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가격 ‘못난이 과일’ 귀하신 몸
저렴한 가격 소비자들 눈길... 농가와 상생 ‘일석이조’ 구매
“못난이 과일은 농업인은 제값 받아 판매하고, 소비자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으니 서로에게 ‘윈윈’이죠.”
최근 식료품비·외식비·기름값 등 고물가가 행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른바 ‘못난이’ 농산물이 농가와 소비자들 모두에게 인기를 얻으며 ‘일석이조’의 효과를 내고 있다.
14일 오전 수원특례시 영통구의 롯데마트 과일코너. ‘다소 작거나 흠집이 있지만 맛과 영양은 그대로’라는 홍보 문구 아래로 ‘상생 사과’가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사과는 크기도 모양도 제각각이었지만 당도 선별 표시가 품질을 보장했다. 자녀와 시식 코너에서 과일을 맛본 이선영씨(33)는 “'농가에도 도움된다'는 ‘상생소비’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며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차이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추석 시즌 때 제수용품에 오르지 못했던 ‘상생과일’, ‘상생채소’라는 이름의 농산물 30여종을 저렴하게 판매 중이다. 롯데마트는 지난 2016년부터 ‘상생’ 농산물 상품을 판매했는데, 지난 1~21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못난이 농산물’은 맛과 품질은 그대로지만 상품가치가 떨어지는 과일, 채소 등을 일컫는다. 비록 규격에 못 미치는 B급 상품으로 분류되지만 일반가보다 20~30% 저렴한 가격대라 고물가 기조가 계속되는 최근 특히 주목도가 높아진 것이다. 유통업계에선 일회성 기획에 그치지 않고 판매를 더 늘리고 있다.
농협경제지주는 지난 6월 우박으로 피해를 본 농가의 요청에 농협하나로유통과 함께 일명 ‘우박 맞은 살구’ 기획전을 펼치기도 했다. 농협에 따르면 당시 충주의 한 농협에서 우박피해를 입은 살구의 판매 요청이 있었고, 이후 수원과 성남 등 수도권 농협농산물유통센터에서 이틀간 열린 기획전은 일반가보다 약 절반 가격에 판매가 이뤄지며 약 5t에 해당하는 출하량이 완판되는 등 소비자에게 큰 인기를 누렸다.
농협 관계자는 “당시 고객들이 일부러 찾아오실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며 “어려움 겪은 농가에 도움이 되는 것뿐만 아니라 마트 입장에선 홍보거리도 돼 ‘윈윈’이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인기에 못난이 농산물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업체도 등장했다. 못난이 농산물 직거래 플랫폼 ‘못난이마켓’은 앱 출시 7개월 만에 다운로드 6만건을 넘기며 지난 1월 문을 연 이후 월 매출이 8배로 증가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못난이 사과’는 없어서 못 팔 정도”라며 “농업인은 제값 받고 판로가 해소되고, 소비자는 할인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어 장바구니 물가를 덜 수 있어 고물가 시기에 인기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나경 기자 greennforest21@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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