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실서 일하는도중 뇌출혈 사망...법원 '산재 불인정'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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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실에서 8년간 근무한 50대 남성이 근무 중 뇌출혈로 쓰러져 사망한 가운데, 산재를 인정할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5일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재판장 이정희)는 조리사 A 씨의 유족들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유족 패소 취지로 판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은 A 씨의 업무와 사망원인 간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판정 결과 등에 따라 유족급여를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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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과도한 비만·흡연·음주 등 뇌출혈 위험인자 가져"
"동종 근로자들과 비교해 부담 과중했다는 증거 없어"
법원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2012년부터 강남구의 한 예식장 조리실에서 고정주간근무를 시작했으며, 평일엔 오전 7시 30분부터 4시까지, 주말엔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 20분까지 일했다. 주 5일 근무에 따라 매주 2일간의 주휴일과 1시간의 중식 시간이 주어졌다.
A 씨는 2020년 7월 오후 1시 근무 중에 예식장 화장실에서 뇌출혈로 쓰러진 채 발견됐고, 병원으로 급히 옮겨졌지만 사망했다. 유족은 A 씨가 업무상 재해를 입었다는 이유로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청구했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은 A 씨의 업무와 사망원인 간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판정 결과 등에 따라 유족급여를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불복한 유족은 공단의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유족은 A 씨가 △업무 자체로 강한 압박을 받은 점 △1000도가 넘는 고온의 주방과 식자재가 있는 냉동창고를 오가며 급격한 온도 변화를 겪은 점 △회사 측의 권유로 휴일에도 학원에 다니며 기능장 시험준비를 하는 등 과로와 육체적·정신적 스트레스 때문에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근로복지공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원고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A 씨의 사망을 유발할 정도의 급격한 업무환경 변화, 단기간 동안 뇌심혈관의 정상적 기능에 뚜렷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도의 육체적·정신적 부담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주방 내 온도와 외부온도 사이에 일정한 차이는 있었을 것으로 보이나 주방이 위와 같은 고온(1000도 이상)에 일반적으로 노출되는 환경이었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업장 측에서 A 씨에게 조리 기능장 시험 준비에 도움을 준 것은 개인의 자기계발을 지원하는 측면이 더 많아 보이고 업무상 일부라고 볼만한 내용을 확인하기 어렵다”며 “A 씨의 업무가 동종 업계 근로자들의 통상적인 업무 내용과 비교해 육체적·정신적 부담이 객관적으로 과중했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도 없다”고 짚었다.
재판부는 또 “과거 건강검진결과를 보면 A 씨는 혈압, 당뇨병, 비만, 이상지질혈증 등 뇌출혈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었고, 흡연력이 30년에 이르고, 1달에 1번 음주할 때 소주 4병 이상을 마시는 음주습관 등 사망에 이르기까지 적절한 건강관리를 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법원 감정의 의견이 공단 판단에 부합하고, 원고 측 자료만으로는 이러한 의학적 견해를 뒤집을 뚜렷한 사정이 없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이배운 (edu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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