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켜다'…마지막 성냥공장 있던 김해에 '성냥전시관'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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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냥불을 켜면 밝고 따뜻한 기운이 가득해지죠."
진영역철도박물관 김영민 학예사는 "국내 마지막 성냥공장이 있던 곳에 성냥전시관을 세워 우리 지역 문화유산으로 거듭났다"며 "이제는 추억으로 남은 옛 진영역과 함께 따뜻한 추억을 떠올리는 전시관으로 오래오래 사랑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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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산업공사, 손떼 묻은 기계·다양한 제품 '생생'…"소중한 문화유산"
(김해=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성냥불을 켜면 밝고 따뜻한 기운이 가득해지죠."
과거 성냥은 초와 함께 가세와 가게가 불처럼 확 퍼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최고의 집들이, 개업 선물로 인기를 끌었다.
새로운 발화 도구인 일회용 가스라이터 등이 보급되기 이전엔 가정과 가게 등에 없어선 안 될 생활필수품이었다.
우리나라에서 마지막까지 성냥을 생산했던 곳. 경남 김해시 진영읍에 있던 경남산업공사다.
해방 후인 1948년 문을 열어 2017년 7월 31일까지 70년간 성냥 생산을 계속해왔다.
성냥 사용 호황기인 1970년대엔 직원 수가 300여명에 달할 만큼 지역 고용과 세수에 큰 버팀목이었다.
이 회사에서 만들었던 성냥은 기린 그림을 넣은 기린표 성냥과 화로 형상을 담은 신흥표 사각통 성냥이 대표 상품이다.
김해시는 마지막 공장이 있던 옛 진영역 인근에 2019년 10월 철도박물관을 만들면서 '성냥전시관'을 함께 열었다.
국내 마지막 성냥공장이던 이 회사는 당시 회사가 보유했던 생산기계와 설비, 다양한 제품 등을 시에 흔쾌히 기증했다.
마치 성냥갑 모양을 닮은 전시관에 들어서면 성냥과 관련한 옛 추억이 불을 밝힌다.
성냥 탄생부터 우리나라에서 성냥생산이 시작된 역사를 담은 홍보물과 사진 등도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성냥 제조과정은 원목 절단→원목을 6분판으로 베끼기→축목 절단→축목 꽂기→축목에 두약(일종의 화약) 찍기→성냥개비 축발기로 털기→성냥갑에 인 칠하기→빈갑에 상표 붙이기→성냥개비 갑에 담기로 끝난다.
전시관에서 만난 관람객 김모(59) 씨는 "이전에 커피숍에서 성냥개비로 탑 쌓기 놀이를 하거나 숫자 모양으로 퀴즈놀이를 하던 추억이 생생하다"고 말했다.
전시관에는 부친과 남편이 세상을 떠난 후 마지막까지 성냥공장을 운영하던 조창순 대표가 기증한 근로자들의 손떼 묻은 진귀한 성냥 제조기도 그대로 있다.
또 이 공장에서 생산하던 크고 작은 사각모양, 향로처럼 둥근 통모양 등 당시 시판했던 다양한 성냥 제품이 전시돼 있다.
성냥갑에는 옛 시절 광고·판촉용으로 새겨진 다양한 식당·다방·여관 명칭 등도 정겹다.
아이와 함께 전시관을 찾은 시민 박모(38) 씨는 "우리 지역에 국내 마지막 성냥공장이 있던 걸을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며 "잊혀 가는 성냥에 대한 새로운 발견을 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진영역철도박물관 김영민 학예사는 "국내 마지막 성냥공장이 있던 곳에 성냥전시관을 세워 우리 지역 문화유산으로 거듭났다"며 "이제는 추억으로 남은 옛 진영역과 함께 따뜻한 추억을 떠올리는 전시관으로 오래오래 사랑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choi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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