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연애해?"…5060 솔로들, 소개팅 앱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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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아씨(여·가명·61)는 5년 전 남편을 먼저 떠나보내고 혼자가 됐다.
호기심으로 소개팅 애플리케이션(앱)을 시작한 그는 막상 상대의 연락이 오자 두려웠다.
하루에도 10통씩 앱으로 연락받던 그는 가장 적극적이었던 남성과 만나기로 결심했다.
이정아씨는 "직장인 동료들에겐 당연히 비밀이고 작은딸을 제외한 다른 자식들에게도 말하지 않았다"며 "소개팅 앱에서 만났다고 하면 괜히 주책이라는 소리를 들을까 봐 말을 못 하겠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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돋보기 쓰고 이성 찾기 적극…'주책' 눈총은 여전히 스트레스
(서울=뉴스1) 임윤지 기자 = "저도 혼자 된 지 오래입니다. 괜찮으시다면 한번 만나볼까요"
이정아씨(여·가명·61)는 5년 전 남편을 먼저 떠나보내고 혼자가 됐다. 호기심으로 소개팅 애플리케이션(앱)을 시작한 그는 막상 상대의 연락이 오자 두려웠다. '혹시 이상한 사람이면 어쩌지? 믿어도 될까?'
한 글자씩 답장을 썼다가 지우길 반복하던 그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100세 시대인데, 이렇게 혼자 살 수 없지. 이왕 시작한 거 제대로 해보자.'
하루에도 10통씩 앱으로 연락받던 그는 가장 적극적이었던 남성과 만나기로 결심했다. 이 남성은 지금의 남자친구인 A씨(64)다.
이씨는 "A씨는 내 사진을 보기 위해 돋보기안경까지 꺼내 썼다고 한다"며 "그가 적극적으로 마음을 표현해 용기를 내고 만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100세 시대가 성큼 다가오면서 지사미타(之死靡他)는 이제 까마득한 옛말이 됐다. 지사미타란 '죽어도 마음이 변치 않는다'는 의미로 남편과 사별해도 정절을 지켜 재혼하지 않는 여성을 의미한다. 중장년층의 이혼율도 높아지면서 새로운 사람과의 '인생 2막'에 의미를 부여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15일 통계청의 '2023년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남성의 재혼 비율은 2021년 10.1%에서 2022년 10.5%으로, 여성의 재혼 비율은 5.2%에서 5.7%로 올랐다. 작년 한해 이혼자 가운데 65세 이상 남성 비중은 11%, 여성은 6.4%였다. 남성은 2021년과 동일하고 여성 비중은 0.3%포인트(p) 상승했다.
이는 중장년층의 '소개팅 열기'와 맞닿아 있는 현상이다. 시니어 소개팅 앱 '시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정식 서비스 이후 현재까지 약 17000명이 가입했다. 50세 이상만 가입할 수 있는 시놀의 앱 다운로드(내려받기) 수는 4만건에 달한다.
해외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퓨리서치센터가 지난해 7월 18세 이상 성인 603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50세 이상 미국인 중 17%는 데이트 앱을 사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일한 제약은 그들을 보는 '따가운 눈초리'다. '소개팅'은 젊은 세대의 전유물이 아님에도, 눈치가 보인다는 게 중장년의 반응이다. 이정아씨는 "직장인 동료들에겐 당연히 비밀이고 작은딸을 제외한 다른 자식들에게도 말하지 않았다"며 "소개팅 앱에서 만났다고 하면 괜히 주책이라는 소리를 들을까 봐 말을 못 하겠다"고 털어놨다.
허창덕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랑은 나이와 상관없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인간의 욕구"라며 "과거 이혼한 사람은 사회적으로 낙인이 찍혔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듯 중장년의 연애도 점차 사회적으로 용인하는 쪽으로 변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immun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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