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스카이라이프 방송에서 현대홈쇼핑 빠질까

심지혜 기자 2023. 10. 15.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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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출수수료 협상 갈등…현대, 이달 20일 송출중단 입장 강경
KT스카이라이프 "가이드라인 안 지키고 일방적으로 결정"
현대홈쇼핑 "가이드라인 준수"
[서울=뉴시스] 현대홈쇼핑은 18일 방송 화면에 "현대홈쇼핑은 KT스카이라이프의 '프로그램 송출 계약'이 종료됨에 따라 2023년 10월20일부터 KT스카이라이프 전 권역의 유료방송 서비스에서 라이브 방송이 송출 중단될 예정"이라고 안내했다. (사진=현대홈쇼핑 방송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심지혜 기자 = KT스카이라이프와 현대홈쇼핑간 송출수수료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적정 수준을 두고 서로 입장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대치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일주일 뒤부터는 KT스카이라이프에선 현대홈쇼핑을 볼 수 없게 된다.

14일 유료방송업계에 따르면 현대홈쇼핑은 지난달 오는 20일부터 KT스카이라이프에서 채널 송출을 중단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는 KT스카이라이프뿐 아니라 IPTV, 케이블TV에서도 공지했다.

"채널 뺀다"…홈쇼핑 블랙아웃 위기

영업수익 악화되는 홈쇼핑 VS 송출수수료 의존하는 유료방송

[서울=뉴시스] 홈쇼핑이 송출수수료로 케이블TV와 갈등을 빚고 있다. (사진=케이블TV 협회) *재판매 및 DB 금지
중단 이유는 송출수수료다. 홈쇼핑은 유료방송 채널에 수수료를 내고 입점한다. 양측이 아직 협상 중이지만 현대홈쇼핑이 강경하게 나선 것이다. 앞서 LG헬로비전을 상대로도 송출을 중단하겠다고 나섰지만, 큰 틀에서 합의를 이루면서 극단적 상황으로 치닫지 않았다. 실제 송출중단이 이뤄진다면 협상 결렬로 발생하는 초유의 사태가 된다.

현대홈쇼핑과 KT스카이라이프의 협상은 진전이 없다. 현대홈쇼핑은 송출 수수료 가격을 인하해 줄 것과 채널 번호(현재 6번)를 티커머스 뒷순위 번호에 배치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KT스카이라이프는 협상을 위해 송출수수료의 근거가 될 데이터를 우선 제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3월 발표한 홈쇼핑 방송채널 사용계약 가이드라인에 맞춰 데이터를 제공해야 하는데, 현대홈쇼핑은 일방적으로 주장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 가이드라인에서는 ▲홈쇼핑 방송을 통해 판매된 방송상품 판매총액의 증감 ▲유료방송 가입자 수 증감 ▲모바일·인터넷에서 판매된 방송상품 판매총액 ▲시청데이터 등을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일각에선 홈쇼핑이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는 이유로 모바일 매출이 거론된다. 모바일 매출이 반영되면 홈쇼핑의 매출액 대비 송출수수료 비중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이유다.

이뿐 아니라 가이드라인에 담긴 '송출중단 통보' 시점을 두고서도 양측 시각이 엇갈린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협의 기간은 계약종료일로부터 최장 8개월(기본협의 5개월+추가협의 3개월)이다. 의무적으로 협상을 해야 하는 기본협상 기간은 8월 15일까지였다. 이 전에 송출중단을 통보하면 ‘정당한 사유 없이 진행 중인 협의를 중단하는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

과기정통부는 2020년부터 유료방송사와 홈쇼핑사 재허가·재승인 시 가이드라인 준수의무를 조건으로 부과해 오고 있다. 홈쇼핑 재승인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근거가 된다.

KT스카이라이프는 현대홈쇼핑이 의무 협상 기간에 일방적으로 송출중단을 통보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반면 현대홈쇼핑은 의무 기간 이후 추가협의 기간에 통보했다고 반박한다. 지난달 전체 공지를 한 것은 방송 중단 예정일 1개월 전부터 홈페이지 등을 통해 시청자에게 알려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을 준수했다"며 "협상이 진전되지 않아 송출중단 의사를 전한 것"이라고 말했다.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정부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며 협상해야 하는데 일방적 통보를 받았다"며 "근거 없이 일방적으로 내리게 되면 회사가 배임이 될 수도 있는 만큼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맞섰다.




사실 홈쇼핑과 유료방송간의 송출수수료 갈등은 해묵은 문제다. 최근 롯데홈쇼핑도 송출수수료 문제로 딜라이브에 송출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CJ온스타일도 LG헬로비전과 갈등을 겪었다.

홈쇼핑 사업자들은 오픈마켓 등으로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은 가운데 가운 송출 수수료 부담은 매년 늘어났다고 주장한다. 올해 상반기 홈쇼핑 4개사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0%나 감소했다. 지난해 홈쇼핑 사업자들이 낸 송출수수료 규모는 1조9065억원으로 2018년(1조4304억원)과 대비 33.3% 증가했다.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방송 매출액 대비 비중은 65.7%에 달한다.

그렇다고 유료방송 업계도 물러나긴 어려운 상황이다. 유료방송 가입비가 저가에 형성돼 있지만 인상 자체가 쉽지 않은 데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장 등의 이유로 성장도 둔화되고 있다. 송출수수료는 유료방송 플랫폼을 지탱하는 핵심재원이다. 케이블TV의 경우 지난해 전체 방송사업 매출에서 홈쇼핑 송출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41.9%에 달한다. IPTV는 30.2%, 위성 35.5%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좋다면 원만하게 협의가 이뤄졌겠지만, 그렇지 않다 보니 갈등의 골이 더 깊어졌다"며 "사업자간 협상 문제지만, 이로 인해 피해를 보는 이들이 생기는 만큼 종합적으로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박윤규 과기정통부 차관은 최근 출입기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높은 우선순위를 두고 갈등 해소 노력하고 있다"며 "아직 송출중단까지는 안 갔는데, 그렇게 되지 않도록 적극 나서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simi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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