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 KBS 사장 임명제청에 "초등학교 반장 선거도 이렇게 안 해"

금준경 기자 2023. 10. 15.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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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이사회가 박민 전 문화일보 논설위원을 KBS 사장으로 임명 제청하자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3일 KBS 이사회는 야권 추천 이사들의 반발 속에 여권 추천 이사 단독 표결로 박민 전 문화일보 논설위원을 최종 후보자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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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단체들, 투표 중단 사태 빚었던 KBS 사장 선임 절차에 문제 제기

[미디어오늘 금준경 기자]

KBS 이사회가 박민 전 문화일보 논설위원을 KBS 사장으로 임명 제청하자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3일 KBS 이사회는 야권 추천 이사들의 반발 속에 여권 추천 이사 단독 표결로 박민 전 문화일보 논설위원을 최종 후보자로 결정했다. 박민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게 된다. 박민 후보자는 문화일보 기자 출신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친분이 있고,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과 서울대 정치학과 동문(후배)이며, 공모 시작 전부터 차기 사장으로 거론됐다는 점에서 낙하산 후보로 지목됐다.

▲ 박민 KBS 사장 후보자. 사진=KBS

언론계에선 인사의 부적절성과 함께 선임 절차와 방식에 대한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13일 성명을 내고 “초등학교 반장 선거도 이렇게는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KBS이사회에서 당초 결선투표제를 하기로 했으나 지난 4일 서기석 이사장이 후보 3명에 대한 1차 투표 후 결선투표를 중단시키고, 결선투표 대상 2명 중 최재훈 후보(KBS부산방송총국 기자) 사퇴로 박민 후보만을 놓고 표결했다. 이를 두고 여권 표가 분산될 것을 우려해 결선투표를 중단시킨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선임 논의 도중 여권 이사가 사퇴해 과반 의결이 어려워지자 투표를 보류한 다음 급작스럽게 보궐 이사로 임명된 이동욱 전 월간조선 기자가 임명 이틀 만에 표결에 참여하기도 했다.

언론노조는 “임명된 지 이틀 밖에 안 되어 KBS 사정에 깜깜이인 이동욱 이사가 과연 사장 후보를 결정할 자격이 되는가”라며 “'친윤 사장'인 박민 후보를 '옹립'하기 위한 추태가 50년의 역사를 가진 공영방송에서 백주대낮에 벌어졌다”고 했다. 언론노조는 “다음 주로 예상되는 김의철 전 사장의 해임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의 결과에 따라 박 후보는 국회 청문회의 문턱조차 넘지 못할지 모른다”고 했다.

앞서 KBS 교섭대표노조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도 같은 날 성명을 통해 “졸속 선임을 강행한 이들에 대해 대한 법적 책임을 분명히 물을 것”이라며 “부적격 후보 박민에게도 경고한다. KBS 사장으로서 자격 없음을 인정하고 자진 사퇴하라”고 했다.

▲ 지난 13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서기석 이사장 등 여권 이사들을 향해 KBS 보궐 사장 후보 임명제청 절차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사진=언론노조 KBS본부

언론 시민단체인 민주언론시민연합은 같은 날 논평을 통해 절차적 문제를 지적하며 “공영방송과 연결고리가 없는 박 후보자는 방송에 대한 전문적인 자질이나 능력 면에서 검증된 바 없다”며 “공약을 살펴보면 검열이나 다름없는 게이트키핑 강화, 공정성 확립이라는 이름 아래 진행자·제작자 배제 등 공영방송 KBS의 독립성을 지키러 온 것이 아니라 파괴하러 온 것임이 더욱 명백해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절차와 합의를 위배하며 선출된 박 후보자의 정당성은 이미 상실됐다”고 했다.

박민 사장 임명제청에 관해 여야는 공방을 벌였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13일 논평을 내고 “극우 인사까지 끌어와 채운 KBS 이사회의 비호 속에서 밀실에서 졸속으로 처리하는 작태에 기가 막힌다”며 “(박민 후보자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오랜 관계, 막역한 사이라는 것을 빼고 내세울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비판했다.

반면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박민 후보자에 관해 “언론 현장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으며 다변화된 언론 환경에 맞춰 KBS를 혁신해 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진정한 공영방송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최우선으로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도 답정너식 비판에만 목소리를 높일 것이 아니라 KBS가 진정한 공영방송으로 정상화를 위한 길에 힘을 보태주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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