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원, 1년 전 中 '시진핑 퇴진' 시위자 노벨평화상 후보 추천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미국 하원 '미국과 중국공산당 간 전략 경쟁에 관한 특별위원회'(미중전략경쟁특위)의 마이크 갤러거(공화) 위원장이 작년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 국가주석 퇴진 요구 현수막 시위를 벌인 펑리파를 차기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다.
또한 해당 시위 1주년을 맞아 미국과 영국에서 이를 기념하는 집회가 열렸다.
15일 홍콩 명보와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의 한 전광판에는 펑리파의 시위 1주년을 기념하는 사진 2장이 공개됐다.
펑리파가 시위를 벌였던 베이징 고가도로 '쓰퉁차오'(四通橋)에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와 태양이 떠오른 사진, "우리를 연결하는 이 다리를 지키자"는 영문 글귀를 보여주는 사진이다.
현장에서는 인권단체 '차이나 휴먼라이츠'가 집회를 열었다.
이 단체의 저우펑쒀는 "오늘 우리는 세상 사람들에게 펑리파에 관심을 기울일 것을 촉구하기 위해 모였다"며 "특히 오늘 마이크 갤러거 미중전략경쟁특위 위원장이 펑리파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해 우리는 이를 기념하고자 펑리파의 사진을 들고 나왔다"고 밝혔다.
갤러거 위원장은 영상 추천사에서 "펑리파의 용감한 행동은 1989년 톈안먼 사건 이후 중국에서 최대 규모 시위를 촉발했고 중국 공산당의 가혹한 제로 코로나 정책의 종식을 촉진했다"고 밝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확정 지은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두고 작년 10월 13일 쓰퉁차오에서는 코로나19 방역 통제와 시 주석을 비판하는 현수막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를 한 남성은 쓰퉁차오 난간에 '핵산(PCR 검사)이 아니라 밥이 필요하다', '시진핑을 파면하자' 등의 구호가 담긴 현수막을 내걸고 주변의 시선을 끌기 위해 불도 피웠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이 남성은 펑리파로 신원이 확인됐는데 그는 현재까지 행방이 묘연하고 쓰퉁차오라는 명칭은 베이징 지도에서 사라졌다.
그러나 이 시위는 큰 반향을 일으켰고 결국 그해 11월 말 베이징, 상하이 등지에서 벌어진 '제로 코로나' 반대 '백지 시위'의 도화선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중국 시민들은 당국 검열을 피해 아무것도 적히지 않은 백지를 들고 거리로 나와 가혹한 방역 통제 정책의 해제를 요구했고 이에 중국 당국은 12월 초 전격적으로 방역을 해제했다.
저우펑쒀는 "중국이나 세계적으로 어떤 일이 있어도 사람들은 펑리파를 잊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오늘 펑리파를 세상에 보여주고 세상이 그를 알도록 하기 위해 모였고 그가 노벨평화상을 받을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뉴욕 청년민주당 대변인 미정핑은 "쓰퉁차오 시위 의미는 우리 해외 젊은 중국인들을 두려움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라며 "우리를 두려움에서 벗어나도록 도운 그에게 감사하기 위해 오늘 이 자리에 모였다"고 밝혔다.
1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런던브릿지에서도 쓰퉁차오 시위 1주년 기념 집회가 열렸다.
현지 청년 반공단체 '차이나 디비언츠'(China Deviants)는 이날 오후 런던브릿지에 펑리파가 1년 전 쓰퉁차오에 내걸었던 것과 같은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고 "펑리파는 어디에?", "우리 모두가 펑리파"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 단체 소속 마여우웨이는 "우리가 오늘 공개 시위에 나서며 느끼는 두려움은 펑리파가 당시 느꼈을 두려움의 1%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그를 기려야 한다"고 말했다.
VOA는 "펑리파가 아직 살아있음을 최근 확인했으나 현재 어디에 구금됐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이어 "펑리파 부인과 딸은 베이징에서 엄격한 감시를 받고 있으며 당국은 관련 어떠한 재판도 발표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VOA는 아울러 "소식통에 따르면 펑리파 가족은 펑리파에 대한 외부 세계의 관심과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고 언론이 계속해서 펑리파와 그의 가족이 불법적으로 자유를 박탈당한 현실을 보도해주길 희망하고 있다"고 했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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