눌 수도 있고. 예전에 한비아 작가님의 책을 봤는데 그 분도 자신을 위해 한다는 말씀을 하셨더라. 내가 한 행동이 좋은 영향력으로 확장되면 좋은 것이니까. 그런 그림을 아주 생각하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다."

-연규의 새로운 아버지 같기도 했는데.
"거기까지 넘어가지는 않았다. 말씀 드렸다시피 치건이는 절대 성숙하지 않은 어른이다. 과거에 갇혀 있고, 머물러 있는, 어리석고 미숙한 인물이다. 어떻게 보면 살아있는 시체로 볼 수도 있다. 그래서 '아버지'라는 위대한 단어까지는 생각을 안 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감사한 분은 김종수 선배님이다. 영화에서도 영화 밖에서도 큰 형님이셨다. 선배님 옆에서 채울 수 있는 것들이 많았다."

-비주얼적으로도 변화를 꾀했다. 특별히 중점을 둔 부분이 있었나.
"나보다는 한재덕 대표님이 더 신경을 쓰시더라. 제작비도 없는데 현장에 하나 둘 계속 역기가 늘었다.(웃음) 관계자 분들이 '해야 한다'고 농담처럼 말씀 하셨지만 나 역시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했다. 괜히 대놓고 보여주는 건 자칫 촌스러워 보일 수 있어서 그런 것만 피하려고 했다.

기본적으로 '화란'은 연규를 중심으로 정서가 흘러가는 영화이기 때문에 치건 캐릭터를 보여줄만한 구석은 시간적으로나 양적으로나 많지 않았다. 전사가 없으니까. 그래서 '상처 같은 것으로 보여줘야겠다' 싶었고, 피부 톤도 일부러 까무잡잡하게 표현했다. 팬 분들은 아시는데, 얼굴에 실제로 상처가 있다. 늘 커버를 하거나 어떻게든 상처를 가리는 작업을 해야 했는데 이번에 분장팀이 '중기 씨, 이거 드러내자'라는 아이디어를 내 주셨다. 처음으로 있는 그대로 공개했다. 더 잘 보이게 음영 처리를 하기도 했다. 잘 보면 비립종도 있다. 나중에는 내가 먼저 '더 드러나게 해 달라'고 요청했고 '신선한데?' 싶어 더 신나게 연기했다."

-어떤 지점이 가장 어려웠나.
"나라고 왜 욕심이 없겠나. 하지만 이번엔 그걸 절제하는 자세가 필요했다. 무조건 '이 작품은 연규 중심이다'라는 생각을 계속했다. 물론 (홍)사빈이가 아직은 인지도가 높지 않은 친구이고, 내가 아무리 주인공이 아니어도 작품이 나오면 나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할 것이라는 예상은 어느 정도 했다. 때문에 작품 안에서는 더 더욱 '사빈이가 하는 것에 리액션만 하자'는 마음이었다. 내가 튀어 나가면 처음 작품을 보고 마음에 들었던 분위기도 깨질테니까. 근데 나도 결국엔 배우이다 보니까 잘하고 싶어 현장에서 힘이 들어갈 때가 있었다. 친한 감독님께서 '완전히 새로운 작품을 하는 김에 연기도 기존에 했던 방식과 다르게 해봐'라는 조언을 해주셨다. 틀리든 맞든 그 조언을 받아들인 상태로 연기했다. 그럼에도 중간 중간 욕심이 생겨서 나도 모르게 힘을 주게 됐는데 최대한 자제하고 또 자제했다."

-언급한 것처럼 주인공이 아닌 작품도 거의 10년 만이다.
"'뿌리 깊은 나무' 때도 그랬지만 개인적으로 '주인공만 해야 돼'라는 생각은 없었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님 영화에서 브래드 피트 아저씨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형을 보면 분량 상관없이 작품 속 인물로 잘 활용되지 않나. 큰 시장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 그런 것에 더 개방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에게 멋있게 보이려고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관객 입장에서는 멋지게 보였다. 좀 더 풍부하게 배우 활동을 하는 자양분이라 생각하기도 했다.

벌써 10년 정도가 흘렀는데, 솔직히 '뿌리 깊은 나무' 를 하고 나서 받았던 피드백들에 뿌듯함을 느낀 기억도 남아 있어서 더 그런 것 같기도 하다. 회사에서도 ''화란' 하고 싶다'고 말했을 때 딱히 말리지 않았던 것이 '뿌리 깊은 나무'를 제안해주신 분이 지금 우리 (소속사) 대표님이다. 당시 총괄 프로듀서였다. 처음엔 걱정을 조금 했다. '형, 나 이거 하고 싶은데' 했을 때 말릴까 봐.(웃음) 매니지먼트는 어느 정도 수익을 추구해야 하는 곳 아닌가. 근데 이 자식이 돈도 안 받는다고 하지. 충분히 '이거 말고 큰 작품 하자'라고 말할 수 있는데 그러지 않았다. '가버나움'이라는 영화 이야기를 하면서 '이 작품 꼭 해야겠다'고 적극적으로 응원해줘 고마웠다."

〈사진=하이지음스튜디오〉
〈사진=하이지음스튜디오〉
-캐릭터로서 주인공은 아니었지만 현장의 선배였다. 신인 감독, 신인 배우들과 함께 했다.
"나에게도 진심으로 자극이 된 시간이었다. 먼저 (김)형서 씨는 질투가 날 정도로 그 친구의 재능이 부러운 적이 있었다. 나는 이번에 처음 만났지만, 이미 가수 비비로 활동하고 있는 친구였고, 가수를 할 때나 연기를 할 때나 도구가 다를 뿐이지 본인의 것을 본연의 색으로 표현하는 아티스트더라. 많이 놀랐다. 사실 연기할 땐 선후배를 나누는 것이 의미 없긴 한데, 사빈 씨는 첫 주연 경험임에도 그냥 주인공다워 보였다. 나는 '주인공을 하는 사람들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늘 생각한다. 사빈 씨는 굉장히 깊고 묵직하더라. 그 친구의 살아온 인생은 잘 몰랐지만 느낌 자체가 묵직하게 다가왔다. 인터뷰라서 하는 말이 아니라, 진심으로 진짜 오랜만에 상대 배우들과 가식 없이 연기하며 찍었던 것 같다. 서로 부담 없이 질문을 주고 받기에도 오히려 편했다."

-최근 활동은 브라운관에 집중돼 있었나.
"원래 드라마 끝나고 영화, 영화 끝나고 드라마의 밸런스를 개인적으로 좋아하는데, 코로나를 겪으면서 그 밸런스가 조금 무너지기는 했다. 매체가 다른 만큼 확실한 장단점이 있는 건 사실이다. 드라마는 '재벌집 막내아들'을 할 때도 (이)성민 형님과 '왜 이렇게 잘 되는 거야?' 했을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빨리 체감할 수 있다. 영화는 흥행과 별개로 작품과 함께 시대의 여운을 가져갈 수 있는 것 같아 좋다. 뭐가 더 좋고 나쁘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다만 영화만의 매력을 관객 분들이 잊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

-개인적으로도 큰 변화가 있었다. 결혼을 했고, 아빠가 됐다.
"그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해 볼까요? 하하. 와이프는 언제나 응원부터 해주는 친구다. 지금은 배우 활동을 안 하지만, 활동할 땐 칸영화제나 베를린영화제도 나보다 훨씬 먼저 갔다 온 친구라 항상 '들뜨지 말라'고 하더라.(웃음) 나 역시 환경이 크게 바뀐 만큼 달라진 마음가짐은 당연히 있을 것이다. 근데 이제 애기가 태어난 지 100일, 막 3개월이 지난 시기라 뭔가 드라마틱하게 달라졌다기보다는 새로운 마음가짐이 생겼다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애기를 보고 있으면 '착하게 잘 살아야겠다. 좋은 사람 돼야겠다. 일 열심히 해야겠다' 계속 생각이 든다. 하하."

-열애 사실을 공개하고 결혼까지 어마어마한 관심이 집중됐다. 그 과정에서 분노의 마음을 표출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어느 정도 누그러진 상황일까.
"분노했던 것이 맞다. 많은 분들이 와이프에 대해서 소설들을 쓰고 계시더라. 회사 직원들에게 '일일이 다 피드백 주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내가 요청을 했었다. 업계 생리를 잘 아는 친구이지만 한 여성을 놓고 무책임한 이야기들이 쏟아지니까 솔직히 상처를 많이 받았다. 나도 그런데, 와이프는 얼마나 상처를 받았겠나. 물론 와이프는 '뭐~ 영국에도 BBC 같은 곳이 있으면, 소설 쓰는 곳도 있으니까. 우리 그냥 있자'라고 했다. 말은 그렇게 해도 본인 역시 속상하긴 했을 것이다. 다만 아내의 말을 들으면서 '내가 미숙했구나' 싶었던 건 '그만큼 관심을 가져 주시는 건데, 그냥 다 말씀 드릴걸' 깨우쳤다는 것이다. 내 분노를 다독인 건 결국 와이프다. 우리 와이프는 로마에서 한국 팬 분들 만나도 먼저 '안녕하세요~' 다 인사하는 친구다. '내가 미숙했구나. 더 성숙해져야겠구나. 송중기 너 아직 멀었구나' 싶었다."

-앞서 '화란'에 대해 "나중에 아들이 크면 보여주고 싶은 작품"이라고 했다. 아들 이야기를 조금만 전해 준다면.
"'화란' 뿐만 아니라 내 작품은 다 보여주고 싶다. 첫 번째는 '아이에게 떳떳하지 못한 면을 보여주지 말자'가 제일 큰 것 같다. 재미있으면 볼 것이고, 아니면 알아서 안 보지 않을까. 이 부분도 와이프와 생각이 비슷하다. '지가 알아서 하겠지'라는 마인드다.(웃음) 칸영화제 일정을 마치고, 가서 아기 낳고, 한국에 들어온 것이 한 3~4개월 만이다. 계속 육아를 같이 했고 같이 해서 뿌듯했다. 처음엔 몰라서 어렵기도 했는데 점점 늘긴 하더라. 하하. 이름은 우리가 아무래도 인터내셔널 커플이라 영어 이름도 있고 한국 이름도 있다."

-숱한 이야기들 중 '글로벌 프로젝트 일환으로 BBC 오디션에 참여했고, 그로 인해 아내 케이티와 관계가 이어졌다'는 소식도 있었는데.
"오디션을 본 건 사실이다. 다만 와이프와 관련 된 내용은 외국인이다 보니 엮인 것 같고, 오디션은 예전부터 꾸준히 보고 있었다. 물론 와이프를 만나고 나서, 와이프가 날 도와주기 위해 영국,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관계자, PD, 배우들 등 친한 친구들을 소개해준 적은 많다. 굉장히 슬프게도 오디션은 다 떨어졌지만 올해도 몇 개 봐야 한다. '화란'처럼 마음에 드는 좋은 작품이라면 비중을 떠나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다."

-외신과 인터뷰에서 나온 '결혼 후 경력 단절'이라는 내용이 이슈화 되기도 했다. 일부 '번역의 오류가 있었던 것 아닐까' 싶기도 했는데.
"나도 '기사가 났다'는 친구들의 문자를 받고 알았다. 번역의 문제 그런 것을 다 떠나서 '불편하게 들리실 수도 있겠구나. 내가 잘못 말했구나. 말을 정말 신중하게 해야겠구나' 생각했다. 그런 상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그건 명백히 나의 말 실수였고, 새로운 배움을 얻었다."

-'화란'을 시작으로 새로운 장르에서 많이 만나게 될 수 있을까.
"정말 다 열어 놓고 보고 있다. 개인적으로 호러에도 관심이 많다. '소름' '불신지옥'과 같은 영화도 좋아한다. 한국적인 분위기를 담아 만들 수 있는 호러 영화가 많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요즘 친한 제작사 대표님들이 농담 삼아 '너 저기에서는 돈 안 받았는데, 여기에선 받을 거냐?' 하시는데 이젠 노개런티 없다. 장르적인 도전을 해도 무조건 받을 생각이다. 하하하."

〈사진=하이지음스튜디오〉
〈사진=하이지음스튜디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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