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만 쉬는데 다 돈이네”…‘미친 밥상물가’ 시대에 살아가는 법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lee.sanghyun@mkinternet.com) 2023. 10. 15.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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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설탕과 소금의 물가 상승률이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환율과 국제유가 불안정, 원부자재 가격 인상 등으로 밥상 물가가 전방위적으로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이 연일 가중되고 있다. 이미 지출이 적지 않은 상황임에도 인플레이션이 아직 본격화하지 않았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조금이라도 저렴한 상품·서비스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

14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설탕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41.58로 전년 동기보다 16.9% 상승했다. 이는 2020년을 기준(100)으로 했을 때 물가지수인데 올해 7월 4.0%에서 8월 13.8%로 급등한 데 이어 또 오른 것이다. 작년 9월(20.7%) 이후 최고치이기도 하다.

소금 가격 역시 심상치 않다. 지난달 소금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67.17로 전년 동기보다 17.3% 올랐다. 작년 8월(20.9%) 이후 13개월 만에 최고치다. 설탕과 소금 모두 재배 면적이 줄어든 데다 엘니뇨 현상 등 이상기후가 더해지면서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조미료 가격만 오른 게 아니다. 이달 1일부터는 원유(原乳) 가격 인상분이 적용되면서 우유와 유제품의 소비자가격도 순차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또 지난 11일부터 오비맥주가 자사 제품 출고가를 조정, 식당가를 중심으로 술값 인상까지 이뤄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오비맥주는 지난 11일부터 자사 제품의 공장 출고가를 평균 6.9% 인상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되어 있는 오비맥주 카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곳곳에서 가격 인상 소식이 전해지고 있지만, 식품·외식업계에서는 이제 겨우 물가인상 ‘초읽기’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의 반발을 고려한 기업들이 인상 폭을 최소화했으나, 강(强)달러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국내외 인건비와 원부자재값이 모두 올랐기 때문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맥주를 예로 들면 주요 산지의 맥아 가격이 30~40%가량 올라 출고가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도매상 등 중간 유통을 거친 뒤 맥주(업소용 제품)가 식당가에 납품되면 소비자가격이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영업자들도 소금이나 설탕 등 조미료, 육류 등 여러 식자재 값이 올라 영업이 어려운 여건일 것”이라며 “또 그 오른 가격을 내야 하는 소비자도 덩달아 부담이 커질 테니 누구 하나라도 마음이 편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좀처럼 물가가 안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곡소리가 나온다. 한 30대 사회초년생은 “지출을 최소로 줄였지만, 생활비 명목으로 부모님께 매달 조금씩 드리는 돈도 부담스러워졌을 정도”라며 “임금인상률이 물가상승률을 못 따라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BGF리테일에 따르면 편의점 CU의 올해 1~9월 멤버십 포인트 적립과 사용 건수의 신장률이 최근 5년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사진 제공 = BGF리테일]
상황이 이렇다 보니 1~2인 가구가 주로 찾는 편의점 업계에서는 최근 멤버십 포인트를 적립하거나 사용하는 건수가 급증하는 분위기다. CU의 경우, ‘짠테크’의 일환으로 편의점 포인트가 주목받으면서 그 사용액과 건수의 신장률이 최근 5년 새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멤버십 적립 건수 신장률은 ▲2020년 14.2% ▲2021년 16.1% ▲2022년 15.9% 등 순을 기록하다가 올해 들어 23.1%로 급등했다. 5년 전에는 100명 중 6명 남짓이 CU 포인트를 적립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100명 중 12명꼴로 늘어났다고 BGF리테일은 설명했다.

또 열심히 모으는 만큼 포인트를 사용하는 비중도 늘어났다. 포인트 사용률은 ▲2019년 9.4% ▲2020년 10.1% ▲2021년 9.2% ▲2022년 10.3% 등 순으로 10% 선을 오르내리다가 올해 17.8%까지 증가했다. 최근 4년 평균치(9.8%)보다 8.0%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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