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 vs '관망'…콤바인 하락에 엇갈린 농기계 업체 전략

함지현 2023. 10. 15.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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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 재배면적·쌀 생산량 감소 추세…콤바인 생산도 함께 줄어
대동, 자율주행 3단계 콤바인 출시…농기계가 자율 작업
TYM, 국산·日 수입 통해 다양한 제품 선봬…신제품은 'NO'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쌀 수확에 필요한 콤바인 판매가 감소하는 가운데 대동(000490)과 TYM(002900) 등 주요 농기계 업체들의 전략이 엇갈려 주목된다. 대동은 자율작업 기능이 가능한 신형 제품을 내놓으면서 적극적인 해법을 모색하는 반면 TYM은 그동안 진행해 온대로 일본 제품 수입을 겸하는 전략을 유지하면서 시장을 관망하는 모양새다.

대동 콤바인 DH6135과 TYM 콤바인 CX6130(사진=각 사)
위축하는 쌀농사…콤바인 생산 줄이는 농기계 업체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콤바인 판매량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농협중앙회가 정부 융자 지원 내역을 기준으로 집계한 콤바인 판매량은 2019년 1939대에서 2020년 1927대, 2021년 1848대, 2022년 1698대로 줄고 있다. 현재까지 추세를 감안했을 때 올해 융자를 통한 콤바인 판매는 1500~1600대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농민들이 농기계를 구입할 때 농협 융자를 통해 구매하는 비중은 전체 중 약 80% 수준이다.

이는 전반적인 벼 재배면적·쌀 생산량 감소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실제로 통계청 쌀 예상 생산량 조사에서 올해 쌀 생산량은 368만 6000t으로 지난해보다 2.1% 하락할 것으로 관측됐다. 재배면적은 70만 8000㏊로 같은 기간 2.6%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10년 전인 2013년과 비교하면, 재배면적은 15%, 생산량은 12.9% 감소했다.

이런 상황이 지속하자 농기계 업체들은 콤바인 생산을 점차 줄이는 추세다. 농기계는 계절적 특성이 강해 생산능력이 수시로 변동하기는 하지만, 올해 상반기의 경우 콤바인 생산 가동 범위를 대폭 축소하면서 위축된 상황을 방증했다.

대동은 올해 상반기 콤바인 생산능력을 123대로 조율했다. 지난해 상반기 353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약 65% 줄었다. 트랙터 물량이 늘어나면서 콤바인 생산은 하반기에 집중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TYM은 올해 상반기 동양물산 시절부터 운영해 온 익산 공장의 콤바인 생산 능력을 단 2대에 맞췄다. 지난해 합병한 국제종합기계의 생산 거점이었던 옥천공장은 105대다. 지난해 상반기 생산능력이 익산 221대, 옥천에서 216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각 99%, 51% 줄어든 셈이다.

회사 측은 “합병 이전부터 국제종합기계 콤바인 제품이 우수해서 동양물산이 해당 제품을 납품받아 판매해 왔다”며 “생산 라인을 한쪽으로 통합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시도”라고 설명했다.

연간 생산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대동은 올해 총 680대, TYM은 620대를 공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각각 860대, 850대를 계획했었다.

대동·TYM, 변화에 대응하는 전략 ‘상반’

이처럼 국내 농업과 사업 환경이 변화의 시기에 놓인 가운데 대동과 TYM의 대응 전략은 상반된 모습이다.

대동은 쌀 농가를 대상으로 인공지능(AI)과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신형 6조 콤바인 모델을 출시한다. 자율주행 3단계에 해당하는 자율작업 기능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자율주행 3단계는 탑승자의 운전과 작업 제어 없이도 농기계가 작업 경로를 추종하면서 자율작업을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스마트화 콤바인을 통해 쌓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최소 자원으로 최대 수확을 거둘 수 있는 ‘수도작(벼농사) 정밀농업 서비스’ 제공도 준비하고 있다. 부가 가치가 높은 상품과 서비스를 통해 침체된 국내 콤바인 시장에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다.

반면 TYM은 신제품 개발을 지속하고 있으나, 새로운 콤바인 제품 출시는 없다는 입장이다. 올 상반기 트랙터와 이앙기 제품은 자율주행 시스템 국가검정을 통과했다. 하지만 콤바인은 제외됐다.

대신 국내 생산 제품과 일본 이세키에서 수입해 유통하는 제품을 더해 다양한 콤바인을 선보이는 전략을 유지한다. 현재 TYM은 총 7종의 콤바인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이 중 3종이 국산 제품이고 4종은 이세키 제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콤바인은 단가가 높아 고수익 제품을 꼽히지만, 쌀 생산 감소와 국내 농업시장 위축 등으로 인해 전체적인 판매 자체가 줄어드는 추세”라며 “그렇다고 기술 개발이나 생산을 하지 않는다면 중장기적으로 외산으로 대체될 수밖에 없어 고민이 크다. 각 회사의 전략적 판단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함지현 (hamz@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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