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비싼 중고차… 가격 떨어져도 여전히 떵떵
[편집자주]중고차 시장은 정보 비대칭성 탓에 대표적인 '레몬마켓'으로 분류된다. 허위매물과 허위기록, 강매 등으로 소비자 피해가 이어짐에도 여전히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자체 인증중고차를 판매하는 기업형 중고차업체도 내홍을 겪으며 또다른 소비자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모든 준비를 마친 현대차와 기아 등 대기업 진출로 혼탁한 중고차시장이 정화될 수 있을까.
①중고차, 대기업 진출로 '레몬마켓' 벗어날까
②기존 중고차업계, 영역 뺏길까 전전긍긍
③몸값 비싼 중고차… 가격 떨어져도 여전히 떵떵
국내 중고자동차 시장이 혼돈의 연속이다. 최근 3년(2020~2022년) 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겪으며 생산에 어려움을 겪었던 완성차업체의 출고 기간이 길어지자 중고차 가격이 신차 가격을 뛰어넘기도 했지만 코로나19 기간이 끝났음에도 소비자가 체감하는 중고차 몸값은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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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차와 준중형은 보합세, 중형·준대형차 등 인기 모델은 소폭 하락세를 나타냈다.
트림별 주요 모델의 중고차 시세를 살펴보면 경차의 경우 기아 더 뉴 레이 가솔린 럭셔리의 평균 시세는 1120만원으로 전월 평균(1120만원)과 동일하다. 올 뉴 모닝 가솔린 럭셔리는 평균 900만원으로 조사돼 전월 평균(900만원)과 같다.
생애 첫차, 출·퇴근용 및 업무용으로 수요가 높은 준중형차는 소폭 떨어졌다. 현대자동차 더 뉴 아반떼AD 1.6 가솔린 스마트는 평균 1390만원으로 전월 평균(1410만원) 보다 20만원 하락했다.
기아 올 뉴 K3 1.6 가솔린 럭셔리는 전월 평균(1400만원)보다 20만원 내려간 1380만원으로 조사됐다.
중형세단도 보합 또는 하락세를 보였다. 현대차의 LF쏘나타 뉴라이즈 2.0 가솔린 모던은 평균 1630만원으로 조사돼 전월 평균(1680만원) 보다 50만원 하락했다.
쉐보레 더 뉴 말리부 1.35 터보 프리미어는 평균 1700만원으로 집계돼 전월 평균(1720만원)보다 20만원 떨어졌다.
준대형 모델인 기아 올 뉴 K7 2.4 프레스티지는 평균 1755만원으로 조사돼 전월 평균(1785만원)보다 30만원 하락했다. 대형 라인업인 제네시스 G90 3.8 AWD 럭셔리는 전월 평균(4450만원)보다 300만원 하락한 415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SUV의 경우 ▲현대차 싼타페 TM 디젤 2.0 4WD 프레스티지 2600만→ 2540만원(60만원↓) ▲렉스턴 2.2 4WD 헤리티지 2390만→ 2350만원(40만원↓)으로 조사됐다.
최근 중고차 가격이 다소 하락세를 보이면서 중고차를 사고파는 소비자 입장에서도 고민이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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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9월 테슬라 모델Y 판매량은 4206대로 집계돼 전체 수입차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지난 9월 모델Y의 판매량은 전달(8월)과 비교해 876%나 폭증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의 아이오닉5·6와 EV6·9 등의 판매 대수를 모두 합쳐도 모델Y 보다 적다.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 9월 아이오닉5의 판매량은 전년(2396대) 대비 70.6% 하락한 705대다. 아이오닉5의 9월 판매량은 지난 8월 판매량(1061대) 보다도 33.6% 떨어졌다.
지난해 9월 출시된 아이오닉6의 판매량도 부진하다. 아이오닉6는 지난 9월 344대가 팔려 전년(2652대) 보다 87% 뒷걸음질 쳤다.
같은 기간 기아 EV6는 전년(2281대)대비 73.7% 급감한 601대가 팔렸다. 지난 6월 1334대로 시작한 기아의 첫 준대형 전기 SUV EV9는 7월에도 1251대가 팔리며 선전했지만 8월 들어 판매량이 408대로 꺾였다.
EV9은 9월 들어 1163대가 팔려 다시 회복세로 돌아섰지만 현대차·기아의 전체 전기차 판매량이 주춤한 상황이라 올해 남은 기간 판매량 증가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업계 시각이다.
부진한 국산 전기차와 달리 모델Y 판매 대수가 급증한 이유는 가격경쟁력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테슬라가 지난달부터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한 모델Y 후륜구동(RWD)은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보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 CATL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달아 출고가를 낮췄다.
모델Y RWD의 국내 기본 가격은 친환경차 국고보조금을 최대한 받을 수 있는 5699만원부터다. 지방자치단체의 추가 지원금까지 더하면 실제 구입비용은 5000만원 이하로 내려간다. 8000만~9000만원의 출고가가 책정된 기아 EV9과 뚜렷하게 대비된다.
기아는 최근 EV9 고객 대상 특별 케어 프로그램도 내놓으며 부진 탈출에 나섰지만 가격 경쟁력이 밀려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전기차의 수요가 줄자 중고차시장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직영중고차 플랫폼 기업 케이카(K Car)에 따르면 최근 국내 출시 12년 이내 740여개 전기차 모델을 대상으로 10월 시세를 전망한 결과 전월대비 평균 2.5%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중고차는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도 떨어지고 매달 시세도 감가되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달 전기차 하락폭은 상대적으로 큰 수준이라는 것이 케이카의 진단이다.
전기차 시세는 지난 7월 0.2% 떨어져 약보합 수준이었지만 8월 0.9%, 9월 들어 1.7% 떨어지며 매달 하락폭이 커지는 모습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전기차 수요가 줄고 있는 모습은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도 동일한데 이는 소비자가 느끼는 가성비가 떨어지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아직도 부족한 충전 인프라와 각종 화재 드 부정적 이슈까지 겹친 것도 큰 요인"이라며 "각 제조업체가 반값 전기차를 내놓는 등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지 않는 이상 전체 시장이 회복되기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김창성 기자 solral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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