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차인 짐도 안 뺐는데”.. 계약 끝났다며 ‘비번’ 바꾼 건물주, 법원 판단은?

[전주MBC 자료사진]

임대 내준 상가의 계약 기간이 만료됐을 경우 건물주는 임차인 동의 없이 상가에 마음대로 들어갈 수 있을까.

법원은 그럴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법 형사2단독 이원재 판사는 계약기간이 만료됐지만 임차인이 계속 점유 중인 자신의 상가에 들어가 출입문 비밀번호를 바꾼 임대인 A(65·여)씨에게 권리행사방해와 건조물침입 등을 적용해  벌금 5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A씨는 지난해 12월 임대차 계약 기간 만료로 임차인 B씨 측이 이삿짐센터에 의뢰해 상가 내부 짐을 빼고 난 뒤 원상회복 문제로 B씨와 다투게 됐습니다.

A씨는 B씨에게 보증금 1000만원을 내주지 않았고 상가 안에는 B씨 짐 일부가 남아 있었습니다.

A씨는 이후 해당 상가에 열린 출입문을 통해 들어가 내부 사진을 찍고 상가 출입문 잠금장치 비밀번호를 임의로 변경해 B씨가 출입할 수 없게 했습니다.

건조물 침입과 권리 행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게 되자, A씨는 당시 B씨로부터 상가를 인도받은 상태였으며 불을 끄고 수도 동파를 방지하기 위해 상가에 들어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임대차 계약 기간이 만료된 사실은 인정하지만 상가 원상회복 문제로 보증금이 반환되지 않은 점, B씨가 A씨에게 상가를 인도하겠다는 명시적 의사를 표시하지 않은 점 등으로 미뤄 당시 상가는 B씨가 점유 중인 상태였다고 봤습니다.

법원은 "임대인 A 씨가 임차인이 점유 중인 건조물에 침입하고 피해자의 권리 행사를 방해한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