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장기화 땐 수입물가 악영향 불가피…유통업계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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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무력 충돌에 국내 유통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는 당장 수입 물량 조달에는 큰 영향은 없지만 전쟁이 확산하면 수입 물품과 수입 물가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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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무력 충돌에 국내 유통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는 당장 수입 물량 조달에는 큰 영향은 없지만 전쟁이 확산하면 수입 물품과 수입 물가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15일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에 따르면 국내 대형마트가 전쟁 지역에서 수입해 판매하는 물품은 이스라엘산 자몽 정도다.
이스라엘산 자몽은 통상 11월부터 3월까지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자몽의 8할을 차지할 만큼 주력 상품이다.
이 때문에 업계는 전쟁 장기화로 수입에 차질이 생기면 대체 수입 지역을 물색해야 한다.
업계는 다만 자몽은 다른 수입 식품에 비해 물량이 많지 않고 대체 산지 발굴도 어렵지 않아 당장 전쟁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문제는 전쟁이 장기화하면 국제 정세 불안으로 유가와 환율이 동반 상승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원부자재 가격과 물류비 등이 올라 수입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인근에 주요 항로인 수에즈 운하가 있어 운송에 차질이 생길 우려도 있다.
국내 유통업계는 주로 수에즈 운하를 통해 스페인과 이탈리아, 폴란드 등 유럽에서 돼지고기와 올리브유, 초콜릿, 과자류 등을 수입하고 있다.
전쟁 장기화로 수에즈 운하 항로에 차질이 빚어지면 이들 수입 물품은 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서 국내로 들어와야 한다.
이 경우 운송 기간이 2주가량 더 길어져 물류비가 오르면 판매가격 인상 압박을 줄 수밖에 없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운송 기간이 길어지면 물류비가 올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고 필요한 시기에 물품을 공급하지 못해 상품 운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는 이런 상황을 고려해 전쟁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확산 조짐이 보이면 대응책 마련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대체 수입 지역을 물색하거나 국내산의 운용을 늘리고 환율 영향을 낮추기 위해 결제통화를 바꾸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앞서 유통업체들은 지난해 초에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수산물 가격이 오르자 대체 수입 지역을 개발해 대응에 나선 바 있다.
당시 국내 대형마트는 노르웨이산 연어를 러시아 상공을 경유하는 항공편으로 주로 들여왔는데, 러시아 영공이 폐쇄되면서 운임이 올라 값이 뛰자 칠레와 호주, 스코틀랜드 등으로 연어 수입 지역을 확대했다.
또 지난해 10월 원/달러 환율이 1,400원 넘게 치솟으면서 미국산 체리와 망고, 바나나 등 과일값이 오르자 실시간으로 환율을 점검해 달러가 아닌 수입 당사국의 통화로 결제를 시도하고, 그룹 계열사 공동 구매 등을 통해 가격 방어에 나서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전쟁에 따른 영향은 없지만 장기화하면 유가나 환율 등 수입 단가 상승 요인이 발생할 수 있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며 "전쟁 장기화에 대비해 수입 지역과 결제 통화 다변화 등의 다양한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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