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비뼈사자' 살던 부경동물원, 당국 점검서 70여차례 '문제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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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의 100여차례 점검에서 24차례, 대체로 일지 미작성 등 가벼운 사항을 지적받은 동물원.
점검 결과 특이사항이 없었거나(70건), 동물원 운영이 적정히 이뤄지고 있다고 판단된 경우(4건)와 동물원 문이 닫혀 점검하지 못한 경우(3건)가 77차례였고 '지적사항'이 있는 경우는 24차례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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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청, 올해 2월 ‘특이사항 없음’…불과 4개월 뒤엔 ‘기준 위반’
당국의 100여차례 점검에서 24차례, 대체로 일지 미작성 등 가벼운 사항을 지적받은 동물원. 이곳은 기록만 보면 평범한 동물원 같지만,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야위어 ‘갈비사자’라고까지 불린 사자 ‘바람이’가 살던 경남 김해시 부경동물원이다.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이 환경부 등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관할 지자체는 2019년 8월부터 올해 8월까지 부경동물원을 총 101번 점검했다.
점검 결과 특이사항이 없었거나(70건), 동물원 운영이 적정히 이뤄지고 있다고 판단된 경우(4건)와 동물원 문이 닫혀 점검하지 못한 경우(3건)가 77차례였고 ‘지적사항’이 있는 경우는 24차례에 불과했다. 지적사항을 살펴보면 2020년까지는 소독일지 등 일지를 작성하지 않았거나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 계획이 현행화돼있지 않은 등 비교적 경미한 문제였다.
그러다가 2021년 10월 점검 때 ‘동물원 경영이 악화해 관리가 미흡하다’라는 지적이 나왔고 작년 8월에는 ‘동물 질병·안전을 관리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됐다. 전문인력이 없다는 지적은 여러 차례 반복됐다.
바람이를 비롯해 부경동물원 동물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사는 문제가 공론화된 것은 올해 6월이고 바람이는 7월 구조됐다. 당국 점검 기록을 보면 부경동물원 동물들이 제대로 관리받지 못하는 상황에 부닥칠 수 있음을 당국도 2021년 10월께는 파악했을 것으로 보이는데 여론이 일 때까지 2년 가까이 별다른 조처를 안 했다고도 볼 수 있다. 점검이 단순히 ‘상태만 확인하는 정도’로 이뤄졌다는 의혹도 있다.
지자체가 올해 수의사를 통해 진행한 5차례 부경동물원 동물 건강검진 기록을 보면 1~6월엔 맹수류에 대해 ‘노령으로 야윈 것을 빼고는 정상’이라던가 ‘노령을 고려하면 건강’이라는 등 상태가 양호하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그러나 7월엔 맹수들이 힘이 없고 탈수·탈진 증상을 보이는 것이 진단됐고 검진을 한 수의사는 “사육장 환기가 안 되는 데다가 너무 무더워 탈진과 열사병이 우려된다”라고 지적했다. 검진 결과에 따르면 여름철이 되면 ‘환기도 안 되는 사육장’이 무더울 것이라 예상하기 어렵지 않았을 텐데 ‘노령이고 야윈’ 동물을 그대로 놓아둔 셈이다. 당국의 점검이 당장의 상태만 확인하고 지나가는 식으로 이뤄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자체와 별도로 낙동강유역환경청도 올해 3차례 부경동물원을 점검했다. 환경청은 올해 2월 점검 땐 ‘특이사항이 없다’라고 했다가 불과 넉 달 뒤인 6월에는 사육동물 관리기준을 위반했다며 개선을 명령했다.
최근 환경부는 동물원과 관련해 문제가 불거지면 동물원·수족관 허가제와 동물 생태 특성에 맞는 서식 환경 제공을 규정한 개정 동물원수족관법이 12월 14일 시행되면 괜찮아질 것이라는 설명을 반복해서 내놓고 있다. 그러나 규제가 마련돼도 당국이 관리·감독을 소홀히 하면 언제든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부경동물원이 이에 해당하는 사례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주환 의원은 “열악한 환경에서 사는 동물원 동물들이 있음에도 환경부 등 관리·감독에 책임 있는 기관들이 공론화되기 전까지 ‘늑장대응’과 ‘사안덮기’에 급급했다”라면서 “동물원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한편 전수조사도 실시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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