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눈] (故) 박종환 감독의 영면이 제시해준 메시지는 교훈이다
[스포탈코리아] 지난 7일 한국 축구에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대회 사상 첫 4강 역사를 쓴 (故) 박종환(1938.2~2023.10) 감독이 영면에 들어갔다. 이에 모든 축구인 및 관계자의 추모가 이어졌다. (故) 박종환 감독은 더이상 논할 필요성도 없이 지도자 이력은 화려하고 한국 축구와 지도자들에게 남긴 지도력의 울림은 크다. 하지만 이 같은 (故) 박종환 감독의 영면 뒤에는 안타까움도 없지 않아 아쉬움으로 남는다. (故) 박종환 감독은 지도자 생활을 영위하며 그 어떤 지도자 보다 화려함의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지병으로 인한 노후는 지도자 생활의 화려함은 '언감생심'인 채 초라함 만이 도드라져 지도자 생활의 무상함을 실감케 했다. 실로 (故) 박종환 감독이 성취한 1983년 멕시코 FIFA U-20세 이하 세계청소년축구대회 4강과, 1993~1995년 프로축구(K리그) 정규리그 3연패는 한국 축구에 남긴 '전후후무'한 업적이다. 따라서 이에 부응하는 예우는 당연함으로 간주된다. 그럼에도 (故) 박종환 감독은 생전에 제자와 특정 지인 극소수에만 예우를 받는데 그쳤을 뿐 철저히 무관심의 한 복판에 있었다. 물론 뒤늦게 나마 대한축구협회(KFA)가 (故) 박종환 감독의 공적을 인정하고 예우 차원의 협회장으로 영결식을 거행했다는 사실은 박수를 받고도 남음이 있다.
두 말할 나위도 없이 한국 축구가 현재와 같이 발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故) 박종환 감독과 같은 지도자가 존재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렇다면 그 공헌 주인공들에 대한 예우는 당연히 뒤따라야 할 필요성이 있다. 이에 자연스럽게 2002년 한.일 FIFA월드컵 4강을 견인한 거스 히딩크(76.네덜란드) 감독이 대두 된다. 히딩크 감독은 4강 견인으로 명예 시민 위촉(서울시)은 물론 대학교(울산대학교)에서는 축구와 무관한 경영학 명예박사 학위까지 수여 받고, 현재까지도 국민적 영웅으로 추앙 받으며 KFA로 부터 갖가지 혜택를 누리고 있다. 이는 (故) 박종환 감독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큰 수혜가 아닐 수 없다.
시대적인 한국 축구의 현실을 직시했을 때 1983년 (故) 박종환 감독이 성취한 4강과 2002년 히딩크 감독이 견인한 4강 성과는 큰 차이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세계 축구 변방 중 변방으로 평가받던 한국 축구를 일약, 세계 축구 4강 반열에 올려놓은 (故) 박종환 감독의 지도 업적이 우위에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故) 박종환 감독은 생애에 히딩크 감독에 상응하는 예우속에 혜택를 받았어야 마땅했다. 하지만 (故) 박종환 감독은 그 같은 예우와 혜택을 받지 못한 채 세상과 마지막으로 작별했다.
이에 (故) 박종환 감독 영면을 '반면교사' 삼아 KFA와 한국 프로축구연맹은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헌신한 공헌자들에 대한 예우 차원의 특별 정책 구현을 위한 규정 신설에 깊은 관심을 갖도록 하여야 한다. KFA 2023년 예산은 약 1,581억원이다. 이는 대한체육회 57개 스포츠 종목 가맹단체 중 최고의 예산을 자랑한다. 이 막대한 예산은 축구종합센터 건립 비용 및 각 연령별 국가대표팀 운영 그리고 17개 각 시.도축구협회, 전국대회 개최, 축구 활성화, 기타 등등을 위한 지원금으로 책정된 예산이다.
그러나 KFA가 조금만 관심을 갖는다면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헌신한 공헌자들에 대한 금전적, 물질적 예우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여기에 FIFA월드컵 배당금과 220억원의 스포츠토토 수입금까지 활용하는 방법도 포함된다. 한편으로 2023년 기준 KFA 자체 수익금 887억원 중 일부금 집행도 고려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 무분별한 예우를 염두에 두라는 것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예우 대상자의 선정에 엄격한 공적과 연령 등을 적용집행하라는 것이다. 그 공적 사항은 FIFA주관 대회와 올림픽 4강 이내 성적과 연령 역시도 만 70세 이상 등으로 구체화 할 필요성이 있다.
한국 축구에 이 같은 축구발전 공헌자는 현재로서는 전무하다. 이를 직시할 때 (故) 박종환 감독 생애 공헌에 대한 예우의 무관심은 실로 오점으로 남는다. 따라서 KFA는 앞으로 축구인의 자부심과 긍지를 드높이고 '대동단결'을 다지기 위한 방안의 일환으로 한국축구 발전에 헌신한 공헌자 예우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그렇다면 이의 대상 단체로는 우선 한국 OB축구회가 대두된다. OB축구회 구성 요원은 과거 척박한 여건과 환경에서 오로지 축구에만 정진하며 오늘의 한국 축구 토양을 구축했다. 따라서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헌신한 공헌자라는데 의심의 여지는 있을 수 없다.
이런 공헌자들을 만약 KFA가 홀대한다면 축구인은 존재 가치에 회의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KFA는 이를 직시하고 현재보다 더욱 관심도 높은 지원을 확대하여 임무와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하지 않으면 안 된다. KFA 못지 않게 프로축구연맹 역시 공헌자들에 대한 예우의 임무와 책임은 KFA 보다 결코 가볍지 않다. 40년의 역사를 쌓고 있는 K리그 한 축은 지도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故) 박종환 감독은 3연패를 달성할 수 있었고 이로 인한 상호경쟁으로 프로축구 발전은 가속화 될 수 있었다. 때문에 프로축구연맹은 K리그 무대에 섰던 은퇴 지도자들의 예우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그 예우 대상자도 엄격한 선발 규정을 제시 이에 부합하는 지도자에게 한정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한 측면이 있다. 그 첫 걸음은 프로축구연맹 자체적으로 K리그 경기 관람 승인 및 수상식 같은 관련행사 참여 기회 부여다. 이의 실행은 생각의 전환일 뿐 결코 프로축구연맹의 금전적 지출을 가중시키는 무리한 예우는 아니다. 이제 프로축구연맹도 홀로 선지 오래다. 지금 프로축구연맹은 지도자와 선수 그리고 각 팀에게 상벌에 의한 고액 징계금(몇 백~몇 천만워)을 부과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 징계금에 대한 무엇을? 어떻게?라는 지출 내역은 공식적으로 밝혀진 게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도자, 선수, 팀 어느 누구도 이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프로축구선수협의회 조차 '꿀먹은 벙어리'다. 이에 프로축구연맹은 누적 징계금 중 일부를 특별 관리금으로 책정 K리그 발전에 공헌한 은퇴 지도자의 예우 차원 지출금으로 명문화하여 신뢰를 구축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여야 한다. 한국 축구와 K리그 발전을 위해 헌신한 공헌자들에 대한 예우 차원의 물질적, 금전적 지출에 비난과 비판의 돌을 던질 사람은 없다.
오히려 이를 환영할 뿐이다. 그 어느때 보다 (故) 박종환 감독의 영면으로 KFA와 프로축구연맹에게 제시해 준 메시지의 교훈은 크다.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것은 잊혀진다. 하지만 (故) 박종환 감독이 한국 축구에 아로새긴 업적은 잊혀져서도 잊어서도 안 될 만큼 위대하다. (故) 박종환 감독은 영원한 별이 됐다. 그러나 그 별은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한 지표의 환한 별빛으로 승화되어 영원히 비출 것은 틀림없다. 진정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한 공헌자에 대한 '예우'라는 두 단어를 잊는 다면 한국 축구 미래도 없다.
김병윤(전 한국축구지도자협의회 사무차장)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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