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집트, 가자지구 국경 합의 불발?…미국인, 통행 불가에 '발 동동'

김예슬 기자 2023. 10. 15.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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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계 미국인의 탈출을 위해 이집트와 합의에 나섰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며 미국인들은 여전히 가자지구 안에 발이 묶인 상태로 알려졌다.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한국시간 15일 오전 5시) 기준 가자지구 남쪽에서 이집트로 향하는 육로인 라파 통행로를 통한 이동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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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가 안전한 통과 허용할지도 불분명"
14일(현지시간) 이집트와 가자지구를 잇는 유일한 국경인 라파 통행로에 가자지구에서 탈출을 원하는 사람들이 몰려 있다. 23.10.14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미국이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계 미국인의 탈출을 위해 이집트와 합의에 나섰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며 미국인들은 여전히 가자지구 안에 발이 묶인 상태로 알려졌다.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한국시간 15일 오전 5시) 기준 가자지구 남쪽에서 이집트로 향하는 육로인 라파 통행로를 통한 이동은 불가능하다.

라파 통행로의 팔레스타인 대변인 와엘 아부 오마르는 워싱턴포스트(WP)에 통행로가 폐쇄됐음을 확인하며 "팔레스타인 관리들이 이집트 측 측과 어떠한 의사소통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라파 통행로를 이용해 이집트로 건너가려던 미국인 아부드 오칼은 WP에 "팔레스타인 쪽 국경에는 사복 경비원 몇 명을 제외하고는 어떤 공무원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남편과 함께 국경이 열리길 기다리던 레나 베세이소도 NYT에 미 국무부로부터 이집트 국경으로 가라는 문자를 받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국경을 통과하지 못한 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중동 순방에 동행한 미 고위 관리는 이날 자정부터 다음날인 15일 오후 5시까지 이집트가 라파 통행로를 열어주기로 했다고 밝혔으나, 이처럼 국경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며 합의는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국무부는 즉각적인 논평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 합의에 정통한 관계자는 NYT에 "가자지구를 통제하고 있는 하마스가 안전한 통과를 허용할지 불분명하다"며 "이집트 당국으로부터 통행로를 열 것이라는 확인도 없었다"고 전했다.

다만 이집트 측에서는 국경이 열렸지만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통행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사메 슈크리 이집트 외무장관은 CNN에 "라파 통행로 횡단은 공식적으로 열려 있다"며 "공중 폭격으로 가자지구 쪽 도로가 이용할 수 없는(inoperable) 상태"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집트는 인도주의적 지원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문제에 정통한 한 외교관은 "이집트가 인도주의적 지원이 가자지구에 진입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 한 외국 국민의 출국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이집트 관리도 WSJ에 "우리는 소수의 외국인이 나가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면서도 "그곳에 갇히게 될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위한 인도주의적 지원은 허용하지 않을 수 없다"고 언급했다.

이집트 언론 매체 역시 이집트 구호 물품이 가자지구로 전달될 수 있는 경우에만 외국인의 국경 통과를 허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관련 회담에 정통한 또 다른 관리는 "어떤 합의가 이뤄지려면 이스라엘은 몇 시간 동안 영토 폭격을 중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알자지라방송은 라파 통행로는 자정부터 오후 5시까지 열렬 것으로 알려졌는데 끝내 열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집트 측은 통행로를 열었지만, 이스라엘 측이 합의 내용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14일(현지시간) 가자지구를 떠나기 위해 이집트와 가자지구를 잇는 유일한 육로 국경인 라파 통행로에 사람들이 모여 있다. 23.10.14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라파 통행로는 가자지구에서 이집트 시나이반도로 들어가는 유일한 육로다. 이집트와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주민들의 이동을 제한해 왔지만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지난 7일 이스라엘을 기습한 이후 인도주의적 목적인 경우에 한해 라파 국경을 개방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봉쇄한 뒤 라파 통행로 인근을 공습했다는 이유로 이집트는 이곳을 무기한 폐쇄했다. 여기엔 가자지구에서 대량으로 난민이 몰려들 수 있다는 이집트 측의 현실적인 판단도 작용했다.

그러나 500~600명의 팔레스타인계 미국인이 가자지구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 정부는 라파 통행로를 재개방하고자 이집트·이스라엘과 물밑 접촉에 나섰고 결국 합의를 끌어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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