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이정후·김혜성 그냥 안 나온다…꼴찌 쇼크, 영웅들의 지옥훈련? ‘원주의 피·땀·눈물’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원주에서 어느 해보다 강도 높은 훈련을 할 것이다.”
키움 히어로즈(58승83패3무)가 결국 창단 첫 최하위 수모를 겪었다. 한화 이글스가 14일 대전 롯데 자이언츠전을 잡으면서, 10위를 확정했다. 10개 구단 144경기 체제에서 2018년 NC 다이노스 이후 5년만에 4할대 승률(0.411) 꼴찌팀이긴 하다. 그러나 시즌 전 창단 첫 대권을 노렸던 걸 감안하면 대단히 실망스러운 한 해다.
이정후가 후반기 초반에 시즌아웃 되면서 갑자기 리빌딩으로 선회했다. LG에서 영입한 이주형이 차세대 중심타자로 자리매김했다. 시즌 막판 박수종, 임지열 등이 눈에 띄었다. 김휘집과 송성문도 장기적으로 코어 전력이다. 마운드에선 윤석원, 조영건, 이종민 등이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이들의 애버리지는 불분명하다. 홍원기 감독 부임 후 꾸준히 20대 초~중반 선수들을 적극 중용했으나 막상 내부에서 성장이 정체된 선수가 많다는 뼈 아픈 외부 평가도 있다. 이런 상황서 국내선수, 외국인선수, 타자, 투수 가리지 않은 부상자 속출, 외부 FA들의 집단부진으로 속절없이 무너졌다.
키움은 궁극적으로 더 많은 선수를 발굴하고, 개개인이 내부 경쟁을 통한 생존력 향상을 갖추기 위해 22일부터 1개월간 원주 마무리훈련을 실시한다. 13일 인천 SSG전으로 시즌을 마쳤으니, 정확히 8일 쉬고 곧바로 훈련이다. 신인들도 11월에는 합류할 전망이다. 2024 드래프트 1~3라운드서 2명씩 뽑았으니, 미래의 동력으로 삼을 작정이다.
홍원기 감독은 11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지옥훈련’을 예고했다. 전통적으로 훈련의 양보다 효율을 추구한 팀이 과감한 노선 변경을 택했다. 야구가 휴식, 이미지트레이닝이 전부는 아니다. 기술의 발전을 위해 몸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반복훈련을 많이 하는 것도 필요하다.
홍원기 감독은 “새로운 기회를 얻은 선수들이 두각을 드러낸 건 고무적이다. 새로운 경쟁 체제를 빨리 시작한 건 의미 있다. 원주 캠프는 어느 해보다 강도 높은 훈련이 될 것이다. 새로운 선수 발굴에 중점을 뒀다. 기량 점검과 실전 위주의 훈련을 계획 중이다. 거기서 두각을 드러내는 선수들을 내년 스프링캠프에 데려갈 것이고, 내년 운영에 플러스 알파가 되는 선수들을 추려야 한다”라고 했다.
이정후와 김혜성은 자타공인 ‘노력하는 천재들’이다. 그러나 모두 천재일 수 없고, 천재에 가까운데 노력을 덜 하는 선수도 있다. 노력하는 천재 1명은 이미 메이저리그 진출이 확정됐고, 나머지 1명도 멀지 않아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다.
키움은 궁극적으로 제2의 이정후, 제2의 김혜성을 육성해 팀의 기둥으로 만들어야 한다.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기왕 이렇게 됐으니 제대로 해야 한다. 올해 부진한 외부 FA들이 부활하고, 젊은 타자들 몇 명이 성장하면 리빌딩 혹은 리툴링의 시간이 단축될 수도 있다.
영웅들이 원주에서 피, 땀, 눈물을 쏟는다. 지옥훈련과 거리가 먼 팀이 지옥훈련을 하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뚜껑이 열리지도 않았는데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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