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리나' 이충현 감독, "넷플릭스도 좋지만, 극장용 영화 언젠가 꼭 하고 싶죠" [TEN인터뷰]

이하늘 2023. 10. 15.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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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발레리나' 감독 이충현 인터뷰

[텐아시아=이하늘 기자]

이충현 감독. /사진제공=넷플릭스



1990년생 이충현은 충무로의 블루칩으로서 감각적인 이미지와 장르를 확장하는, 앞으로가 더 주목되는 감독이다. 14분가량의 단편영화 '몸값'으로 눈도장을 찍으며 단번에 2020년 넷플릭스 영화 '콜'로 데뷔하기도 했다.

서사의 층이 얇다는 평가도 있지만, 겹겹이 이미지를 쌓으며 자신만의 영화를 만들어가는 중이다. '잘생긴 감독'이라는 수식어보다는 영화를 잘 만드는 감독이 되고 싶다는 이충현. 넷플릭스 '발레리나'로 사회적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며 통쾌한 복수극을 하는 시도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작 '콜' 역시 넷플릭스에서 공개되며, 극장용 영화를 해보고픈 소망을 조심스레 밝히기도. 차근히 발돋움하는 이충현 감독이 자신의 틀을 깨부수며, 한국 영화의 미래가 되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영화 '발레리나' 스틸컷. /사진제공=넷플릭스



'발레리나'는 경호원 출신 ‘옥주’(전종서)가 소중한 친구 '민희'(박유림)를 죽음으로 몰아간 '최프로'(김지훈)를 쫓으며 펼치는 아름답고 무자비한 감성 액션 복수극. 2015년 단편영화 '몸 값'으로 제33회 부산국제단편영화제, 제15회 미쟝센 영화제 등에서 수상을 거머쥐고, 차기작 '콜'로 장편 영화 데뷔를 치른 이충현 감독이 '발레리나' 연출과 각본을 맡았다.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직후, 국내에서는 극과 극으로 평이 갈리는 상황이다. 서사의 폭이 얇다는 평과 스타일리시하다는 평이 오가고 있다. '발레리나'의 평을 찾아봤다는 이충현 감독은 "서사가 너무 부족하고 개연성 문제에 관해서 이야기하시더라. 충분히 이해한다. 영화의 스타일이 강하기도 해서 그럴 수도 있겠다는 예상은 했다. 다음 작품을 만들 때, 그런 것을 고민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영화 '발레리나' 스틸컷. /사진제공=넷플릭스



영화 속에는 소위 '버닝썬 사건'을 연상시키는 디지털 성범죄 등의 사회적 소재를 발견할 수 있다. 때문에 최프로에게 복수하는 옥주의 모습은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이충현 감독은 "피해자에 대해서 설명하기보다는 스트레이트로 뻗어나가서 때려 부수는 것에 집중했었다. 뮤직비디오 같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주인공 인물이 복수하는 과정이 하나의 발레 공연처럼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잔혹하지만 미적으로 보였으면 했다"라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전작 '콜'과 데뷔작 '몸값'에 이어 여성을 주인공으로 삼은 이충현 감독은 평소 여성 서사에 관심이 많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충현 감독은 "고등학교 때부터 단편영화를 만들었지만, 여성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한 것 같다. 여동생도 두 명이 있다. 앞으로도 꾸준하게 관심을 갖고 발전을 해나가고 싶은 서사다"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영화 '발레리나' 스틸컷. /사진제공=넷플릭스



극 중에서 옥주 역의 전종서는 그야말로 무자비하다. 불도저처럼 돌진하면서 친구 민희를 죽인 최프로를 지구 끝까지 따라갈 기세로 맨몸 액션을 날리고는 한다. 한 마리의 야수의 모습으로 등장하는 전종서에 대해 이충현 감독은 "여성이 예쁘게만 나와야 한다는 것이 가치가 있다고 생각보다는 인물에 맞게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배우도 정확하게 알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3년간 공개 연애 중인 이충현 감독과 전종서는 전작 '콜'에 이어 '발레리나'를 함께 작업했다. 전종서는 유튜브 채널 TEO의 '살롱드립2'에 출연해 연인 이충현 감독의 매력으로 "재능도 많고, 잘생겨서 좋다"라고 언급하기도. 이충현 감독은 전종서의 매력으로 "시크하고 무서울 것이라고 생각하더라. 굉장히 순수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이 옥주와는 되게 다르지만, 전종서라면 영화 안에서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순수하면서도 모든 것을 쏟을 수 있는 불같은 배우이자 여자친구라고 생각한다"라고 수줍게 전종서의 매력을 전했다.

영화 '발레리나' 스틸컷. /사진제공=넷플릭스



앞으로도 전종서 배우와 작업할 의향이 있는지 묻는 말에 "다음 작품을 무엇을 할지 모르겠지만, 항상 생각했던 것 이상을 보여주는 배우라서 다시 하면 너무 좋을 것 같다"라고 긍정적인 의사를 내비쳤다. 3년간 연애를 이어오고 있는 만큼 따로 결혼 생각은 없냐는 질문에 이충현 감독은 조심스레 답변했다. 이충현 감독은 "결혼은 만나다 보면, 서로의 타이밍이 맞으면 그렇게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인 계획까지는 없다"라고 말했다.

'발레리나'는 복수를 감행하는 전종서만큼이나 용서할 수 없는 빌런 최프로 역의 김지훈도 빼놓을 수 없다. 이충현 감독은 "김지훈 배우는 캐릭터와 반대로 선한 사람이지만 그런 인물을 만들어갈 수 있겠다. 주변에서 많은 반대를 하셨다고 들었다. 배우 개인으로서는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는데, 감사한 마음을 항상 가지고 있었다"라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이충현 감독. /사진제공=넷플릭스



단편영화 '몸값'이 주목받으며 충무로의 블루칩으로 떠오른 이충현 감독은 "기대를 많이 해주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이전까지는 부담감이 없었는데, 지금은 기대감을 충족시켜야겠다는 생각이 있다"라고 솔직하게 답했다.

전작 '콜'부터 '발레리나'까지 넷플릭스에서 공개되면서 스크린 개봉을 하지 못했던 바. 이에 이충현 감독은 "극장 영화는 언젠가 꼭 하고 싶다. 아직까지 그런 기회가 없었다.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 넷플릭스 같은 플랫폼은 많은 해외 팬들도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언젠가는 해보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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