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설마 걸리겠어?" 홍콩계IB 불법공매도 덜미…최대과징금 부과
"동학개미 불신이 사실로"…금감원, 외국 기관 불법 행태 척결
(서울=뉴스1) 박승희 강은성 기자 = "공매도 제도에 대한 천만 동학개미의 불신은 여전히 높다. 금융당국은 외국인 투자자에 대해 낡은 규제를 해소하고 자금 유입을 위한 여러 혜택을 제공하고 있지만, 우리 법을 지키지 않고 불법 행위를 한다면 엄벌에 처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질서를 바로세울 것이다."
김정태 금융감독원 공시조사 부문 부원장보는 지난 13일 금감원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홍콩 소재 글로벌IB 2곳의 불법공매도 사실을 공개하며 이같이 경고했다.
그는 "글로벌 IB가 우리나라 공매도 제도를 이해하지 못하진 않았을 것이고, '안 걸릴 것'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며 "단정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과징금 제도 도입 이후 최대규모의 과징금 부과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해외 기관투자자들을 상대로 공매도 등 국내 주식투자 서비스를 제공하는 홍콩소재 글로벌 IB 2개 사가 주식을 소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매도하고 사후에 차입하는 방식 등으로 불법 공매도를 지속했다가 적발됐다. A사는 9개월간 400억원 규모를, B사는 5개월간 160억원 규모의 무차입 불법 공매도를 저질렀다.
금감원은 이들 회사가 수수료 수익과 비용 절감을 위해 무차입 공매도를 관행적으로 했다고 판단했다.
다음은 김정태 금감원 부원장보, 이승우 조사2국장과의 일문일답 주요 내용이다.
-관행적 불법공매도를 최초 적발했다고 발표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그동안 헤지펀드나 엔드클라이언트(거래고객) 주문시 발생하는 공매도 위반 사례를 보면, 실수나 착오가 대부분이어서 과징금이나 과태료가 경미했다. 그러나 이번에 적발된 2개사는 고의적으로, 장기간 무차입 불법 공매도를 한 사실이 적발된 것이다. 글로벌 증권회사가 우리나라 공매도 제도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고는 보기 어렵다. 우리 시장을 충분히 알고 있음에도 무차입 불법공매도를 내고, 사후 차입 방식으로 지속해서 불법을 저질러왔다. 해당 회사의 국내 법인 증권사도 사실상 불법행위를 방조하거나 나아가 협력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계속 잔고를 확인하기 때문에 몰랐을 수가 없다. 따라서 조직적이고 고의적인 공매도라고 파악했다.
-고의적이라고 본 것은 프로세스를 수정할 수 있는 데도 하지 않았다는 측면에서 그렇게 판단한 것인가. ▶그렇다
-금감원이 초안에 올린 과징금 규모를 밝혀달라. ▶증권선물위원회, 자본시장조사심의위원회 단계에서 감면되는 경우도 있어 (과징금 규모를) 단정적으로 말하긴 어렵다. 현재까지 과징금 규모가 가장 컸던 곳이 38억원 정도인데, 그보다는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최대 규모라고 생각한다.
-공매도 관련 규제 강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대한 대안을 밝혀달라. ▶우리 주식 시장에서 가장 논란이 큰 것 중 하나가 공매도 제도고, 천만 동학 개미의 불신을 받는 제도다. 외국인의 공매도 투자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보니, 불법 행위가 많을 것이란 불신도 컸는데 이번에 일부 사실로 드러난 셈이 됐다. 우리 제도를 모르지 않는 글로벌IB들이 왜 이런 불법행위를 저질렀을까 (생각해 보니) '안 걸릴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글로벌 IB 행태를 봤기 때문에 다른 IB에도 확대해서 우리 시장의 불법 공매도 형태, 외국인 투자자 중심으로 하는 행태를 척결하려고 하고 있다. 공매도 제도와 관련해 소위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제도 형평성 역시 꾸준히 개선하려고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명간 제도개선을 협의할 예정이다.
-이번에 적발된 공매도로 인해 주가가 영향받았나. ▶개별 투자자, 개별 종목 비중 자체는 크지 않기 때문에 그로 인해서 주가가 하락으로 전환했다든가 그런 수준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들도 공매도하고 다시 그걸 청산하기 위해 매수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시가가 올라서 손실을 입기도 했다. 주가 하락하는 데 영향 미쳤다고 이 건만 가지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이런 무차입 불법 공매도를 글로벌 IB들이 저지르는 이유는 무엇인가. ▶결국 수수료 수익을 늘리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것이다. 즉 돈이 목적인 셈이다. 글로벌 IB 입장에서는 스왑 계약을 체결해 헤지 거래를 우리 국내 시장에서 한다. 스왑 거래를 하면 수수료 수익이 있다. 100만 해야 하는데 200을 하면 두 배의 수수료 수익이 발생하게 된다. 미리 200을 차입하고 200의 매도 스왑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빌려줄 수 있는 수량이 얼마나 됩니까'라고 파악을 해보니까 200이라고 해서 200주까지 스왑계약을 체결하는 것이다. 막상 스왑 계약을 체결하면 헤지 주문을 내는데 체결이 150주가 된다. 그럼 결과적으로 최종적인 150주만 차입하겠다고 확정 계약을 하는 것이다. 미리 200주 하는 것보다 비용이 절약돼서 양쪽으로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다.
-금감원 조사 체계 개편 이후 공매도 불법행위는 줄고 있는 것인가. ▶공매도 조사팀이 만들어지며 열심히 하고 있다. 오히려 공매도 조사 건수는 계속 늘고 있다. 과거에는 적발되지 않았을 수도 있었던 사안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 역시 공매도 전담팀이 있어 유기적으로 협력하면서 더 많은 사안을 세밀하게 보면서 조사 건수나 적발도 (당분간) 더 늘어날 수도 있을 것 같다. 또 모든 것을 당국이 조사하는 것과 동시에 '자진신고'도 적극 독려하고 있다. 자신신고의 경우 징계가 경감되기 때문에 기관의 명성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자진신고를 하는 사례도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향후 계획은. ▶글로벌 IB들이 한두 개 회사에서 끝날 사안이 아닌 것 같아서 필요하면 홍콩 SFC와 공조를 하고자 한다. 자료 확보에도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SFC에도 자료 협조를 요청해서 필요하면 같이 조사를 한다든가, 이런 부분을 강조해서 글로벌 IB에 대해서는 계속 조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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