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10년 묵은 집 한샘으로 '싹' 고치고 2천만원 할인받았다

한샘 '오픈하우스'...리모델링 시공 후 빈집 공개하면 가격 대폭 할인
'가전 패키지'로 구매한 삼성·LG 식기세척기, 시스템 에어컨도 묶어 할인받는다

지난 13일에 방문한 경기도의 어느 모델하우스. 집주인이 리모델링 시공을 마치고 들어오기 전에 한달 동안 외부에 공개했다. 원래 중문 안에 들어서면 복도와 부엌을 구분하는 벽이 있는데 집주인이 집이 탁 트이기를 바라 벽 일부를 철거하고 원형 기둥을 남겼다. 기둥에 매립 선반을 만들어 화분, 액자를 놓을 수 있게 했다. 한샘 노블즈 대리점이 시공했다./사진=김성진 기자.

지난 13일에 방문한 경기도의 한 아파트 모델하우스는 신규 입주 아파트의 '구경하는 집'이 아니었다. 입주한 지 10년도 더 돼 실제 집주인이 사는 집이었다. 집주인은 44평 집을 이번에 새로 매매했고, 이사오기 전 집 전체를 '한샘'으로 리모델링했다. 전체 비용은 1억200만원인데 약 2000만원을 할인받았다.

할인은 고친 집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만으로 가능했다. 한샘의 '오픈하우스' 프로그램 덕분이다. 리모델링 시공이 끝난 후 일정 기간 집을 공개하면 리모델링 비용을 대폭 할인받는 정책이다. 일주일 공개하면 시공비를 제외한 금액의 20%, 한달은 30% 할인을 받는다. 정책은 한샘의 '가전 패키지' 상품과 결합된다. 삼성과 LG 가전을 리모델링 상품과 결합해 구매하면 가전 가격도 똑같은 비율로 할인받을 수 있다. 집주인은 추석 연휴에 리모델링 시공을 마치고 지난 3일부터 한달 공개를 시작해 오븐, 식기세척기 등 가격까지 할인받았다. 가전 패키지 상품을 이용하면 가전이 '쏙' 들어갈 수 있도록 리모델링 설계가 이뤄진다는 장점도 있다.

입주하고 10년이 흐른 집이라고 하기엔 내부가 아예 새집처럼 보였는데 정말 집 구조를 바꾼 것이었다. 원래는 중문을 열고 들어가면 바로 앞 복도와 우측 부엌을 구분하는 긴 벽이 있었다. 집주인은 집이 탁 트여있기를 바랐고, 한샘 리모델링 설계자들이 건축 도면을 보니 벽의 일부는 철거가 가능했다. 하지만 건물의 하중을 견디는 내력벽이라 전체를 철거할 수는 없어 일부를 철거하는 대신 원형 기둥을 남겨두고 매립 선반을 만들어 공간도 트고 화분, 그림을 전시할 만한 수납 공간도 만들었다.

복도는 한샘의 '라인 조명' 덕분에 화사했다. 중문부터 집 안쪽 끝까지 끊어지는 부분 없이 일(一)자로 이어진 조명이다. 바닥은 요즘 유행한다는 타일 느낌의 400*800mm 강마루로 세련돼 보였다. 욕실은 벽의 판낼이 보이지 않는 안쪽에서 맞물리며 결합돼 이음매가 없어 깔끔했다. 이음매가 없으니 곰팡이나 물때가 낄 걱정도 없어 보였다. 또 바닥은 한샘이 PVC(폴리염화비닐)로 직접 개발한 소재를 써 푹신했다. 배수 걱정도 없고 표면이 까끌까끌해 미끄러질 위험이 적다.

오픈하우스의 욕실. 벽에 이음매가 없어 깔끔하고 바닥이 푹신했다. 배수 걱정도 없고 표면이 까끌까끌해 미끄러질 걱정이 적다고 한다. /사진=김성진 기자.

오픈하우스는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이웃주민들이 참고하기에 좋은 인테리어 '교과서'다. 공개한 첫날 오후 4~8시에 12명이 방문했고, 지난 11일까지 아흐레 동안 41세대 주민이 방문했다. 이 아파트가 2개 동, 271세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6세대 중 1세대 꼴로 다녀간 셈이다.

오픈하우스에는 한샘 인테리어 담당자가 상주한다. 한샘 자체 프로그램상에 아파트 도면도 있고, 3D 설계도 가능해 현장에서 대략적인 견적을 바로 뽑을 수 있다. 오픈하우스에서 본 리모델링 제품 말고 다른 제품, 다른 색상 제품을 시뮬레이션으로 적용해볼 수 있고 현장에서 견적 상담도 받을 수 있다.

리모델링은 시공비, 인건비가 고무줄처럼 늘어난다는 '악명'이 있다. 고객이 인테리어를 처음 해보는 경우가 많다 보니 시공업자가 '바닥은 2000만원 주세요' 이렇게 뭉뚱그려 시공비를 받고, 시공 기간이 늘어나면 인건비를 추가로 요구하는 일도 많다. 이런 일을 당하고 리모델링 제품을 산 업체에 항의해도 시정을 못 받는 때가 많은데 리모델링 제품 업체와 시공업자가 용역 관계에 있어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샘 3D 설계로 그려본 부엌. 고객이 원하는 제품, 색상을 미리 입혀볼 수 있다. 이런 프로그램을 다루는 한샘 시공 담당자가 오픈하우스에 상주한다./사진제공=한샘.

한샘은 '전자계약서'를 통해 가격을 투명하게 보여준다. 도면상으로 제품이 몇개 들어가는지 정확하게 계산된다. 인건비도 시공 기간이 아니라 평수를 기준으로 산출돼 늘어나지 않는다. 시공비, 인건비는 견적 단계에 확정된다. 한샘과 협력관계에 있는 종합시공사가 직시공하기 때문에 애로사항이 있으면 한샘과 소통하면 된다.

한샘은 장기적으로 리모델링 업계를 향한 소비자의 '인식 개선'을 위해 힘쓰고 있다. 올초에는 애플리케이션 '한샘몰'을 일종의 리모델링 온라인 커뮤니티로 개편하고 시공 사례 사진을 올리게 했는데 개편 후 매일 40~50건 사례가 새로 등재돼 현 시점에 1만4000여건이 올라왔다. 사진 속 리모델링 제품들은 한샘몰에서 바로 가격, 상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한샘 관계자는 "정찰제, 시공 기사 공개 등 책임시공과 '살아있는 리모델링 교과서' 한샘몰로 인식이 많이 바뀌지만, 고객이 더 큰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성진 기자 zk007@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