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규, 100억 사기피해 고백 "도장·싸인·담보 NO, 돈 개념 없었다" [같이삽시다](종합)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성악가 김동규가 100억 사기 피해를 고백했다.
15일 방송된 KBS 1TV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에서는 한국인 최초로 세계 최고 성악 콩쿠르인 '라 스칼라'에 입단한 바리톤 김동규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김동규는 전 부인과 이혼하며 아이 양육을 맡겼고, 전 재산을 주고 왔다고 말했다. 그는 "옷 가방 딱 들고 멋있게 나왔다"며 "(양육비를) 한꺼번에 다 줬다. 매달 주는 것보다 묵돈이 필요했고. 저는 계속 벌면 되니까"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나 이내 김동규는 "돈이라는 건 참, 사기도 당해보고…"라더니 "100억이 넘게"라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김동규는 "어디 친한 사람이 투자하겠다고 그랬다. 나는 뭣도 모르고 그냥"이라며 "12년 됐다. 그걸로 시작해서 다른 대도 세 번은 당했다. 5억은 받았다. 104억에서 5억"이라고 사기를 당하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이어 "만약에 박원숙 사장님한테 50억을 딱 주면 내년에 120억을 주겠다고 그랬다. '진짜?' 싶었다. 그 돈만 있으면 평생 그냥 먹고살 수 있겠다 싶었다. 단순했다. 도장도 안 찍고 싸인도 없이"이라며 "그 사람은 내가 너무 좋았던 거다. 얼마나 쉬웠겠냐. 담보도 필요 없지. 은행에서 뭐 하려면 서류가 이만큼인데 나는 그냥 싹 주니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나, 하나, 하나. 세 번을 세명한테"라며 "같은 시기에 이 사람, 저 사람한테 당했다. 남의 돈까지 합해서"라고 털어놔 안타까움을 더했다.
감동규는 "그런 것 같다. 계속 저는 지금까지 일이 있으니까. 공연하면 돈이 생기니까 돈에 대한 개념이 없었다. 내 돈을 받으러 다닐 시간도 없고 계속 일을 해야 했다. 돈을 좀 많이 벌었다"며 덤덤히 털어놨다.
이어 "2002년 월드컵 애국가를 내가 다 불렀다. 그때부터 막 너무 바빴다. 한 달에 (공연을) 33번 한 적도 있다. 그래서 오토바이를 타게 됐다"며 "연말이 되면 같은 날 3개가 들어온다. 7시 30분에 세종문화회관, 8시 30분에 예술의 전당, 9시 30분에 코엑스. 뭐 이렇게 해서. 연미복에다 뭐 하나 걸치고 오토바이를 타고 갔다"라고 오토바이 입문 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등기부등본 이런 단어를 몰랐다. 인감 이런 단어를 몰랐다. 필요가 없으니까. 집살 때도 사인하라니까 사인했다. 그러고 살다가 보증 이런 단어를 쓰지도 않았다. 부모님께 섭섭한 게 부모님도 똑같다"며 음악가 집안이기에 더욱 무지했음을 고백했다.
그는 "누가 사기 친다는 걸 상상도 못 했다. 내 돈을 누가 가지고 가나 했다. 내가 1억을 주면 그거 빨리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줄 사람은 그렇게 생각을 안 하더라. 내 돈인데"라며 "사업하시는 분들은 개념이 다르더라. 평생 남의 돈으로 투자를 받아서 사업을 했기 때문에 그게 너무 자연스러운 거다"라고 말했다.
김동규는 "밥을 막 사고 술도 사는데 자기 돈이 아니더라. 다 내 돈이다. 다 내 돈이었다. 기부까지 한다. 좋은 차 타고 외제차 타는데 그게 다 월세고"라며 "그 사람이랑 같이 법정에 가서 진술을 하는데 그 과정이, 물을 한 만 리터씩 마신 것 같다. 물을 안 마시면 침이 안 넘아갔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때는 왜 큰돈이 필요했냐면 제가 딱 목표를 세웠다. 50세가 되면 은퇴를 하고 싶었다. 여행도 다니고 나도 쉬고 싶었다. 너무 일을 많이 해서 극장을 한 번 못 갔다 젊은 시절에"라며 "돈도 내 그릇이 딱 있는 것 같다. 내 그릇이 요만큼인데 이만큼은 원하니까. 허황된 거에 혹한 거다. 욕심이 많았던 거다"라고 자신의 깨달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뭐가 달라지냐면 부자가 하나도 안 부럽다. 그 깨달음이 중요했다. 사는 방식이 달라진다. 집이 하나 있는데 지금 사는 집을 22년 전에 한국 들어와서 샀다. 죽을 때까지 이사 가지 않을 거다"며 "이제는 일의 양을 줄일 거다. 내가 가능한 것만. 취미 생활도 많이 해야 하고, 단순 노동을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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