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 아들 병원비 없어요”…채팅앱으로 10억 챙긴 30대 ‘최후’

2021년 6월~ 2022년 12월 범행
법원, 징역 4년 실형 선고
“변제능력 없고 죄질 나빠”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이미지투데이

“아들 병원비 300만원 빌려줄 사람을 찾습니다.”

채팅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아들 병원비’ 명목으로 10억여원을 빌린 후 갚지 않은 30대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이진재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30대 여성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A씨는 한 채팅앱에서 병원비를 빌려달라는 글을 올린 후, 사람들이 연락을 해오자 “300만원만 빌려주면 3달 안에 갚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아들은 입원하지 않았고 A씨의 사기 행각은 이어졌다. 그가 또다른 채팅앱에도 유사한 글을 올린 것이다.

A씨는 “아들이 뇌전증을 앓고 있다”며 “돈을 빌려주면 보험비를 주거나 일을 해서 갚겠다”고 거짓말을 했다.

아들을 도와주려는 ‘선의’를 이용한 사기 행각은 2021년 6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지속됐다. A씨가 피해자들에게 180여회에 걸쳐 뜯어낸 돈은 10억원이 넘는다.

재판부는 “A씨는 개인 채무만 수천만원에 이르러 빌린 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해자들로부터 거액을 편취했으며 범행 경위, 방법 등에 비춰 죄질이 나쁘다”며 “피해 보상이 대부분 이뤄지지 않았고 피해자들이 보상받을 수 있다고 볼 만한 사정도 확인되지 않는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채팅앱이 활성화하면서 이를 활용한 범죄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한국에 관광 온 20대 일본여성 관광객에게 채팅앱으로 접근해 모텔로 유인한 뒤 금품을 훔쳐 달아난 캐나다 국적의 재외동포 30대 남성 B씨가 구속됐다. B씨는 여성을 폭행하고 협박한 뒤 현금 16만원과 아이폰·지갑·가방을 빼앗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