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건강 365]빨라지는 사춘기, 우리 아이 성조숙 예방하려면?
[함소아한의원 조백건 원장] 성조숙은 이제 낯설지 않은 질병이 되었다. 요즘 여자 아이를 둔 엄마들은 아이가 만 9세 이전에 호르몬검사를 받게 하는 경우가 흔하다. 또한 성장기 아이들 중에 성호르몬 억제제 치료를 받고 있는 아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성조숙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제시되어 있지만 명확한 한가지 원인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사춘기의 시기는 크게 유전 요인과 환경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사춘기 시작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유전 요인이 70 ~ 80% 정도 차지하며, 유전 요인의 역할은 선진국일수록 크다. 환경 요인으로 영양상태, 환경호르몬, 자궁 내 상태, 가정환경과 스트레스 등을 들 수 있다. 또한 COVID-19 이후에 성조숙증 환자가 더 증가했다는 보고들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 성조숙증 환자들은 모두 키가 작을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성조숙은 저신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사춘기의 발현이 빠른 것을 말하는 것이므로, 키가 크게 자라던 아이가 빨리 사춘기가 온다고 작은 키가 되는 것은 아니다. 가슴은 빨리 나왔지만 초경시기는 친구들과 비슷하게 느린 진행, 즉 서서히 진행하는 성조숙증도 있다. 다만 사춘기 시작 연령이 어리고 치료 시작 시 사춘기가 많이 진행이 되고 진행속도가 급진적일수록, 치료를 받지 않으면 최종 성인의 키가 작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부모들이 가장 많이 질문하고 걱정하는 것 중 하나가 성조숙이 생기면 또래보다 빠른 신체발달(가슴발달) 때문에 아이들이 고민을 많이 하고, 고독감, 우울함, 과격함 등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현재까지는 빠른 사춘기가 아동들의 심리사회적 발달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지, 사춘기를 늦추는 것이 심리사회적 발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지는 알 수가 없고 정확한 보고 또한 없다.
보통은 부모가 작은 편이면 우리 아이가 작아서 불안해하고, 우리 아이가 너무 크면 혹시 빨리 크다가 멈추는 것이 아닐까 고민한다. 반대로 부모 키가 클 경우, 아이가 작으면 ‘나중에 클 거야’, 또는 빨리 크면 ‘우리 따라 크는 거지’ 하면서 안심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치료의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성조숙이 많아지고 사춘기가 빨라지는 시기에 가정에서는 어떻게 미리 예방하고 관리해야 할까. 첫째, 아이가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후(만 6-8세)에 뼈 나이를 측정해 보는 것이 좋다. 우리 아이의 현재 만 나이와 뼈 나이를 비교하여 사춘기가 친구들보다 빠른 아이인지, 아니면 현재 상태(현재 키 등수)로 계속 클 아이인지, 뼈 나이가 어려서 천천히 늦게까지 클 아이인지를 일차적으로 확인해볼 수 있다. 뼈 나이를 알게 되면 예상 키를 계산할 수 있으며, 성조숙이 될 가능성이 높은 아이들은 미리 예측해 볼 수 있다.
둘째, 출생 체중이 정상보다 적었던 소아에서 빠른 체중증가를 보인 경우에 사춘기 조숙이 올 수 있으니 아이가 여기에 해당되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또한 정상 체중으로 출생한 만삭아 중에도 생후 첫 3년간의 체지방 증가속도가 빨랐고 체질량 지수 상승이 가파르게 97백분위수 이상으로 자란 경우에 사춘기 조숙증이 올 확률이 높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런 경우에는 미리 검사도 받아보고 신체적인 변화가 생기는지도 잘 관찰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는 가장 중요한 비만 관리다. COVID-19 이후에 더 많은 성조숙 환자의 증가는 비만에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비만아에서 증가된 렙틴이 시상하부에 직접 작용하여 GnRH의 파동성 분비를 자극할 수 있고, 뇌하수체 및 성선에서 성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비만 여아의 초경 시작 나이가 정상체중인 여아보다 빠르고, 영양결핍이나 신경성 식욕부진 여아는 초경 시작이 늦는 편이다.
마지막으로 규칙적인 식사, 충분한 수면시간과 숙면, 스트레스의 최소화를 통해 성장 관리에 힘써야 한다. 심리적으로 힘들게 지내는 소아, 충분하지 않은 불규칙한 식사, 숙면이 어렵거나 수면시간이 짧은 경우 혹은 가정 내 폭력 등 스트레스가 많은 가정환경에서 자랄 경우 사춘기 조숙증이 올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외에 TV시청과 스마트폰의 과다사용 역시 신체활동을 저하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늦은 시간까지 깨어 있으면 체내 멜라토닌 분비 감소로 성조숙증을 일으킬 수 있다. TV와 스마트폰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도 체내 멜라토닌 분비를 감소시켜 성조숙증을 유발시키는 역할을 하므로 적절한 시청 관리가 필요하다.
이순용 (sy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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