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신공항 의성 빼고 이전” 파상공세에…이철우 “화물·여객 터미널 분리하자”
대구경북신공항 화물터미널 위치 논란에 대해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화물전용기 화물터미널과 여객기 화물터미널(벨리카고 용도) 분리 방안을 제시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의성군 유치 포기안’을 선언하는 등 의성군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이 지사가 첫 공식 입장을 낸 것이다.
이 지사는 1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구경북신공항 갈등 합리적 해결책 마련 필요’라는 제목으로 “신공항이 경제공항으로 발전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했다”며 “수송 전용 화물터미널과 민간항공 수송 화물터미널을 분리하는 방안을 공항 건설 주관부처인 국토부·국방부와 대구시·군위군·의성군 실무자 간 충분한 토론을 거치도록 요청했다”고 밝혔다.
여객터미널이 들어서는 군위군에 여객기 하부를 활용해 수송하는 화물(벨리카고)터미널을 설치하고 물류단지가 조성되는 의성군에는 화물전용기가 쓰는 터미널을 짓자는 뜻이다.
이 지사는 “2020년 군위군에서 단독지역인 우보가 아니면 공항 유치서를 제출하지 않겠다고 버티는 바람에 군위군을 대구시로 편입해줬다”며 “많은 비난에 생니를 뽑아도 후손들 잘살게 해야 하지 않겠냐고 (지역민에게)설명했다”고 적었다. 홍준표 대구시장의 ‘의성군 유치 포기안’에 대해 우회적으로 반박한 대목으로 읽힌다. 경북 일각에서 의성에 공항이 유치되지 않는다면 군위를 경북에 다시 돌려줘야 한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홍 시장은 지난 10일 대구시청에서 기자 간담회를 통해 의성 유치 포기안을 발표하는 등 의성군의 ‘신공항 사업 불가’ 입장에 대해 파상공세를 펼쳤다. 그는 “(신공항 화물터미널 위치 문제가) 10월 말까지 풀리지 않으면 비상계획을 가동할 수밖에 없다”며 “신공항을 군위 우보로 옮기면 2조원 이상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군위·의성 합동유치를 취소하고 신공항을 군위에만 짓게 되면 도로와 철도 건설비로 약 2조원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홍 시장은 대구 도심 군부대 통합이전 문제도 거론하며 의성군을 압박했다. 밀리터리타운으로 조성될 군부대 통합 이전지를 대구시가 통제할 수 있는 지역으로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대구 군부대 유치를 희망하는 곳은 대구시 군위군과 경북 의성·칠곡·영천·상주 등 4곳이다.
대구시와 의성군 갈등의 발단은 지난 8월24일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대구 민간공항 이전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 결과에서 약 1만㎡ 규모의 신공항 화물터미널을 의성이 아닌 군위에 배치한다는 계획이 공개되면서다.
신공항 유치 당시 대구시·경북도·군위군·의성군은 공동합의문을 작성했는데, 이 합의문에는 군위에 민간공항 터미널을, 의성에는 항공물류관련 산업단지와 종사자 주거지 건설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의성군 주민들은 항공물류관련 산업단지에 화물터미널이 포함된 개념으로 보고 즉각 집회를 열며 반발했다. 의성군도 지난달 경북도의회에서 화물터미널을 의성군에 배치하지 않으면 공항 추진은 어렵다고 선언했다.
반면 대구시는 합의문에 나오는 ‘민간공항 터미널’에 화물터미널이 포함돼 있다고 봤다. 또 여객 및 화물터미널은 공항시설법상 공항시설에 해당하고, 물류단지(물류터미널)는 물류시설법상 물류시설의 집합체로 전혀 다른 개념이라고 반박했다.
대구경북신공항은 2030년 준공을 목표로 대구시 군위군과 경북 의성군 두 행정구역에 걸쳐 들어선다. 민간공항 1.87㎢, 군공항 16.9㎢로 총사업비 12조8000억원 규모다.
김현수 기자 kh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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