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난 대출 연체에 은행 건전성 ‘경고등’…올해 부실채권 3.2조 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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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와 경기 부진으로 대출 연체가 증가하면서 5대 은행의 부실 채권 상·매각 규모가 2배 이상 늘어났다.
은행은 3개월 이상 연체된 '고정 이하 여신'에 대해 별도 관리하다가 회수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질 경우 장부에 지워버리는 상각을 진행하거나, 자산유동화 전문회사 등에 헐값에 매각해버린다.
최근 고금리 기조 장기화와 경기 불확실성 증가로 연체가 증가하면서 부실 채권을 털어내 전체 대출 자산의 건전성을 관리하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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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적 건전성 악화 불가피
은행 “손실흡수능력 확충”
고금리와 경기 부진으로 대출 연체가 증가하면서 5대 은행의 부실 채권 상·매각 규모가 2배 이상 늘어났다. 이는 은행이 건전성 지표를 관리하기 위해 장부에서 지우거나, 다른 회사에 헐값에 팔아버린 부실 채권이 급증했다는 의미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올해 1∼9월 3조2201억원 규모의 부실 채권을 상각 또는 매각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1조5406억원)의 2배 이상인 동시에 지난해 연간 규모(2조2711억원)를 이미 넘어섰다.
은행은 3개월 이상 연체된 ‘고정 이하 여신’에 대해 별도 관리하다가 회수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질 경우 장부에 지워버리는 상각을 진행하거나, 자산유동화 전문회사 등에 헐값에 매각해버린다. 상각 대상에는 주로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 채권이 많다. 매각은 주로 주택담보대출 채권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올해 3분기에는 1조73억원어치 부실채권이 상·매각됐다. 2분기(1조3560억원)보다는 다소 줄었으나, 작년 3분기(5501억원)보다는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은행권은 상·매각을 통해 자산 건전성을 관리하고 있다. 최근 고금리 기조 장기화와 경기 불확실성 증가로 연체가 증가하면서 부실 채권을 털어내 전체 대출 자산의 건전성을 관리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은행의 본질적인 건전성 악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5대 은행의 9월 말 기준 단순 평균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31%(가계대출 0.27%·기업대출 0.34%)이다. 전월 대비 0.03%포인트(p) 낮은 수준이지만, 작년 9월 말(평균 0.18%·가계 0.16%·기업 0.20%) 대비 0.13%포인트 높은 수치다.
부실채권(NPL) 비율도 상승하고 있다. 9월 말 NPL 비율은 평균 0.26%로, 전월 대비로는 0.03%포인트 하락했으나 1년 전(0.21%)과 비교해서는 0.05%포인트 상승했다. 신규 연체율(해당월 신규 연체 발생액/전월 말 대출잔액) 평균도 0.09%로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은행권은 당분간 연체율 상승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생각보다 고금리가 장기화되고, 경기도 어려워서 가계와 중소법인, 개인사업자 등의 연체가 늘어나고 있다”라며 “건전성 악화에 대비해 충당금 적립 등을 통해 손실흡수능력을 확대하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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