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열린 왕의 길… 100년만에 되찾은 옛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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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장소이자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 앞이 새로운 모습으로 바뀐다.
조선시대 주요 행사가 있을 때 임금이 백성과 만나던 '역사의 길'이 열리고, 광화문을 나타내는 현판도 검정 바탕에 금빛 글자로 다시 태어난다.
광화문 현판은 글자체, 색상을 놓고 10여년간 논쟁을 이어온 만큼 이번 복원이 논쟁의 종지부가 될지 주목된다.
2010년 제작된 기존 현판은 흰색 바탕에 검은색 글자였지만, 새 현판은 검정 바탕에 동판을 도금한 금빛 글자로 한자 '光化門'(광화문)을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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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15일 오후 5시 광화문 앞 광장에서 기념행사
금빛 활자로 바뀌는 광화문 현판…10년 논쟁 종지부 찍을까?
서울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장소이자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 앞이 새로운 모습으로 바뀐다. 조선시대 주요 행사가 있을 때 임금이 백성과 만나던 '역사의 길'이 열리고, 광화문을 나타내는 현판도 검정 바탕에 금빛 글자로 다시 태어난다.
문화재청은 15일 오후 광화문 앞 광장에서 광화문 월대(越臺·月臺·중요한 건물에 넓게 설치한 대)와 현판 복원을 기념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월대는 경복궁 근정전, 창덕궁 인정전, 종묘 등에서 볼 수 있는 구조물이다. 건물의 위엄을 높이면서 중요한 행사가 열리는 무대로 쓰이기도 했다. 광화문 앞 월대는 임금이 백성을 만나고 외국 사신을 만나는 장소였으나 일제강점기를 거쳐 사라졌다. 문화재청은 "경복궁을 바라보며 진입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복원했다"며 "'빛으로 퍼져나간다'는 광화문의 의미를 함께 느낄 수 있도록 행사를 준비했다"고 전했다.
오후 6시에 시작하는 본행사에선 '광화등'의 불을 켜고 복원한 월대와 새 현판을 공개했다. 광화문과 담장을 잇는 약 130m 구간에는 연결·소통·창조를 주제로 한 미디어 영상이 펼쳐지고, 참석자들이 함께 월대를 걸어 경복궁으로 행진했다.
검은색 바탕에 금빛 글자로 만든 새 현판도 내걸렸다. 문화재청은 새 현판에 대해 "경복궁 중건 당시 사료와 고증 사진 등을 근거로 복원을 진행하면서 경복궁 전체 복원과 맥락을 같이 한다"고 설명했다.
광화문 현판은 글자체, 색상을 놓고 10여년간 논쟁을 이어온 만큼 이번 복원이 논쟁의 종지부가 될지 주목된다. 2010년 제작된 기존 현판은 흰색 바탕에 검은색 글자였지만, 새 현판은 검정 바탕에 동판을 도금한 금빛 글자로 한자 '光化門'(광화문)을 나타낸다. 새 현판의 한문 해서채는 경복궁 중건 당시 훈련대장이자 영건도감 제조(營建都監 提調·조선시대 궁 등의 건축 공사를 관장하던 임시 관서의 직책)를 겸한 임태영이 쓴 것을 그대로 따랐다.
광화문 현판 복원은 우리 문화계 가장 뜨거운 감자 중 하나였다. 문화재청은 2010년 말 현판 복원을 결정했다. 경북궁은 조선의 법궁인 만큼 정문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당시 한글로 써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문화재청은 2012년 12월 문화재 복원이라는 취지에 맞게 고종 중건 당시 모습대로 훈련대장 임태영이 한자로 쓴 글씨를 새기기로 했다.
글자가 정해진 후엔 색상 논쟁이 일었다. 문화재청은 색상도 기존의 흰색 바탕에 검정 글씨로 하겠다는 입장을 보였고 2014년 6월 이를 확정했다. 하지만 2016년 이후 새로운 사료들이 잇따라 알려졌고, 특히 미국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 있는 1893년 무렵의 흑백사진에서 바탕이 흰색이 아니었다는 게 확인되면서 다시 불을 지폈다. 일본 다이이치 은행이 1906년과 1908년에 발행한 화폐, 안중식이 1915년에 그린 그림 '백악춘효'(白岳春曉) 등을 근거로 검정 바탕이 맞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문화재청은 2018년 1월 검정색 바탕에 금박글씨로 바꾸기로 했고, 금박을 확인하기 위해 중앙대 산학협력단과 함께 촬영 시험까지 했다.
이후 2018년 말엔 궁궐 조성 과정을 상세히 적은 기록물인 '영건일기'에서 '묵질금자'(墨質金字)라는 문구가 발견됐다. 이를 근거로 나무판에 글자를 새기고 글자와 같은 형태의 동판을 덧대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날 경복궁 일대와 광화문 광장에서는 주요 궁을 활용한 문화 관람 행사인 '궁중문화축전' 등 다양한 공연, 전시, 체험 행사가 진행됐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경복궁의 복원 정비 사업을 지속해서 추진해 경복궁의 역사성을 회복하고 세계적인 K-관광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철·장우진기자 hc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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