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시위 사진 찍어준 동료 노조원, 명예훼손 공범일까[죄와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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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해고를 당해 업주를 비난하는 1인 시위를 하던 동료 직원의 사진을 찍어줘 명예훼손에 가담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노조원이 1심에서 무죄를 받았다.
이에 검찰은 A씨가 피켓 내용과 시위 취지를 알고 B씨를 응원할 목적으로 현장에 동참해 명예훼손 행위에 가담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사실오인과 법리 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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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노위 '부당노동행위' 판단…대리점주 불복
점주 집·교회 앞서 1인 시위, 응원한 노조원
명예훼손 공범 혐의 1심 무죄…檢 불복해 항소
2심 재판부 "공동정범 맞다" 벌금형 선고유예
경찰 조사서 "피켓 내용 알아" "내용 다 맞다"
[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부당해고를 당해 업주를 비난하는 1인 시위를 하던 동료 직원의 사진을 찍어줘 명예훼손에 가담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노조원이 1심에서 무죄를 받았다.
이에 불복한 검찰의 항소에 2심 법원은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형의 선고유예를 내렸다. 항소심 판단은 왜 달라졌을까.
A(50)씨는 경북의 한 자동차판매대리점 판매원이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금속노조 자동차판매연대지회 조합원이다.
동료 판매원인 B씨는 2012년부터 2년 단위로 재계약을 하며 2019년까지 일했지만, 이 대리점주 C씨가 재계약을 거절해 해고됐다.
구제 신청을 받은 경북 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는 점주 C씨가 노조 가입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고, 노조 가입을 하지 않겠다는 확약서를 쓰게 한 것을 부당노동행위로 판단해 B씨를 복직시키라고 판정했다.
하지만 C씨는 지노위 판단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이에 B씨는 대리점 앞을 비롯해 점주의 집, 다니는 교회 앞에서 1인 피켓(팻말) 시위에 들어갔다.
피켓에는 C씨의 얼굴 사진과 함께 "직원들 경조사도 안 가는 인간" "20년 넘게 직원들을 노예처럼 부려먹었다" "살고 싶어 노조에 가입했더니 해고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A씨와 다른 노조원 D씨는 동료의 복직 명령을 받아들이지 않는 데 항의하려는 의도로 2020년 1월 초부터 같은 해 5월까지 4회에 걸쳐 피켓 시위를 하는 B씨 옆에 서있거나, 시위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줬다.
이에 A씨는 사실을 적시해 점주 C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명예훼손)로 기소됐다. 하지만 1심 법원은 "제출된 증거들만으로 공소사실을 증명하기 어렵다"며 지난해 11월 무죄를 선고했다.
A씨가 내심 B씨의 시위에 동조했고, 옆에서 대화를 나누거나 사진을 찍어줬다는 것만으로 명예훼손 행위의 공동정범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검찰은 A씨가 피켓 내용과 시위 취지를 알고 B씨를 응원할 목적으로 현장에 동참해 명예훼손 행위에 가담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사실오인과 법리 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항소했다.
2심은 검찰의 손을 들어줬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정석원)는 지난달 5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벌금 5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선고유예는 피고인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지만 그 정도가 가볍다고 판단되는 범죄에 대해 2년간 형의 선고를 유예하는 것을 뜻한다.
2심 재판부는 A씨가 명예훼손 행위에 순차적으로나 암묵적으로 공모해 가담한 것으로 봤다.
근거로는 ▲B씨가 든 피켓의 내용을 잘 알고 있었던 점 ▲적어도 범행 현장에서 일시적으로 공모한다는 인식을 갖고 실행에 가담한 점 ▲동일한 방법으로 명예훼손을 한 동료 D씨가 벌금형이 확정된 점 등을 제시했다.
A씨가 변소와 달리 경찰 조사에서는 "B씨가 든 피켓 내용은 다 사실이다" "혼자 1인 시위를 하고 있어서 응원 형식으로 서 있고, 사진을 찍어주고 했다"고 진술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다만 "B씨와 함께 사용주인 피해자(C씨)의 부당 노동행위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다소나마 범행에 이른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light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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