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결국 지구를 구할까? 2023 친환경 대전 가보니 [지구용]

박윤선 기자 2023. 10. 15.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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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지구용
[서울경제]

요즘 친환경 주제의 박람회 정말 많죠. 환경 기술, 비거니즘 등등. 하지만 ESG를 주제로 한 박람회는 딱 하나 뿐이에요. 바로 환경부가 주최하고 환경산업기술원이 주관하는 '대한민국 ESG 친환경 대전(이하 친환경 대전)'.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서울 코엑스 A홀에서 2023 대한민국 ESG 친환경 대전이 열렸어요. 일반 친환경 박람회나 비건 페어와 많이 다를까요? 어떤 새로운 친환경 기술들이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었을가요. 지금부터 지구용이 낱낱이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중장비가 왜 코엑스에...? 기업, 사업자를 위한 행사
2023 친환경 대전에 전시된 100% 전기 중장비. /사진=지구용

친환경 대전 행사장에 도착해서 처음으로 느낀 인상은 '와... 스케일 크다!'였어요. 부스 숫자는 그렇게 많지 않았지만 대부분 대형 부스였고, 환경부 산하의 공공기관이나 친환경 인증기관, LG전자 같은 대기업 부스도 눈에 띄더라고요. 각 부스의 주요 타깃은 ESG 경영에 대해 관심이 많은 기업이나 개인 사업자 등이었어요. 그래서 위와 같은 중장비(세계 최초의 100% 전기 중장비라고), 투명 페트병만 귀신같이 집어내는 쓰레기 분류기, 세제를 소분해 판매할 수 있는 자판기나 다회용컵 대여·수거기 같은 몸집 큰 기기들을 내놓은 부스가 많더라고요. 스타트업이나 소규모 자영업자 부스가 많고 일반 소비자가 즐길 거리가 많은 다른 친환경, 비건 박람회와는 확실히 다른 분위기였어요. 물론 큰 기업에게만 유용한 행사는 아니에요. 동네에 공간을 운영하고 계신 용사님이나 친환경적인 창업을 고민하는 용사님이라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었어요.

플라스틱이 뭐에요? 종이·나무로 가득했던 현장!
다양한 종이, 나무 제품들. /사진=지구용

또한 이번 행사에서 눈에 띄었던 점은 '나무'의 활약이었어요. 플라스틱을 종이나 목재로 대체한 부스가 정말 많이 보이더라고요. 위 사진 4컷 중 윗줄의 두 장은 한솔제지 부스에서 본 제품들인데요. 첫 번째 사진 속 제품들은 비닐 포장 같지만 모두 종이로 만들어졌어요. 코팅도 생분해 소재를 사용했다고. 상단 오른쪽 사진 속 종이 트레이는 배달 용기에요. 떡볶이 포장 같은 거 하면 저런 모양의 플라스틱 통에 음식을 담아 비닐로 실링해서 주잖아요? 그 실링기에 사용할 수 있는 종이 용기에요. 외식업체들에서 현재 사용 중인 실링기를 그대로 쓸 수 있기 때문에 빠르게 상용화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가 되더라고요. 참고로 종이 용기 내부에는 비닐이 한 겹 코팅돼 있는데 이걸 떼서 나머지는 종이로 분리배출하면 된다고.

아랫줄 왼쪽 사진은 참 귀엽죠? 아이들이 조립하며 놀 수 있는 종이 완구로 Play31이라는 업체의 제품이에요. 어른 용품도 그렇지만 아이들 장난감은 정말 대부분이 플라스틱이잖아요. 그걸 종이나 재사용 플라스틱으로 대체하자는 취지의 부스들도 꽤 있더라고요. 마지막 사진은 대중들에게 아주 익숙한 와사비와 겨자인데요. 뚜껑이 나무로 만들어져있어요. 어라운드블루라는 업체의 부스였는데 폐목재 등을 활용해 화장품 용기도 만들고, 캡슐커피나 와사비 뚜껑까지(!) 다양한 걸 만들고 있더군요. 나무를 깎아서 만드는 게 아니라 가루가 된 목재를 틀로 찍어서 만들기 때문에 목재 낭비도 적을 듯 했어요.

이 외에도 친환경 대전과 같은 박람회 부스를 종이로 대체할 수 있도록 디자인 해주는 공공디자인이즘, 지구용에서도 소개했던 종이 가구 업체 페이퍼팝(종이 소파까지 나왔더군요! 아래 사진 참조), 종이로 분리수거가 가능한 친환경 보냉 박스와 100% 종이테이프 등 그야말로 '종이'의 향연이었어요.

모든 플라스틱이 종이로 바뀐다고 해도
종이 가구 업체 페이퍼팝의 종이 소파와 책장, 테이블. /사진=지구용

박람회를 둘러보고 나서 머릿속의 의문 하나가 지워지지 않더라고요. '플라스틱을 종이로 바꾸면 다 괜찮아지는 것일까?'하는 질문이었어요. 제지 업체들은 제지 산업이 환경 파괴의 주범이라는 건 과도하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종이의 원료인 펄프는 산림을 마구잡이로 벌채해서 만드는 것이 아니고 정해진 조림지에서 키운 나무로만 제조해야해요. 또한 국내외 제지회사들은 벌목하는 것 이상의 나무를 조림지에 심고 있다는 것. 그들의 주장처럼 제지 산업이 억울한 측면도 분명 있어요. 하지만 플라스틱을 종이로 대체하는 것보다 더 나은 방법이 있다는 걸 우린 알고 있죠. 바로 일회용품 사용을 최소화하고 다회용품을 쓰는 거에요. 환경에 덜 유해한 신소재, 종이 제품에 대한 이야기에 빠져 일회용품 절감이라는 중요한 사실이 잊혀지지 않기를 바라며 친환경 대전 후기를 마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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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선 기자 sepys@sedaily.com팀지구용 기자 use4u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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