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주택 전기 사용량 ‘역대 최대’… 1년 만에 25% 오른 전기요금 고지서
4인 가구 기준 전기요금 1년 만에 25%↑
상점 등 일반용 전기 판매량도 역대 최대
단 “경기 부진” 산업용 전기 사용량 감소
무더웠던 지난 8월 주택용 전기 사용량이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용량이 는 데다가 전기요금도 인상돼 각 세대가 평균적으로 작년보다 약 25% 오른 8월 전기요금 고지서를 받았을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한국전력이 발표한 전력 통계 월보에 따르면 지난 8월 주택용 전기 판매량은 9377기가와트시(GWh)로 작년 같은 달보다 4.6% 늘었다. 이는 전력 사용량이 많은 여름과 겨울을 통틀어 역대 최대 기록이다.
올해 8월 가구당 평균 전기 사용량은 333킬로와트시(㎾h)로 작년 8월의 325㎾h보다 2.5% 증가했다. 총 전력 사용량이 4.6% 늘었는데 가구당 평균 사용량이 이보다 적게 증가한 것과 관련해 한전은 “가구 수가 증가(2760여만→2810여만)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8월 427㎾h의 전기를 쓴 평균 4인 가구라면 6만6690원의 전기요금을 냈지만, 올해는 438㎾h의 전기를 써 약 25% 오른 8만3390원을 냈을 것으로 추산된다. 사용량 증가율보다 요금 인상률이 더 높은 것은 급등한 국제 에너지 가격 흐름을 반영하기 위해 작년 여름 이후 전기요금이 세 차례에 걸쳐 1㎾h당 총 28.5원 인상됐기 때문이다. 작년과 같은 427㎾h를 사용한 4인 가구 기준, 요금 인상 영향만으로 올해 8월 전기요금은 8만530원으로 20.8%나 올랐다.
상점 등 상업 시설에서 사용되는 일반용 전기 판매량도 소폭 증가해 가정용과 마찬가지로 소상공인 등이 체감하는 인상 폭은 컸을 것으로 보인다. 8월 일반용 전기 판매량은 1만3102GWh로 작년 대비 2.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반용 전기 판매량 역시 역대 최대 기록을 깼다.
이는 유독 무더웠던 날씨의 영향이 크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8월 하루 최고 기온이 섭씨 33도 이상인 폭염일은 11일로 역대급 여름 더위가 찾아왔던 2018년 이후 가장 많았다. 8월 서울의 평균 기온은 27.2도로 2018년 이후 가장 높았다.
다만 일각에선 가정용 ‘에너지 캐시백’ 제도가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하면서, 무더위 속에서도 가정용 전력 사용량 증가율이 그나마 5% 이내에서 묶인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와 한전은 올해 여름 큰 폭의 전기요금 인상 영향으로 각 가정의 여름철 전기요금이 자칫 급등할 수 있다고 보고, 에너지를 예년 대비 적게 쓰는 가정의 전기요금을 깎아주는 에너지 캐시백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등 에너지 절감 유도에 정책 역량을 집중한 바 있다. 한전에 따르면 8월 69만9000세대가 에너지 캐시백 신청을 했고, 43.9%인 30만6000세대가 실제 절감에 성공해 총 20억7000만원의 캐시백을 받았다.
반면 메모리 반도체 감산 등 경기 부진의 영향 속에서 산업용 전기 사용량은 2만4703GWh로 작년 동월 대비 2.1% 감소했다. 휴가철 영향 등으로 8월 전력 판매량은 전달보다도 감소했다. 우리나라의 주력 산업인 반도체 경기 부진 속에서 산업용 전기 사용량의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은 지난 3월부터 6개월 연속 마이너스권에 머물러 있다. 전기 사용량은 일반적으로 실물 경기 활력의 척도로 여겨진다.
한편 8월 한전의 1kWh당 전기 구입 단가와 판매 단가는 각각 149.1원, 166.0원으로 1㎾h당 차익은 16.9원이었다. 한전의 전기 판매 단가에서 전기 구입 단가를 뺀 차액은 지난 5월부터 넉 달째 플러스를 기록해 장기간 이어진 역마진 구조가 어느 정도 해소되는 듯한 모습이다.
다만 여기에는 발전사에서 전기를 사다 파는 금액만 반영돼 있어, 실제로 한전이 전기를 각 고객에게 공급할 때 드는 각종 비용을 감안하면 여전히 적자 구조다. 참고로 올해 1~8월 누적 기준 1㎾h당 전기 구입 단가와 판매 단가는 각각 153.7원, 151.3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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