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지질혈증, 심근경색·뇌졸중 촉발하는데 40%만 치료

권대익 2023. 10. 15.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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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 최고] 최근 5년 새 2.4배 증가해 150만 명 육박
우리 국민 20세 이상 5명 가운데 2명 정도가 고콜레스테롤혈증 등 이상지질혈증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혈액 속 콜레스테롤 수치가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이상지질혈증 환자가 150만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국민건강보험공단). 이상지질혈증 환자는 2021년 146만7,539명이 발생해 5년 전인 2016년(62만4,345명)보다 2.4배가량 늘었다.

이상지질혈증은 고콜레스테롤혈증, 고지혈증, 고중성지방혈증 등을 포괄하는 질환으로, 동맥경화·심근경색·뇌졸중 등 심뇌혈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그런데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가 최근 공개한 ‘2020 팩트 시트’에 따르면 20세 이상 5명 중 2명이 고콜레스테롤혈증 등 이상지질혈증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정작 치료를 끝까지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환자는 40%에 불과했다.

최덕현 순천향대 부천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이상지질혈증은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심근경색ㆍ뇌졸중 등 심뇌혈관 질환이나 췌장염 등 합병증을 유발하는 ‘방아쇠’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상지질혈증은 초기 단계에서 대부분 뚜렷한 증상이 없으므로 정기적인 혈액검사로 수치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확한 검사를 위해 9~12시간 정도 공복을 유지한 뒤 채혈해야 한다.

성인의 일반적인 적정 지질 기준은 △총콜레스테롤 200㎎/dL 미만 △LDL 콜레스테롤 130㎎/dL 미만 △중성지방 150㎎/dL 미만 △HDL 콜레스테롤 40㎎/dL 이상이다. HDL 콜레스테롤은 60㎎/dL 이상을 권장한다.

최덕현 교수는 “동맥경화 위험도에 따라 정상 지질 수치 기준도 엄격해진다”며 “같은 나이와 체형이더라도 동맥경화 위험 인자인 담배를 피우거나 고혈압이 동반되면 지질 수치를 더 엄격히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이상지질혈증을 유발하는 원인은 다양하다. 고지방 음식이나 액상 과당류 등 가공식품 위주 식생활, 운동 부족 등 생활습관 그리고 유전적 요인이다.

또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있거나, 간ㆍ콩팥에 문제 있거나, 특정 약물을 사용할 때도 이상지질혈증이 생길 수 있다.

이상지질혈증은 잘못된 생활습관을 교정해 적절한 수치를 유지하는 게 우선적인 치료법이다. 적정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식사량을 조절하고, 지나친 지방·당질·콜레스테롤이 함유된 음식과 액상 과당류 포함 가공식품, 알코올 섭취를 삼가야 한다.

짜게 먹는 습관을 개선하고 채소류를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운동은 주 5일 이상 유산소운동과 주 3일 이상의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이상지질혈증 개선에 효과가 있다. 이 같은 생활습관 개선에도 불구하고 이상지질혈증이 좋아지지 않으면 ‘스타틴’을 비롯한 약물 치료를 시행한다.

스타틴은 심혈관 질환 위험도에 따라 LDL 콜레스테롤 목표 수치에 도달할 수 있도록 용량을 조절하는데, 초고위험군은 LDL 콜레스테롤 70㎎/dL 미만으로 조절해야 하며 최대 용량의 스타틴을 우선 사용하게 된다.

만약 복용할 수 있는 최대 용량의 스타틴으로도 LDL 콜레스테롤 70㎎/dL 미만으로 조절하지 못하면 콜레스테롤 흡수를 억제하는 ‘에제티미브(Ezetimibe)’ 복용을 고려할 수 있다.

최 교수는 “이상지질혈증은 동맥경화 같은 합병증이 발생하기 전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어 환자들이 약물 복용 등 치료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며 “그러나 이로 인해 유발될 수 있는 심혈관 질환은 갑자기 사망에 이를 수 있을 만큼 치명적이므로 지질 수치가 높다면 반드시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국가건강검진에서 이상지질혈증 검진 주기는 2018년부터 2년에서 4년으로 조정됐다. 또 성별·연령별 유병률에 따라 남성은 24세부터, 여성은 40세부터 국가건강검진에서 이상지질혈증 검진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최근 5년 새 40세 미만 여성 환자가 크게 늘면서 여성 환자 검진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2016∼2021년 25∼29세 여성 환자는 2.5배로, 30∼34세 3.4배로, 35∼39세 3.1배로 각각 늘었기 때문이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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