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과 N-S극?' 아흐메드 점유율 55.2%, 도로공사는 주전세터 부상 속 '흔들'

권수연 기자 2023. 10. 15.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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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아흐메드(좌)-한국도로공사 배유나 [사진=KOVO, MHN스포츠 박태성 기자]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지난 시즌 봄배구를 좌지우지했던 네 팀이 올해 개막전에서는 다소 맥없이 지고, 또 당연하다는 듯이 이겼다.

"한국에서는 한국의 태양이 떠야한다"고 말했던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무득세트로 등을 돌렸다. 마찬가지로 한국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은 의도하지 않은(?) 세대교체 속에서 다소 암울한 첫 발자국을 뗐다. 

14일, 인천 계양체육관과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2023-24시즌 도드람 V-리그 남녀부 경기가 각각 개막전으로 새 시즌의 막을 올렸다. 인천에서는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대결이 열렸고, 김천에서는 도로공사와 흥국생명이 맞붙었다. 대한항공은 현대캐피탈을, 흥국생명은 도로공사를 세트스코어 3-0으로 각각 돌려세웠다. 

직전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각자 트로피를 두고 자웅을 겨루던 네 팀이었다. 그러나 개막전은 그에 걸맞는 접전 양상은 아니었다. 

특히 이 날은 국내 프로배구 사상 처음으로 도입된 아시아쿼터 선수들의 베일이 벗겨지는 날이기도 했다. 외인 사령탑들은 아시아쿼터 선수를 첫 날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마크 에스페호(대한항공)도, 레이나 토코쿠(흥국생명)도 이 날은 웜업존에서 시작했다.

대한항공은 주포인 링컨이 이번에도 19득점으로 맹활약한 가운데, 다양한 공격수를 활용하려 하는 모습이 보였다. 김규민, 조재영, 정한용이 번갈아가며 클러치 상황에 득점을 끌어냈다. 임동혁도 중간중간 링컨의 체력 안배로 교체되며 본인의 역할을 하고 나왔다. 정지석이 부상으로 결장했지만 승리에는 별 문제가 없었다. 

득점 후 기뻐하는 대한항공, KOVO
현대캐피탈 아흐메드가 공격을 시도한다, KOVO
현대캐피탈 허수봉, KOVO

초점은 대한항공이 경기를 얼마나 잘했느냐가 아니다. 현대캐피탈은 이현승의 공이 대부분 아흐메드를 향했다. 아흐메드는 이번 경기 무려 30득점을 올렸고, 평균 공격점유율은 55.2%에 달했다. 아흐메드가 받아내고 아흐메드가 다시 때리는 웃을 수 없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아흐메드는 상대 블로킹에 대고 치다가 막혀 떨어지는 모습을 꾸준히 보였다. 간혹 아흐메드가 뚫리지 않을 때는 허수봉에게 공이 향했지만 점유율은 14%에 그쳤다. 더불어 허수봉은 이 날 미들블로커로 출전했다. 

이 가운데 첫 선발로 나선 페이창은 아시아쿼터 선수로 시즌 첫 득점을 올리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높은 신장(203cm)을 활용한 타점은 인상적이었으나 팀 패배에 빛이 바랬다. 김선호는 중간중간 리시브가 흔들리는 가운데 공격 성공률도 25% 선으로 다소 떨어졌다. 현대캐피탈의 아흐메드 의존이 다음 경기에도 지속될지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한국도로공사 배유나-박은지가 흥국생명 김연경의 공격을 블로킹 시도한다, KOVO
득점 후 기뻐하는 한국도로공사, KOVO

도로공사 역시 주전세터인 이윤정이 무릎부상으로 전치 2~4주 가량의 진단을 받은 가운데, 정관장에서 건너온 이적생 신인 박은지가 선발로 나섰다. 박은지는 이 날 초반에는 좋은 서브구질을 선보이는 등 활약했지만 호흡이 익숙치 않아 토스를 밀어주는 완력 조절에 기복을 보였다. 다만 경험이 많지 않고, 이윤정의 부상이라는 변수가 생겨 급하게 투입되었으므로 향후를 속단하기 어렵다. 

도로공사는 정대영(GS칼텍스)과 박정아(페퍼저축은행), 두 주축선수가 이탈하며 블로킹 효율에 일부 제동이 생겼다. 페퍼저축은행에서 건너온 최가은과 배유나가 버텨야하는 상황이다. 노련한 배유나지만 기존 호흡을 맞췄던 박정아, 정대영이 아닌 최가은과 함께 중원을 끌기에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새로운 외인 부키리치는 이 날 공격성공률 30%에 12득점에 그쳤고, 아시아쿼터 선수인 타나차 쑥솟도 뒤로 갈수록 애를 먹었다. 변수가 생긴만큼 적응이 조금 더 필요해보인다.

흥국생명 김수지, KOVO

반면, 전 시즌 중원에서 다소 애먹었던 흥국생명은 김수지를 영입하며 블로킹에 안정감이 생겼다. 전위 사이드에서 옐레나와 김수지가 같이 뜨니 상대가 뚫을 틈이 없어졌다. 또 김해란이 부상으로 인해 결장했지만 도수빈의 수비가 매우 준수했다. 이 가운데 김연경, 옐레나가 각각 16득점과 20득점으로 각자 자기 몫을 해냈다. 다만 이원정과 김다솔의 토스가 중간중간 내려앉거나 힘없이 뜨는 느낌이 간혹 있었다. 

남녀부 모두 아직 첫 경기일 뿐이다. 공은 둥그니 같은 흐름이 시즌 끝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직전 시즌에도 초반 약체로 꼽혔던 도로공사가 기적의 우승을 일궈냈고, 리빌딩으로 두 시즌(20-21: 6위, 21-22: 7위) 하위였던 현대캐피탈이 챔프전까지 올라왔듯 예상 외 결과가 생길 가능성도 충분하다.

한편, 2023-24시즌 도드람 V-리그는 총 6라운드로 치러지며 포스트시즌은 2024년 3월 20일부터 개최된다. 마지막 경기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이 5차전까지 열리면 이듬해 4월 6일에 리그 일정이 모두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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