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빈치 코드'등 베스트셀러들의 출판인 스티븐 루빈(81) 타계
랜덤하우스에서 25년..더블데이, 사이먼&슈스터거쳐
NYT기자로 출범 출판계 투신..음악평론 연구소도 운영
[서울=뉴시스] 차미례 기자 = 미국 출판계의 대부 출판인으로 수 십년간 '다빈치 코드' (댄 브라운작)를 비롯한 숱한 베스트 셀러와 존 그리셤 등 작가들을 발굴해 정상에 올려놓았던 스티븐 루빈이 13일 숨을 거두었다고 그의 조카 데이비드 로터가 발표했다. 향년 81세.
AP통신은 루빈이 "갑작스럽고 짧은 병환"을 앓은 뒤 맨해튼의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출판계의 거물인 루빈은 강력하고 다채로운 경력과 예리한 안목,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출판계를 거의 지배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굵은 뿔테 안경과 단정한 수트 차림의 모습, 문화계와 정계 등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 수 많은 친구와 동료들의 중심에 있던 모습을 빼고는 미국 출판계를 상상할 수 없을 정도였다.
재클린 케네디에서 비벌리 실스 등 저명인사들이 참석한 그의 널찍한 웨스트 사이드 아파트의 파티들은 미국 사회에 온갖 화제를 제공했고 고전음악 등 음악에도 해박한 지식과 취미를 갖고 있어 장르 구별없이 많은 친분관계를 과시하기도 했다.
그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다빈치 코드’를 출판한 랜덤하우스의 편집인이자 부회장으로 25년간 근무한 뒤 2009년 10월 랜덤하우스를 떠났다. .
다빈치코드의 저자인 댄 브라운을 비롯해 존 그리셤, 팻 콘로이 등의 유명 작가들과 함께 일해온 루빈은 수많은 베스트 셀러를 출판한 편집인이어서 랜덤하우스는 루빈에게 계속 랜덤하우스에 남아줄 것을 부탁했지만 호불호가 분명하고 고집이 센 루빈은 마음을 바꾸지 않았다고 한다.
하퍼콜린스 출판사의 전 CEO이며 절친이었던 제인 프리드먼은 AP기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그는 어느 장소든 들어서면 곧 그 공간을 가득 채울 정도로 존재감이 대단했다"고 회고 했다.
뉴욕타임스 기자 출신의 루빈은 1980년대에 출판계에 뛰어들어 한 때 케네디도 에디터로 일했던 더블데이 출판사의 최고 경영자 자리에 올랐고 헨리 홀트 앤 컴퍼니에서도 일했다.
가장 최근까지도 사이먼 앤드 슈스터사의 편집고문직을 맡았었다.
루빈의 출판 안목은 엄청나게 뛰어나서 빌 오라일리의 밀리언셀러 '킬링' 시리즈에서부터 마틴 듀가드 로라 에스퀴벨의 작품들, 미치 앨봄의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들" , 힐러리 맨텔의 "시신 건지기",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인기가 출판계는 물론 전국적으로 바닥을 쳤던 시기에 출간한 회고록 '결정의 순간들'에 이르기까지 숱한 베스트 셀러를 만들어냈다.
1990년대에 그는 더블데이 출판사에서 무명의 추리작가인 존 그리셤을 발굴해 그의 "로펌" ( The Firm)을 역대급 베스트 셀러로 만들어냈다. ( 한국에서는 "야망의 함정" "그래서 그들은 바다로 갔다"등 엉뚱한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그 때 이후 미국에서는 출판과 영화에서 그리셤은 법정 드라마와 동의어로 명성을 날리기 시작했고 루빈과 그리셤과의 우정은 평생 지속되었다.
루빈은 그리셤의 잘생긴 외모를 이용해 파격적인 광고와 홍보를 진행했고 당시에 사진기자와의 인터뷰에 면도를 하지 않고등장한 그리셤은 당대의 반항아로 엄청난 각광을 받았다.
그리고 10년 뒤 루빈은 당시 이름이 미미했던 댄 브라운을 더블데이에서 발굴해 유럽을 무대로 한 종교와 예술을 포함한 스릴러물로 크게 히트시켰다.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는 그의 거침없는 홍보작전과 수 천부를 미리 서적상계와 판매업계에 뿌리는 등 아낌 없는 판촉활동으로 무려 7000만권이 팔려나갔다.
일부 비평가들과 작가들은 그 작품을 무시하거나 폄훼했고 종교계일부에서는 신성모독이라며 항의했지만, 루빈은 그것도 홍보에 이용해서 폭발적 반응을 얻어냈다.
그 책의 성공으로 댄 브라운은 앞서 출간했던 "천사와 악마" " 디지털 포트리스"까지 베스트 셀러에 오르는 등 큰 인기를 얻었다.
2018년 루빈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중에 베테랑기자인 마이클 울프가 쓴 "화염과 분노"를 출간해 미국 행정부의 혼란상을 해부하는 베스트셀러를 만들어 냈다.
트럼프는 격분해서 이 책의 출판금지 제소를 하겠다고 위협하고 저자인 울프와 대화를 했다는 이유로 자기 대변인 스티브 배넌을 해고 해 판매량에 불을 붙였다.
루빈은 이 책을 자기 평생 경력 중 "가장 미친 경험" 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 매거진 등의 기자로 유명 예술인의 인터뷰 기사를 잘 썼던 루빈은 밴탐 북스란 페이퍼백 출판사로 자리를 옮겨 6년을 근무한 뒤 더블데이로 옮겨갔다.
음악에도 조예가 깊었던 루빈은 2010년 타계한 아내 신시아와 함께 '루빈 음악평론 연구소'를 샌프란시스코 콘서버토리에 창설, 운영했으며 거기에 깊은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출판에 대한 애정이 가장 컸으며 자신의 회고록에도 " 내가 사망하면 기사 제목은 '다빈치 코드의 출판인 타계'로 나가게 될 것"이라고 썼다. 그리고 그렇게 되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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