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단 LH아파트 주차장, 3년 전 이미 ‘붕괴 위험’ 경고 받았다

국토안전관리원, 설계안전성 검토 때 ‘지하주차장 작업중 무너짐 위험’ 경고

재시공 결정이 내려진 인천 검단신도시 LH 아파트 건설현장. 지난 4월 사고가 발생한 구역이 가려져 있다. 연합뉴스

지하주차장 붕괴와 주거동 콘크리트 강도 부족으로 전면 재시공 결정이 내려진 인천 검단신도시 LH(한국토지주택공사)아파트가 이미 3년 전에 지하주차장 붕괴 위험을 경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착공 전부터 무량판 구조 지하주차장의 시공 절차와 안전성을 검토해야 한다는 경고가 있었는데도 무시됐다는 얘기다.

국토안전관리원이 1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허종식(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토안전관리원은 지난 2020년 9월 LH 측에 인천검단AA13-2BL 공동주택 건설사업의 설계안전 검토 보고서에 대한 검토 의견을 보냈다.

국토안전관리원은 건설공사 안전·품질 관리를 담당하는 국토교통부 산하 기관으로, 건설기술진흥법에 따라 발주청은 건설공사의 실시설계 시 국토안전관리원에 설계안전성 검토를 의뢰해야 한다.

국토안전관리원은 검토 의견에서 지하주차장 슬라브 콘크리트 타설 및 작업 중 무너짐 위험 요소가 도출됐다고 밝혔다. 특히, ‘무량판 구조 시공 절차 수립 및 안전성 검토 확인’이 필요하다고 적시했다.

붕괴사고 3년 전에 명시적인 경고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LH는 "강관 동바리(지지대) 설치 위치를 추가 반영했으며, 시공 단계 설치 위치에 따른 구조 검토를 실시하고, 시공 상세 도면을 반영할 수 있도록 수정했다"는 검토 의견 조치 결과서를 보냈다. 강관 동바리를 추가 설치해 무너짐 위험을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미봉책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2020년 12월 공사를 시작한 검단 아파트에선 완공을 두 달 앞둔 지난 4월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가 일어났다.

붕괴 사고의 직접적 원인으로는 △설계·시공 단계에서의 전단보강근(철근) 누락 △지하주차장 위에 조경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설계 하중을 초과하는 흙 쌓기 △콘크리트 강도 부족 등이 꼽힌다.

이와 함께 국토안전관리원이 지적한 ‘무량판 구조’도 사고의 간접적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됐다. 검단 붕괴사고 건설사고조사위원회는 ‘무량판 구조의 안전 확보를 위한 설계 기준과 표준 시방서가 미흡했다’고 밝힌 바 있다. 허종식 의원은 "LH는 국민 주거 생활 향상이라는 설립 목적에 맞게 안전한 건설환경 조성을 위한 실질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남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