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오승환 400세이브 금자탑에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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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삼성)의 KBO리그 유일 400세이브 등정은 그 자체만으로도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다.
다시 말하면, 삼성은 오승환의 후계자를 육성하지 못한 채 줄곧 그에게 마무리를 맡겼던 것이다.
오승환의 400세이브는 분명 반가운 기록이지만, 그렇게 기록을 쌓을 수밖에 없었던 삼성이 그 속내까지 잊어서는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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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김현희 기자) 오승환(삼성)의 KBO리그 유일 400세이브 등정은 그 자체만으로도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다.
올해 41세임에도 불구하고 오승환은 여전히 마무리 투수로서 뒷문을 지키고 있다. 구위 자체는 전성기였던 2006 WBC에 비하면 다소 아쉽지만, 올해 벌써 30세이브 고지를 정복하여 리그 3위에 랭크됐다. 명실상부 KBO리그의 마리아노 리베라(前 뉴욕 양키스)로 불릴 만하다.
다만, 오승환이 400세이브를 기록할 수밖에 없었던 삼성의 내부 사정은 냉정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
만약에 오승환이 400세이브를 끝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한다면, 삼성은 발등의 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오승환을 대신할 만 한 마무리 투수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트레이드를 통하여 구원 투수를 데려와 실험해 보기도 했고, 내부에서 적임자를 찾으려고 노력도 했지만, 모두 헛일이었다. 다시 말하면, 삼성은 오승환의 후계자를 육성하지 못한 채 줄곧 그에게 마무리를 맡겼던 것이다. 구위와 배짱을 동시에 갖춘 이가 그만큼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오승환이 해외로 진출했던 2014~19 시즌에는 어떻게 했을까? 당시에는 오승환의 해외 진출과 함께 임창용이 미국에서 복귀하면서 2014~15 시즌 마무리를 맡았으며, 그 중 2014년은 통합 우승까지 일궈냈다. 하지만, 이것이 삼성의 한국시리즈 최근 우승이기도 했다. 이후에는 심창민, 장필준에 우규민까지 써 보았지만, 오승환 복귀 이전까지 3년 이상 꾸준히 마무리를 지켜 준 이는 없었다. 삼성으로서는 오승환이 은퇴를 선언해도 고민, 안 해도 고민인 상황을 자초한 셈이다.
그렇다고 해서 삼성이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좌완 이승현과 우완 이승현을 시험해 보기도 했고, 마무리 경험이 있는 김태훈을 믿어보기도 했다. 다만, 이들 모두 오승환을 완벽하게 대체하기에는 부족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계속 마무리 보직을 손에서 놓지 못했던 오승환은 많은 부침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400세이브를 기록한 셈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2~3년간 신인지명을 통하여 좋은 인재들을 영입했다는 사실이다. 올해 입단한 육선엽을 포함하여 묵직한 볼이 장점인 이호성 등이 그 주인공이다. 다만, 이들이 성장할 시간을 벌어줘야 한다는 과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오승환의 400세이브는 분명 반가운 기록이지만, 그렇게 기록을 쌓을 수밖에 없었던 삼성이 그 속내까지 잊어서는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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