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매년 이맘때 떠오르는 환상의 섬 '재즈도', 계속 반짝이게 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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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과 9일, 저는 자라섬을 찾았습니다.
1년에 한 번 떠오르는 재즈 신기루, 자라섬의 음악과 정취는 말할 것 없이 저를 다시 한번 사로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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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과 9일, 저는 자라섬을 찾았습니다. 1년에 한 번 떠오르는 재즈 신기루, 자라섬의 음악과 정취는 말할 것 없이 저를 다시 한번 사로잡았습니다.
8일 저녁. 독일 음반 명가 ECM 레코드에서 여러 장의 앨범을 낸 폴란드 그룹 '마르친 바실레프스키 트리오'의 무대가 그날 저녁 가평의 풍광을 동유럽의 서정과 '블루투스'로 이어버렸지요.
이날 메인 무대의 헤드라이너는 원래 각각 프랑스와 스웨덴 출신의 비렐리 라그렌, 울프 바케니우스가 기타 듀오로 장식할 예정이었어요. 그런데 라그렌이 개인 사정으로 내한하지 못하게 되면서 급히 그 자리를 재즈 보컬 나윤선이 대신했습니다.
두 사람의 신들린 무대를 본 뒤, 읍내 쪽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음악역 1939'로 자리를 이동했습니다. 10시부터 자정까지 이어지는 심야 무대는 여기에 있었거든요.
이스라엘 피아니스트 샤이 마에스트로가 1시간 동안 끊김 없이 펼쳐낸 기나긴 자유즉흥 솔로 연주는 고국에서 벌어지는 참상을 묘사하듯 아프게 아름답고 파격적이었습니다.
이어진 무대는 나윤선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이른바 "저 혼자 집에서 이러고 놀아요" 특별 공연(정식 공연명 '나윤선 솔로'). 즉석에서 소리를 녹음하고 반복재생시킴으로써 분신술 같은 음의 잔치를 펼쳐내는 '루프 스테이션' 장치를 이용한 공연이라면 영국 팝스타 에드 시런, 재즈 천재 제이컵 콜리어를 비롯해 많이 봤습니다만, 나윤선의 버전은 그 극한값이었습니다.
멜로디, 파찰음, 들숨을 비롯해 인간의 구강이 낼 수 있는 여러 소리를 겹겹이 겹쳐내고 각 트랙의 음량을 섬세하게 손으로 조절하며 밀고 당겨 완성한 노래는 고스란히 앨범에 담아도 손색없을 만큼 '천의무봉'이었지요. 우쿨렐레, 뮤직 박스, 토이 피아노, 칼림바를 직접 연주하며 부른 절창들도 그러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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