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도 배터리도…이제 전세계 절반을 차지한 中 [차이나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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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배터리와 전기차 산업이 전 세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그동안 중국 경제 성장을 견인해왔던 부동산 시장이 급강하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CATL, BYD로 대표되는 신성장 산업이 빈 자리를 빠르게 채우고 있는 것이다.
지난 4일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 가격이 유럽차에 비해 너무 낮다며 보조금 조사를 시작한 것도 중국 전기차 산업의 가격 경쟁력을 간접적으로 증명했다고 볼 수 있다. 중국 1위 전기차 BYD는 불과 10만위안(1800만원)에 소형 SUV 전기차 '위안(元) 프로'를 팔 정도로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 BYD는 고무(타이어)와 유리를 빼고는 배터리에서 완성차 생산까지 수직계열화를 완성한 업체다.
중국 배터리와 전기차는 우리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지난달 CATL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한 테슬라의 모델 Y는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4206대 팔리며 국내 수입 전기차 판매 1위에 올랐다. 같은 달 KG모빌리티는 BYD의 LFP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토레스EVX를 출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점유율 14.2%로 3위, SK온과 삼성SDI는 각각 5위(5.1%)와 7위(4.1%)를 기록했다. 올해 LG에너지솔루션이 58.5% 성장하면서 선방했지만, 한국 배터리 3사의 합계 점유율은 23.4%로 작년 대비 1%포인트 줄었다.
반면 CATL과 BYD의 합계 점유율은 52.8%로 지난해 대비 4.6%포인트 확대됐다. 범위를 좀 더 넓혀보면 글로벌 10대 배터리업체 중 중국 기업은 6개사이며 이들의 합계 점유율은 63.1%에 달했다. 중국 배터리업체가 전 세계 배터리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내수시장에서는 지난해부터 CATL의 왕좌에 도전하는 BYD의 영향력이 부쩍 커지고 있다. 올해 1~9월 중국 전기차용 배터리시장에서 CATL이 점유율 42.8%로 1위를 차지했고 BYD가 점유율 28.9%로 CATL를 바짝 뒤쫓았다. LFP 배터리만 집계하면 BYD 점유율이 42.6%로 CATL(33.7%)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BYD의 CATL 추격은 중국에서도 가성비가 중요해지면서 전기차 가격의 30~40%를 차지하는 배터리가 삼원계(NCM)에서 LFP로 추세가 전환된 영향이 크다. CATL은 NCM 배터리와 LFP 배터리를 모두 생산하지만, BYD는 LFP 배터리만 만들고 있다.
테슬라는 상반기 93만5000대를 인도했으며 아직 3분기 인도대수는 발표하지 않은 상태다. 상반기만 놓고 봐도 BYD가 테슬라를 앞섰다. 올해 BYD는 270만대 이상을 판매하며 테슬라(판매 목표 180만대)를 멀찌감치 따돌릴 전망이다. BYD는 2018년 이후 2021년까지 테슬라에 뒤졌지만,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이 186만대로 급증하며 테슬라(131만대)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현지 산업계의 고사를 우려한 유럽연합(EU)이 최근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조사를 개시한 것은 그만큼 커진 중국 전기차의 위상을 방증한다. 중국은 지금과 같은 완성차 수출이 아니라 유럽 현지에 공장을 세우는 방식으로 대응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와 전기차를 앞세운 중국의 자동차 수출 증가도 괄목할 만하다. 올 들어 9월까지 중국산 자동차 수출대수는 339만대로 이미 작년 수출량(311만대)을 돌파했다. 올해 중국에서는 400만대 이상의 자동차를 수출하면서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 자동차 수출국을 차지할 전망이다.
이처럼 배터리에서 시작한 중국의 산업 경쟁력은 전기차를 거쳐 중국 자동차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CATL, BYD 등 중국 기업이 해외 진출 행보를 가속화하면서 세계 시장에서 이들 업체와 LG에너지솔루션, 현대차 등 국내 기업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재현 전문위원 zorba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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