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지상전 선포에 이란도 '개입' 경고…확전 우려

"이스라엘, 가자지구 계속 공격시 이란 참전할 수밖에 없다"
이스라엘, 헤즈볼라에 "개입 말라"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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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이 13일(현지시간)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지도자 사이드 하산 나스랄라를 만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대해 지상전을 예고하자 이란이 "통제 불능의 상태가 될 수 있다"고 압박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향해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무력 충돌이 다른 중동 지역으로 확전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의 이란 대표부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이스라엘이 전쟁 범죄와 대량 학살을 중단하지 않으면 광범위한 결과를 초래하며 상황이 통제 불능의 상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 책임은 유엔과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안보리를 막다른 길로 몰아 넣은 국가들에 있다"고 비판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받은 뒤 하마스가 장악한 팔레스타인 자치 지역인 가자지구에 대해 대대적인 공습을 단행했다. 이어 전날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중심도시 가자시티 주민에게 24시간 내 남쪽으로 이동하라는 대피령을 냈다. 다음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다음 단계가 다가오고 있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란은 발끈했다. 이날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두명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계속 공격하면 이란이 개입할 수밖에 없다"는 경고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토르 벤네슬란드 유엔 중동특사에게 "이번 분쟁이 지역 전쟁으로 번지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에 인질로 잡혀있는 민간인들의 석방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에는 '레드라인'이 있으며,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이 계속되고 지상전을 실행한다면 이란도 이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므리 압돌라히안 장관은 전날 레바논에서 헤즈볼라의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를 만난 뒤 기자회견을 열어 "헤즈볼라가 마련한 시나리오에 대해 알고 있다"며 "어떤 조치라도 이스라엘엔 대지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스라엘은 곧바로 헤즈볼라를 향해 "이번 사태에 개입하지 말라"고 압박했다. 차히 하네그비 이스라엘 국가안보좌관은 이날 회견에서 "우리는 양면전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며 "헤즈볼라가 사실상 레바논이 파괴되는 사태를 초래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북부 국경 지대에서 헤즈볼라와 산발적인 교전을 벌이고 있다. 이날도 레바논에서 이스라엘 국경을 넘어 침투하려던 헤즈볼라 병력 여러 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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