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 서병수까지 "김기현, 대표 자리 버겁다" 압박

대통령 책임론에는…"용산에 떠넘길 생각 버려야" 선긋기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3일 국회 교육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패배한 뒤인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다.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되자 당 관계자가 출입문을 닫고 있다. 연합뉴스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은 15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에 대해 "왜 졌는지 분명하다"며 "'힘 있는 여당 후보'라는 슬로건이, '대통령과 핫라인'이라는 선거 전술이 얼마나 웃음거리가 되었는지 되새겨보면 안다"고 자평했다.

여당 5선 중진인 서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기현 대표를 향해 "집권당 대표라는 자리는 당신이 감당하기에 버겁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보선 패배의 책임을 김 대표에게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서 의원은 특히 "(패배의) 책임은 어디까지나 당에 있다"며 "용산 대통령실에 책임을 떠넘길 생각일랑 버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국민의 심부름꾼이어야 할 당이 대통령실 뒤치다꺼리만 골몰하지 않았는지 되새겨보면 안다. 집권당이 대통령실 눈치를 보기 전에 국민의 마음부터 살피고 전달하라는 뼈아픈 질책, 이게 이번 보궐선거에서 확인된 민심"이라고 역설했다. 당내에서 김 대표 책임론과 사퇴론이 고개를 들면서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 후보자를 공천할 수 있도록 김 후보자를 사면·복권했던 윤석열 대통령에까지 여파가 미치자 방어막을 편 것으로 보인다.

서 의원은 김 대표를 최종 책임자라고 규정했다. 서 의원은 김 대표에게 "대통령실만 쳐다볼 게 아니라 국민의 소리를 앞서 전달할 결기가 있느냐. 정부가 바른길을 갈 때는 확실하게 뒷받침하겠지만, 민심과 엇나갈 때는 야당보다 더 단호하게 바로잡겠다는 그런 결기가 당신에게 있느냐"면서 "그럴 각오가 없다면, 물러나라"고 강하게 압박했다.

서 의원은 김 대표의 불신임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김 대표를 신임할지 혹은 불신임할 것인지는 지금부터 입으로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에, 보여주는 행동 하나하나에 달려 있다"며 "윤석열 정부는 국민의힘이 만들어낸 정부라는 책임감, 당당한 집권당, 이런 자세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연포탕(連包蕩)의 국민의힘을 만들겠다던 그 약속부터 실천하라"며 "지금 절박한 과제는 집권당으로서의 리더십을 바로 세우는 일"이라고 촉구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