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아파”… 가짜 사연으로 병원비 10억원 챙긴 30대女, 징역 4년

부산지법 서부지원. /뉴스1

아이 병원비가 필요하다며 온라인 채팅앱에 가짜 사연을 올리고 이에 속은 피해자들로부터 10억원 이상을 편취한 30대 여성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재판장 이진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21년 6월부터 지난해 12월 사이 채팅 앱에서 알게 된 피해자들에게 아들 병원비나 수술비가 필요하다고 속여 총 10억여 원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21년 10월18일 채팅앱에서 ‘아들 병원비로 300만원을 빌려줄 사람을 찾습니다’라는 내용의 허위 글을 올렸다. A씨는 이 글을 보고 연락해 온 피해자에게 “300만원을 빌려주면 3달 안으로 갚겠다”고 거짓말하는 식으로 총 104차례에 걸쳐 7억3500여 만원을 송금받았다.

또 A씨는 앞서 2021년 6월5일에도 채팅앱을 통해 알게 된 또 다른 피해자에게 ‘아이 수술비가 필요해 200만원을 빌려달라. 나중에 보험금이 나오면 갚겠다’고 거짓말해 총 405만원을 받아냈다. 이런 식으로 A씨는 다수의 피해자로부터 180여 차례에 걸쳐 10억원이 넘는 돈을 편취했다.

하지만 당시 A씨의 아들은 실제로 입원하지 않았다. A씨에게는 수천만원의 채무만 있었을 뿐 수입이 없어 피해자로부터 빌린 돈을 갚을 능력도 없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로부터 거액을 편취하는 등 피고인의 범행 경위, 방법 등에 비춰 죄질이 나쁘다”며 “피해 회복도 대부분 이뤄지지 않았고, 피해자들이 보상받을 수 있다고 볼 만한 사정도 확인되지 않는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