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폴] "한은 기준금리 내년 4~6월쯤 인하…쭉 동결 행진"
내년 하반기 인하 예상도 강해…늦어지는 인하시점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는 내년 1~3월(1분기)에도 이뤄지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을 전문가 10명 전원이 만장일치로 내놨다.
전문가 절반은 기준금리 인하 시점으로 내년 4~6월(2분기)를 지목했다. 상반기가 아닌 아예 하반기를 내다본 이들도 40%에 달했다.
15일 <뉴스1>이 증권사 소속 전문가 10명에게 설문한 결과 전원이 오는 19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에서 현 3.50%인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고 답했다.
금통위가 이번에도 기준금리를 유지하면 이는 2월, 4월, 5월, 7월, 8월에 이은 6연속 동결이다.
물가 상승률이 최근 다시 올랐지만 대부분이 유가 영향이었으며 오히려 근원물가는 둔화해 금리 인상을 통한 물가 대응은 필요치 않다는 것이 첫 번째 판단 근거였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물가를 보면 유가 때문에 헤드라인이 올랐으나 근원은 둔화했다"며 "국내 소비도 부진하게 나왔기에 흔히 말하는 수요 측 물가 대응이 필요치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가 오르긴 했는데 근원물가가 상대적으로 안정을 띠고 있고 금리를 올릴 명분으로 부족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7%로 지난 8월(3.4%)보다 확대됐지만, 근원물가 상승률은 3.8%로 8월(3.9%)에 비해 축소됐다.
물가 외의 국내 경제 상황을 전반적으로 살펴 봐도 지금은 기준금리를 올리기도 내리기도 어려운 때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현재 국내에는 경기 둔화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불안 가능성이 잠재한 상태다. 이와 동시에 가계부채는 가파르게 확대되고 있다.
경기와 금융불안을 고려해 금리를 내리려니 가계부채가 더욱 부풀 것이 걱정되고, 가계부채 증가세를 완화하고자 금리를 올리려니 경기와 금융불안이 발목을 잡는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금 한은은 금리 인하도 인상도 쉽잖은 상황"이라며 "경기를 보면 인하 요인이 있지만 미국 통화정책 불확실성, 금융 불균형 리스크를 고려하면 인상 요인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 같은 금리 인상·인하 리스크가 현실화되기 전에 한은이 선제적으로 행동에 나서긴 어렵다"면서 "이창용 한은 총재의 최근 발언도 사실상 지금 정도의 금리 수준을 유지하면서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한미 금리차 확대 우려의 경우 한결 덜었다는 것이 대다수의 지적이다.
최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내에서는 고금리 장기화 전망에 따른 시장금리 급등을 근거로 정책금리를 추가 인상할 유인이 적어졌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시장금리 급등 이후 연준 내에서 정책금리 동결 의견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금통위원 대부분이 3.75%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이번에는 만장일치 동결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은의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예상은 글로벌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 등으로 인해 내년 봄 혹은 그 뒤로 밀렸다.
연초인 1~3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점친 전문가는 한 명도 없었으며, 절반(5명)이 4월에서 6월 사이를, 나머지(4명)는 아예 하반기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우혜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가계부채를 중요한 지표로 보고 있어서 최소한 지금 상태를 유지하거나 자칫 추가 인상도 있을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 "그렇다면 금리 인하는 1분기에 어려울 수도 있고 특히 4월에는 총선도 있으니 4월 이후 2분기 중으로 금리 인하를 가져가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 수출 경기가 일부 반등하고 있지만 유의미한 반등은 아니며 여기에 내수 부진이 더해지면서 앞으로 금리 인하 필요성이 높아질 것"이라면서 "내년 초에는 성장률 하향 조정의 가능성이 있고 미국이 내년 2분기쯤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기 때문에 한은도 상반기 안에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본다"고 예상했다.
내년 하반기에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라고 본 이들은 국내 물가와 미국 통화정책의 예상 경로를 주된 근거로 삼았다.
안재균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물가 상승률이 한은의 안정 목표인 2%에 가까운 경로일 것이고 연준 역시 통화정책 기조를 완화할 시점이 3분기 중후반 이후일 것"이라면서 "3분기에서 4분기 사이 기준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3분기에 금리를 내릴 것이라 생각하는데 미국의 금리 결정 회의가 7월에는 열리지 않으므로 6월쯤 인하 시그널을 강하게 표출할 것이고 이에 한은은 7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기준금리 인하는 사실 어렵다"면서 "내년 상반기까지 글로벌 경제 상황이 원화 강세로 가기는 힘들 거라 보기 때문에 한은이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긴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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